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근서 중국 해군 실탄사격 훈련…민항기들 항로 변경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지난 13일(현지시간)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태즈먼해에서 중국 해군의 종합보급함 웨이산후함(왼쪽)과 호위함 헝양함(오른쪽)

중국 해군 군함들이 호주 인근 공해상에서 이례적으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면서 근처를 비행하는 민항기들이 비행경로를 바꿨습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호주 항공교통 관제 기관인 호주 항공서비스는 이날 중국 해군 군함들이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태즈먼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통보해와 항공사들에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도미사일 순양함 쭌이함, 호위함 헝양함, 종합보급함 웨이산후함 등 중국 해군 군함 3척은 최근 호주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 호주 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던 중에 훈련을 벌였습니다.

이에 따라 호주 최대 항공사 콴타스 항공과 저가 항공사 제트스타는 태즈먼해를 오가는 일부 항공편 항로를 일시적으로 조정했습니다.

에어뉴질랜드 항공도 훈련 장소를 피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비행경로를 바꿨지만,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오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중국 해군이 통보해온 훈련 시간이 끝났으며, 실제 실탄 사격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는 중국 군함들이 호주 남동부 해안에서 최소 200해리(약 370㎞) 떨어져 있어 호주 EEZ 밖에 있다면서 훈련 자체는 국제법에 부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광고 영역

또 "국방부에 따르면 어떤 호주 자산이나 뉴질랜드 자산에 대해 임박한 위험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중국 군함이 호주 동해안에 접근한 것부터가 이례적인 데다가 훈련이 임박해서야 실탄 훈련 사실을 통보한 점을 놓고 호주 정부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투명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무역 분쟁 등으로 크게 악화했던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2022년 5월 호주 중도좌파 노동당 정부 선출 이후 급속히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호주가 남중국해와 타이완 해협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과 해상 합동훈련에 적극 참가하면서 양국 군 간 긴장은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에는 중국군 J-16 전투기가 남중국해 국제 수역에서 정기 감시·순찰을 하던 호주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향해 30m 거리에서 조명탄을 발사하는 위협 행동을 하자 호주 정부가 중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