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프리미엄

모든 걸 걸었는데 퇴짜 맞은 김정은…트럼프 '플러팅' 이번엔 통할까? [스프]

[온더스팟]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지구 저편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깊이 있고 생생한 글로벌 지식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날 뜻을 시사했습니다. 6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멈췄던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지 당시 청와대 비서관으로 북미 대화를 조율했던 최종건 교수에게 들어봅니다.

트럼프의 플러팅... 칼자루는 김정은에?

Q. 하노이에서 멈췄던 북미 관계 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될 가능성 있다고 보시는지요?

A.

재개되었으면 좋겠다. 재개되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2017년, 18년도 그리고 19년까지 이어졌던 그 국면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평가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나름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왔던 것 같아요. 그게 무슨 뜻이냐면 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잖아요. 그리고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한다고 해서 남북 관계가 해빙기가 오고 남북 관계 선순환이 북미 관계 선순환으로 토스가 된 거예요. 남북 관계, 북미 관계, 한미 관계가 삼각의 축을 이루어서 3인 2각으로 간 거거든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온더스팟

이번에는 트럼프가 아무리 플러팅한 메시지를 띄워도 전략적 결단 '아, 그래 한번 만나볼까'라는 결단은 김정은 위원장이 해야 돼요.

Q. 왜 그렇습니까?

A.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때 배신을 당했다, 모욕을 당했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이후에 김정은 위원장은 남측에게도 미측에게도 대화를 하지 않거나 혹은 상당히 강한 어조로 우리를 비판했거든요.

광고 영역

지난번에 김정은은 모든 걸 걸고 하노이에 간 거예요. 2018년 9월 19일 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이 이런 사전 조치를 취하면 자기는 영변을 내놓겠습니다. 나를 못 믿는다고 하니 풍계리 그리고 동창리 즉 미사일 시험장하고 핵실험장을 내가 선제적으로 없애버리겠습니다.' 이건 합의 사항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남북 간의 합의 사항으로 생각하는데 선제적으로 한 거예요. 근데 하노이에서 뻥 차버린 거예요. 이유가 어쨌든 간에 김정은의 입장에선 '내가 우리 인민들한테 또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돼?' 그렇지 않겠습니까?

또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은 적대적 2국가론을 들고 나왔어요. 그 이면에는 뭐냐 하면 남북 관계는 이제 없다는 뜻이에요. 한 발짝 더 깊게 들어가면 이제는 남북 관계의 선순환으로 북미 관계를 견인을 못 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이 중재하는 혹은 촉진하는 북미 관계는 없다는 거예요. 어떻게든 김정은을 평양에서 끄집어내서 도보다리가 됐든 능라도 경기장이 됐든 평화 메시지와 이런저런 북미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전략적 구도가 2018년도의 상황을 수평적으로 비교하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많아요. 그렇다고 본다면 단순히 '난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였어.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라는 메시지와 함께 물밑이 됐던 비밀 회담이 됐든 간에 보다 명확하고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돼요. 그게 무슨 뜻이냐면 '야 이제 우리 북미 간에 정상회담 할까?' '안 해. 내가 어차피 너랑 해봤자 합의할 게 뭐야'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미국은 북한에게 이번에 정상회담을 한다고 할 때 이를테면 '한미 연합훈련 안 할게. 그리고 우리 지난번에 합의 보지 못했던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의 그 딜을 다시 한번 논의해 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제재 네가 다섯 가지 정도 풀어달라고 했으니까 풀어줄게.' 실질적이고 명확한 인센티브를 선 제공해야 김정은 위원장이 '어? 나올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18년 김정은과 2025년 김정은은 다르다

Q. (그럼) 깨진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는 어려운 건가요?

A.

김정은 위원장이 그 당시에 내놨던 자기의 협상안 영변 플러스알파(영변+α) 쉬운 말로 말씀드리면 엄청나게 싼 값에 내놓은 거예요. 바겐 세일 한 거 아닙니까? '제재 다섯 개만 풀어줘 영변 줄게.' 제제 5개가 뭐냐면 '우리 돈 주고 기름 좀 더 사게 해 줘. 우리 지금 수산물이 많이 남아돌아 팔게 해 줘. 우리 해외 노동자들이 많아. 해외 노동자들, 벌목공 뭐 이런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 좀 일하게 해 줘.' 이런 것들이에요. 총액수로 따져도 얼마 안 되는 건데. 그러니까 그걸 뻥 걷어차버렸다는 게 너무 아쉽죠.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온더스팟

이제는 더 비싸게 줘야 돼요. 어마어마하게 비싸게 줘야 된다니까요. 근데 김정은 위원장이 '그거 가지고 안 돼' 이럴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거는 사람들이 좀 잘 생각했으면 좋겠는데 2018년도의 김정은과 2025년도의 김정은은 달라요. 2018년도의 김정은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세 번이나 협상을 해 봤고요. 시진핑과 거의 9번 10차례를 만났고요. 트럼프 대통령과 3번을 만났었고요. 폼페이오 국무장관 또 그전에 폼페이오 CIA 국장,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그리고 여러 나타나지 않은 미국의 협상 전문가를 직접 자기가 만났어요. 즉 "내가 미국을 제일 잘 알아"가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컴백했어. 그런 상황에서 북한의 외무성이 이를테면 최선희 외무상이 '위원장님 이번에 협상하시지요' 어떻게 감히 얘기할 수 있어요? 조선노동당의 국제부 부장이 '위원장님 이번에 미국이 제대로 한답니다. 어떻게 협상하시겠어요?'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어요? 거기는 그야말로 탑 다운의 나라잖아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가 이렇게 얘기했으니 한번 알아봐'라고 얘기하기 전까지는 절대 안 움직입니다.

광고 영역

두 번째는요.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전략적 결단을 내렸어요. 2018년도에는 트럼프에게 배팅을 했다면 지금 푸틴한테 올인하고 있잖아요. 푸틴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경제적 이득, 과학적 이득을 취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자기가 전략적으로 국제 정치에서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갔어요. 

생각해 보세요. 우크라이나 전쟁에 제3국이 누가 거기다 참전을 했어요? 북한이었거든요. 북한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전 세계 1면에 다 보도가 되고 있는 거예요. 국제적인 지도자가 된 거예요. 자기 관점에서 봤을 때.

그래서 저는 약간 17년, 18년도와 25년도가 다른 이유는 그때는 김정은은 두 사람만 상대했으면 됐다. 문재인과 트럼프, 그때는 푸틴이 없었다. 오히려 푸틴은 우리를 더 지지했었다.

근데 지금은 푸틴과 김정은이 손을 잡고 한미일과의 대칭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정말 이적료를 세게 줘야 될 거 아니에요? 이적료를 줄 때 선지급을 원하겠죠. 즉, 김정은 위원장 혹은 북한의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험이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저는 생각해요.

빅딜? 스몰딜? 중요한 건 따로 있다

Q.

북한은 핵 보유국,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발언을 하면서 이게 스몰딜을 생각한 거 아니냐 그런 이야기도 나오고 언론들도 그렇게 보도를 하고 하는데?

A.

저는 스몰, 빅 제가 방금 용어를 썼지만 우리가 편안하게 쓰는 용어이기 때문에요. 저 그 발언도 되게 좋아하지 않아요. 우리한텐 스몰인데 북한한테 빅이잖아요. 우리는 약속어음밖에 줄 게 없답니다. 북한은 자기네 부동산하고 동산을 뽀개거나 미국한테 줘야 돼요. 영변이라는 부동산 시설 한 번 뽀개면 비가역적이에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핵물질 혹은 핵무기를 내줘야 되는 상황이에요.

근데 우리는 '야 네가 이거 하면 연합 훈련 안 할게' '네가 이거 해주면 우리 적대적 행위 안 할게' '제재 풀어줄게' '연락사무소를 포함한 북미 수교해줄게' 근데 이게 가역적인 거란 말이에요. 바꿀 수 있는 거예요. 균형이 안 맞죠. 근데 어떻게 통째로 내놔요. 물리적으로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정말 그 나라를 정복하지 않은 한 어떻게 가능해요?

지금 역사적으로 냉전이 끝나자마자 우크라이나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비핵화를 스스로 하겠다고 했던 나라들도 한 번도 통째로 내준 적이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IAEA가 들어와서 왜냐하면 그게 자기 국가 자산이고 근데 어떻게 북한한테 다 내놓으라 그래요? 북한이 왜 바보라고 생각을 하죠? 아무도 다 내놓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부동산과 동산을 뽀개거나 내놔야 되는 측의 스몰과 빅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몰, 빅과는 차원이 다르다니까요.

그래서 '아니 저게 스몰이지 뭐 저거 가지고 어떻게 합의를 봐'라고 하는 멘털은 첫 번째는 정말 협상의 다이나믹을 모르거나 두 번째는 협상하지 말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근본적으로 북한하고는 대화하면 안 된다라고 하는 교조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사고방식이에요.

Q. 이게 스몰이든 빅이든 딜을 시작하는 것, 딜의 문을 여는 것 그게 중요하다?

A.

19년 2월 28일 하노이에서 '영변 땅땅땅!' 했었다면 지금 2025년, 6년이 지났는데요. 그리고 트럼프가 돌아왔는데 그러면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을 거 아니에요? 북한이 은닉해 놓은 거, 북한이 어디다 숨겨놓은 미사일, 서랍에다 넣어놓을 수 있었던 도면 같은 것도 이제 끄집어내지. 남북 관계는 지금 오물풍선 걱정할 시기가 아니었단 말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위성사진을 보니 영변에 298동의 건물이 있습니다.

Q.

영변 원자력 단지에만?

A.

뭐 생활시설 다 포함해서요. 그거 불능화시키는 데 얼마나 될까요?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도 있고 삼중수소도 있고, 고농축 우라늄 시설도 있고 각종 핵시설 장비들이 있는데 그거 안전하게 뽀개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그리고 그것을 중국 사람이 와서 러시아 사람이 와서 절대 못 뽀개요. 미국만이 와서 해야 돼요. 그래야 정치적 신뢰가 쌓이니까.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온더스팟

그러면 몇 명의 미국 사람들이 가야 돼요? 외교관이 몇 명이 가야 되고 에너지부에 그다음에 재무부에 제재 담당하는 사람들도 와야 되고 (엔지니어들도 가야 되고) 식당도 함바집도 차려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러면 저희가 그 당시에 추산하기에는 500~1천 명의 미국 사람들이 가요.

Q. 북한 평안도 영변에?

A.

그러면 사실 그게 무슨 역할을 하겠어요? 대사관 역할도 해야 되고 워싱턴과 교신할 수 있는 통신 케이블 깔아야 되고 밥차 올라가야 되고 연료 올라가야 되고 그럼 사실상 제재 해제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영변의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리고 그것이 이행이 되었다면 지금 영변은 뽀개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 북미 간의 관계는 안정화 구도로 가는 거 아니에요? 그럼 남북 관계도 당연히 안정화되었을 거 아니에요? 땅을 칠 일이죠.

근데 그 당시에서 네오콘이 뭐라고 그랬냐면 '북한 핵시설 다 내놔. 리스트 해서.' 그럼 김정은 위원장이나 북한의 입장에서 폭격 리스트를 달라는 건데 우리가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합니까? 단계적이고 동시에 이행합시다라고 하고 그러니까 제재 네가 다 해결 못 해주는 거 아니까 3개에서 5개만 해줘 상징적으로 이렇게 켜켜이 쌓아가야 되니까 신뢰를. 그러니까 그 전통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건 공학의 문제, 정치의 문제이면서 어떻게 보면 문화의 문제이기도 해요. 워낙 북한을 불신하는 사람들 또 북한도 미국을 불신하고요. 사람들은 협상만 생각을 하는데 이행이 더 어렵다. 근데 우리 개념적으로만 얘기하잖아요. 미국이 북한을 혹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하는데 그거 사실 1~2년 안에 끝날 문제는 아니거든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고 칭하는 것은 그야말로 한반도의 평화 체제와 비핵화를 이루는 과정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퀀텀 점프하듯이 한 번에 콱 올 수가 없어요. 영변을 하나 불능화시키는 데도 최소한 5년에서 10년 걸릴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여러 가지 기지들이 있으니까 제가 봤었을 때는 지금 미국과 북한은 지도자 간, 그리고 국가 간 불신의 벽이 너무 높아요. 그것이 스몰딜이든 빅딜이든 아니면 상징적 합의든 이를테면 종전선언과 같이 차곡차곡 켜켜이 합의를 만들어 가는 그 과정이 필요해요. 근데 미국 대통령은 임기가 4년이고 김정은 위원장은 임기가 없어요.

트럼프 입장에서는 '아, 내가 지금 4년밖에 시간이 없지. 내후년에 중간 선거가 있지. 지금 이민·관세·무역 세게 밀고 있는데 암만 내가 소위 플러팅한 메시지를 보내도 정은이는 가만히 있는데. 그러면 가시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먼저 접근을 할까? 우크라이나는 결국은 '끝낸다, 안 끝낸다'라는 선택의 문제이므로 이걸 끝낼까? 그리고 이걸 끝내면 내가 노벨상도 받을 수 있는 거 아니야?' 라는 식의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즉 2년 내에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외교 안보 분야의 문제를 먼저 택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면, 이런 말 써도 되나요? 광이 안 나요, 덜 납니다. 왜냐하면 시니컬한 사람들은 이번에 (김정은이) 어떠한 거짓말을 할 것이며 또 어떻게 김정은한테 농락을 당할 것인지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 2018년도에 기억하시지 않나요? No deal is better than bad deal(나쁜 합의보다 합의가 없는 것이 좋다). 그러니까 아예 협상하지도 말고 합의도 보지 말라고 했던 사람들이 전 세계에 포진되어 있어요.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단은 스몰딜이 됐든 아니면 마이크로한 딜이 됐든 간에 북한하고 미국하고 혹은 남한하고 북한하고 합의를 만들면 지킬 수 있는 과정이 되게 중요한 거다. 그러니까 남북 간에 군사적으로 안정 상황을 만들고 북미 간에는 그것이 영변이 됐든 어디가 됐든 간에 그걸 불능화시키면 그 과정을 이행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끝이 어디냐는 정치적으로 합의를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협상만 생각하는데 이행은 생각 안 하거든요. 이행이 더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어려워요, 이번에.

트럼프의 '우크라전 종전' 적극 지지해야 하는 이유

Q. 말씀 들어보면 참 이렇게 답답한 상황인데 어쨌든 우리가 지금 상황을 타개하고 돌파를 하고자 한다면 그 실마리를 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A.

첫 번째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해요. 지금 접경 지역에서 발생되는 일들은 다행히 지금 소강상태이나 남북 양측 간에 확성기를 틀어 놓고 비방하잖아요. 그리고 대북 전단 뿌리잖아요. 저쪽에서 소위 오물 풍선 보내잖아요. 이것은 우발적 군사 충돌의 상황이 발생되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워싱턴에 있는 한국 담당 국장이나 그런 상황이라면 남북 간에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군사적인 충돌이 없는 게 가장 선호하는 거잖아요. 지금 나는 '아, 우리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도 해결하고 싶어 하고 중동 문제도 해결하고 싶어.' 하는데 한반도에서 소요가 발생하면 안 되잖아요. 그럼 북한에다 군사회담 정도는 제안할 수 있어야 돼요. 그래서 지금 무효화되고 있는 남북 군사 합의를 재복원하는 일은 해야 돼요. 그건 북한에게도 이득이 되거든요.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온더스팟

그러니까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군비 통제에 관한 것이죠. '북한아, 너 우리하고 사이좋게 지내자'라는 것이 아니라 '북한아, 우리 싸우지 말자, 충돌하지 말자'라고 하는 장치였던 남북 군사합의를 복원해서 그 접경 지역의 안정성을 높여야만 우리의 전략적 가치가 올라가요.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의 인민군, 소위 군부거든요. 군부하고 대화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아야 되고 그것이 우리의 가치가 되는 거죠. 스티브 비건 그리고 미국 국방부, NSC에서 우리가 9·19 군사합의 했었을 때 상당히 부러워했어요. 왜냐하면 자기네들은 합의 하나 못 이루고 있는데 북 군부랑 만나서 직접 협상을 해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군비 통제의 합의를 이루어낸 거거든요. 핵무기를 관리했던 북한의 군부가 한국과 협상을 한 거로 봐요. 그러니까 '어떻게 협상했어? 누가 나와서 무슨 얘기했어?' 이런 게 다 한미 간의 정보 공유거든요.

그러면서 우리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낮춤으로써 우리가 실질적으로 관리하겠다라는 모습을 보여주면 방위비 분담금의 분담 요소가 좀 줄어들 수도 있는 거고.

워싱턴과 이런저런 인터랙션을 해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돼요. 북한하고 협상할 수 있을 때, 북경과 모스크바하고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져요. 무슨 뜻이냐면 워싱턴에서 '야 한국아, 너 이번에 북경하고 무슨 얘기했어? 우리 알려줘. 북한은 어떻게 생각해?'라고 해야 우리의 소통 전략적 가치가 올라가는 거지, 그래야 미국이 우리를 더 필요로 하는 거 아니에요?

근데 서울에 있는 외교부 또는 안보실 사람, 워싱턴에 있는 카운터 파트들이 만나봤자 자기네하고 맨날 생각이 똑같아. 그럼 뭐하러 들어요? 북경하고도 대화 못하는 서울, 모스크바하고는 완전히 절교 상태인 서울과 무슨 새로 이야기를 들을 게 뭐가 있어요? 동맹 친구들끼리 정보 교환하고 관점을 소통하고 북한이 왜 저런지에 대해서 해석을 공유하는 것이 정보 공유인데 맨날 자기네들이랑 똑같은 얘기를 하니까 우리의 전략적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죠. 북한하고 소통해야 그 알맹이를 가지고 장사를 하죠.

일본은 북경과 모스크바하고도 샅바 싸움도 하고 소통도 하고 회담도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 미국이 일본의 외교에 도움을 요청할 때가 많은 거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이스라엘 총리는 당연히 만나지만 이시바 총리를 만난 거 아니에요? 외교의 성과 전략적 가치는 차곡차곡 쌓아가는 거고 그것은 이어 달리기를 통하는 건데 이건 정말 큰일이에요.

두 번째는 좀 전략적으로 말씀드려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쨌든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혹은 종전 하겠다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거 우리 정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지해야 돼요. 이거는 사실 한반도 문제하고 엮여 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떠한 형식으로든 끝나면 지금 북한이 누리고 있는 전략적 가치가 떨어질 거 아니에요? 그럼 북한이 다시 한반도 문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푸틴과의 전략적 관계가 느슨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도 '전 세계에서 뚱하게 있었던 나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정책을 한국이 지원을 했네?' 라는 좋은 영감을 가질 것이고 그것이 또 우리에겐 전략적으로 북한의 대러 밀착을 낮출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거죠. 한 쿠션 쳐서. 이렇게 갈 수 있는 모양새를 이루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거는 돈 드는 정책 아니고요. 우리의 무슨 인력과 물자가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지지한다. 그러면 이게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좀 낮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스브스프리미엄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