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다시 보는 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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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선사고대관 재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고대 동아시아의 강자로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운 고구려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구려실을 비롯해 최근 전시를 개편한 선사고대관을 오늘 공개했습니다.

김재홍 관장은 간담회에서 "구석기 시대부터 고구려에 이르기까지 시작점을 점검했다. 역사를 스토리로 풀어낸 전시"라고 설명했습니다.

약 2년간 준비 작업을 거쳐 개편한 전시실에서는 고구려가 단연 눈에 띕니다.

고조선˙부여˙삼한실을 지나 고구려실에 들어서면 6m가 훌쩍 넘는 벽면을 가득 채운 비문이 시선을 끄는데, 광개토대왕릉비 탁본을 되살린 복원본입니다.

상설전시관 로비와 전시실 사이로 뻗은 '역사의 길'에 놓인 디지털 비석과 같은 내용입니다.

류정한 학예연구관은 "비문에 석회가 칠해지기 이전에 뜬 원석(原石) 탁본 복원본"이라며 "비석 1∼4면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실 층고를 부분적으로 높여 함께 진열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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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구려실에서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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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선사고대관 재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가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실 규모를 208.6㎡(약 63.1평)에서 365.2㎡(약 110.5평)로 1.7배 키우고, 수장고에서 오랜 기간 주목받지 못했던 유물도 조사·연구를 거쳐 새로 진열했습니다.

일본 학자 도리이 류조(1870∼1953)가 지안(集安) 일대 고구려 유적을 조사하고 남긴 삽화와 실측 도면, 평양 일대에서 출토된 각종 기와, 다양한 토기 등이 새로 공개됩니다.

고구려실 전시를 담당한 김태영 학예연구사는 "복제품 없이 전시 유물을 배로 늘렸다"며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고구려의 흔적과 그간의 발굴 조사 성과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연천 무등리 보루에서 출토된 고구려 장수의 갑옷은 특히 눈길을 끕니다.

비늘 갑옷 형태가 잘 남아있는 이 유물은 5∼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보루의 문 옆에서 엎어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보루는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든 방어 시설을 뜻합니다.

김 연구사는 "삼국 간의 전쟁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라고 강조했습니다.

구리 시루봉 보루에서 찾은 귀 달린 항아리, 아차산 홍련봉 보루 일대에서 나온 철제 깃대 등은 한반도 남부에서 발견된 고구려 흔적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구려 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무덤 벽화는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6세기 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강서대묘의 벽화 모사도 5점을 본 뒤, 무덤 벽화를 디지털로 구현한 실감 영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덤 천장 그림은 상설 전시에서 처음 선보입니다.

고구려실 외에 다른 전시실의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선사고대관은 인류가 한반도에 살기 시작한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되는데 관람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를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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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입구에서는 각 시대의 특징을 영상으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구석기실에서는 1978년 경기 연천 전곡리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발견된 주먹도끼를 비롯해 다양한 석기를 벽면 가득 보여줍니다.

2011년 부산 가덕도 장항 유적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무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시 사람들의 장례 모습, 무덤 내부 구조를 연출한 공간도 선보입니다.

이명훈 연구사는 "구석기나 신석기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주 오래전 사람들 같지만, 그들의 생활 흔적, 예술 활동 등을 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공간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전시실에는 옛사람들이 다양한 용도로 썼던 주먹도끼, 청동기 시대 생활상과 신앙을 보여주는 보물 '농경문 청동기' 등 주요 유물을 체험하며 배우는 '아하' 4곳이 생겼습니다.

상설전시실 안에 어린이를 위한 배움 공간이 생긴 건 처음이라고 박물관은 밝혔습니다.

이애령 학예연구실장은 "선사고대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첫머리이자 우리 역사·문화의 첫머리"라며 "어린이들이 박물관에서 꼭 들르는 '성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달라진 모습의 선사고대관은 내일(15일)부터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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