생명은 지구로 '불시착'했나?…소행성 돌 조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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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구와 3억 3천3백만km 떨어진 소행성 '베누' 샘플에 대한 논문이 올라왔습니다.

이 샘플에서 생명체를 구성하는 재료들이 나왔다는데요 어떤 의미인지 알아볼까요.

소행성 '베누'에서 수집된 이 돌 조각.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등 국제 연구진은 소행성 베누 샘플을 분석해 지난 1월 네이처 아스트로노미에 논문을 올렸습니다.

이 샘플에서 DNA, RNA의 재료인 핵염기와 33종의 아미노산이 검출됐습니다.

발견된 아미노산 중 14종은 지구 생명체를 구성할 때 쓰일 수 있죠.

지구 생명체를 구성하는 건 물, 단백질이나 핵산 같은 다양한 유기물들입니다.

소행성 베누에서 아미노산이 검출됐다고 했는데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단위체입니다.

아미노산의 수와 종류 등에 따라 단백질은 근육이나 머리카락이 되기도 합니다.

DNA, RNA는 핵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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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는 유전정보를 저장하고 RNA는 이 정보를 읽어 단백질을 합성을 돕는데요.

암호 배열에 따라 단백질의 기본 구조를 결정하고 스스로 복제하기도 하죠

[지구/과학 커뮤니케이터 : 이번 연구가 실제로 소행성에 생명체 재료가 있다는 게 밝혀진 연구입니다. 생명의 싹이 튼 건 지구였지만 그 씨앗 자체는 우주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겠다.]

사실 인간은 아직 지구의 생명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답니다.

지구 생명 기원 가설은 크게 3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화학 진화설, 열수분출공 생명 기원설, 유기물 외계 유입설.

과학계에서 중론으로 여겨지던 건 열수분출공 생명 기원설로, 깊은 해저에 있는 화산 구멍인 열수분출공 주변에서 생명이 탄생했다는 가설입니다.

지구 생명의 기본성분 탄소 수소 질소 등 이런 점 때문에 열수분출공 생명 기원설이 중론으로 여겨졌던 건데요.

그러나 소행성 베누 샘플을 분석한 이 논문으로 지구에 떨어진 운석이나 소행성이 지구 생명의 씨앗을 가져왔다는 유기물 외계 유입설이 급부상한 거죠.

베누 샘플에서 발견된 아미노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아미노산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생긴 건 같지만 거울상 구조를 가진 레보형과 덱스트로형이 있습니다.

지구 생명체는 왜인지 L형 아미노산만 선택합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뚜렷하게 밝혀내지 못한 상태였는데요.

[지구/과학 커뮤니케이터 : 이번에 이 베누에서 발견된 아미노산은 왼손형이랑 오른손형이 거의 1대 1로 존재하는 게 밝혀졌어요. 왜 생명체는 왼손형을 그렇게 선호하는가 정말 생명체의 기원이 외계에 있든 없든 어쨌든 생명체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빌 넬슨/나사 국장 : 그리고 태양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해 줄 것입니다.]

물론 이 논문의 발견으로 우리가 우주에서 온 게 맞다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만, 유기물 외계 유입설이 맞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

[지구/과학 커뮤니케이터 : 지금까지는 열수분출공 가설을 메인으로 집중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소행성 연구 주제가 확대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생명체의 기원이라는 주제가 비중에 굉장히 커질 것 같다. 씨앗 자체가 우주 바깥에 있는 거면 지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그 씨앗이 뿌려졌을 가능성이 높잖아요. 다른 별 주변을 도는 행성에는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만약 생명이 지구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외계에서 시작돼 지구에 불시착했다면 지구 입장에서 우리는 이방인이겠죠.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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