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이산가족 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다고 우리 정부가 밝혔습니다. 면회소까지 없어지면 남한이 금강산에 세운 주요시설은 모두 사라지게 되는데, 정부는 즉각 철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2014년 2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입니다.
남북협력기금 550억 원을 들여 2008년 완공된 이산가족면회소는 2009~2018년까지 5차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활용됐는데, 북한이 이를 철거하고 있다고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건물 위쪽 전망대와 건물 아래쪽의 외벽 타일을 뜯어내는 등 최근 본격 철거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 : 철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입니다.]
면회소가 철거되면 주유소와 발전소 등 일부 부대시설을 제외하고, 남한이 금강산에 건설한 주요시설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개성공단에서도 124개 진출기업의 공장 건물은 남아 있지만,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종합지원센터 건물의 철거 동향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면회소 철거는 김정은 총비서가 2019년 10월 금강산을 방문해 남한 시설들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 것의 연장선으로 해석됩니다.
[조선중앙TV (2019년 10월) :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하지만 남북 관계 단절 조치를 계속하고 있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도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면회소 철거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국제민간항공기구에 남북 항공관제 직통전화를 올해부터 끊겠다고 통보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통일부는 국제기구와 협력해 남북 항공 통신망을 지금도 가동 중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언제 또 시비를 걸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