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귀화 절차를 마무리한 피겨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권예가,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 국제 대회에 나서 잊지 못할 순간을 보냈습니다.
임해나와 호흡을 맞춘 권예는 어제(2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피겨 4대륙 선수권' 아이스댄스 경기에서 '쇼트프로그램' 격인 '리듬 댄스'에 출전했습니다.
한 발로 계속 턴을 도는 '트위즐'을 완벽한 호흡으로 소화했고, 강렬한 표현과 역동적인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지막 과제 '로테이셔널 리프트'를 최고 레벨로 마치자, 태극기를 든 관중이 뜨거운 함성을 보냈고, 둘은 서로 끌어안고 격려했습니다.
72.37점을 받은 두 선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강자들에 이은 6위에 올랐습니다.
권예는 마침 어제 한국 여권과 주민등록증을 받고 경기에 나서 감회가 더 특별했습니다.
[임해나 (피겨 국가대표) : (권예가) 오늘 받았어요. 여권, 그리고 주민등록증을 오늘 받았어요.]
[권예 (피겨 국가대표) : 너무 좋아요. 너무 팬들 있어요. 많은 분들이 와서 응원해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중국계 캐나다 출신으로 귀화 전까지는 국내에서 '예콴'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권예는, 한국과 캐나다 이중 국적인 임해나를 따라 그동안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한국 피겨 아이스댄스의 역사를 새로 써왔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 2022년 한국 아이스댄스 최초의 주니어 그랑프리 금메달에 이어, 왕중왕전인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2023년 3월 주니어 세계선수권에는 아시아 최초 은메달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이어 열린 국가대항 단체전, '팀 트로피'에서는 동료 들과 함께 은메달을 합작했습니다.
재치 있고 유쾌한 응원으로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습니다.
[임해나 (피겨 국가대표. 2023년 인터뷰) : 언니하고 오빠들이 우리 잘 챙겨주고,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소리도 많이 지르고 행복하게 (성적) 받아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내년에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올림픽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하기 위해 귀화를 추진해온 권예는, 틈틈이 우리 말을 익히고 역사도 공부했습니다.
[권예 (피겨 국가대표. 2023년 인터뷰) : 팀 트로피에서 배운 한국말은 '멋지다'. 온라인으로 일주일 한두 번씩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대학 여름학기에서도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드디어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권예'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고, 어제,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 국제무대에 섰습니다.
[권예 (피겨 국가대표) :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해요. 한국 국적을 빨리 얻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권예는 임해나와 함께 내일, 프리스케이팅 격인 프리댄스에 나서 또 한 번 국내 팬들 앞에서 기량을 펼칩니다.
(취재 : 서대원,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박정삼,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