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신풍제약 창업주 2세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자사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파악한 뒤, 주가가 떨어지기 전 주식을 미리 처분한 혐의를 받습니다. 회피한 손실 금액만 369억 원에 달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노동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신풍제약 주주 상당수는 지난 2021년 4월 27일을 잊지 못합니다.
창업주 일가의 가족기업이자 신풍제약 지주사인 '송암사'가, 시간 외 대량 매매를 통해 200만 주를 처분해 버린 겁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단 소식으로, 불과 7달 전 20만 원을 넘기도 했던 주가는 이날 대량 매도로 15%나 폭락했습니다.
[김 모 씨/신풍제약 투자 : (주당 가격) 20만 원대에 들어갔어요. (투자액이) 거의 1억 가까이했죠? 그때 뭐 이제 발표 뭐 앞두고 있다고 그래서 들어갔다가 발표는 안 하고.]
이 과정을 조사해 온 증권선물위원회는, 송암사의 대량 매도가 주가 하락을 예견한 손실 회피 조치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제를 코로나에도 쓰기 위한, 신풍제약의 2상 임상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는 걸 창업주 일가가 미리 안 뒤,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운 거라는 겁니다.
정보가 공개되기 전 주식 처분으로 회피한 손실만 369억 원에 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상 2상 결과는 그로부터 석 달 뒤에 알려졌고,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1만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정현직/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장 : 창업주 2세이고, 또 실소유주다 보니까 자기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약간 '기망적 요소'가 있는 불공정한 게임을 했다.]
증선위는 신풍제약 창업주 2세로 송암사와 신풍제약 대표를 겸직한 장원준 씨와 송암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장 씨는 앞서 회사 자금 91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신풍제약 측은 문제의 대량 매매 당시 임상 정보를 전혀 알지 못했고, 관련 임상 역시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조수인·최진회, VJ : 김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