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에도 주택 구매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작년 말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다만 3분기보다는 주택 거래가 줄고 은행권과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가계 빛 증가 속도는 줄었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8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927조 3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3분기 말(1천914조 3천억 원)보다 13조 원 많고,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입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2023년 2분기(+8조 2천억 원)·3분기(+17조 1천억 원)·4분기(+7조 원) 계속 늘다가 작년 1분기 들어서야 3조 1천억 원 줄었지만, 곧바로 다시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4분기 증가 폭(+13조 원)은 3분기(+18조 5천억 원)보다 줄었습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4분기 말 잔액이 1천807조 원으로 전 분기 말(1천796조 4천억 원)보다 10조 6천억 원 불었습니다.
3분기(+16조 7천억 원)와 비교해 증가 폭은 축소됐습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천123조 9천억 원)이 11조 7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 1천억 원)의 경우 1조 2천억 원 줄어 13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66조 1천억 원)이 석 달 사이 6조 9천억 원 늘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7조 3천억 원 불었지만, 기타 대출은 4천억 원 줄었습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10조 3천억 원)은 6조 원 증가했습니다.
2022년 3분기 감소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뒷걸음치다가 4분기에 반등했습니다.
특히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 7조 원 급증했습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 원 줄었습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30조 6천억 원)은 2조 4천억 원 감소했습니다.
보금자리론 등이 상환되고 증권사 신용공여가 감소세를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4분기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 잔액(120조 3천억 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위주로 2조 4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앞서 작년 3분기 중 가계신용이 크게 늘었지만, 주택 거래가 7월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도 이어지면서 4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 연간으로는 가계신용이 2.2%(41조 8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2021년(7.7%) 이후 최고 증가율 기록입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6% 이상 성장했기 때문에, 작년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3년 연속 하락이 확실시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