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선포 직전 미리 계획을 전달받고 국회를 봉쇄한 혐의를 받는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도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김 전 청장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밤 10시를 뜻하는 숫자와 국회라고 적힌 종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문건을 없앴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라는 지시를 받은 거냔 질문엔 즉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약 3시간 전, 서울 삼청동 안가 회동에 참석했던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김 전 청장은 이 자리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A4 종이를 직접 줬고, 이 문건에 밤 10시를 뜻하는 숫자와 국회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봉식/전 서울경찰청장 : 정확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2200 국회' 아마 그 부분이 제일 앞에 있었기 때문에 기억이 납니다. 일종의 참고, 참고하라는 그런 뉘앙스로 받아들였습니다.]
김 전 청장은 언론보도를 보고 문건에 MBC와 여론조사 꽃이 적혀 있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며 시간대와 장소를 봤을 때 계엄군이 출동할 장소로 인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건을 집무실에서 파쇄했다"고 밝혔는데,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이 파쇄를 지시했냐"는 국회 측 질문엔 즉답을 피했습니다.
[김봉식/전 서울경찰청장 : 제가 평소에도 어떤 보고 문서를 보면 제 스스로 파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한 것입니다. (갖고 있으면 증인한테 불리하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해서였어요?) 그런 인식도 없었습니다.]
김 전 청장이 국회 출입을 잠시 허용했다가 다시 통제한 '2차 봉쇄조치'를 두고도 양측 입장은 엇갈렸습니다.
국회 측은 당시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해 의원들이 국회 안으로 들어가는 걸 알면서도 봉쇄한 거라고 지적했고, 윤 대통령 측은 김 전 청장이 의원을 특정해서 출입을 막은 게 아니지 않냐며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