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문 전 대통령 "대선 패배 내 탓이오"…계파 갈등 봉합 전망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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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월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손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란히 지난 대선 패배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됩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중 내게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튿날 이 대표는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 나와 "지난 대선에서 진 것에 대한 제일 큰 책임이 제게 있다. 이길 수만 있다면 내부 불만도 들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2022년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최근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은 셈입니다.

그동안 '0.73%포인트' 차의 지난 대선 석패 원인을 두고 친명계는 '문재인 정부 심판론' 탓을, 비명계는 '대선 후보의 부족' 탓을 하면서 대립했고 여기에 지난 총선 공천 갈등이 맞물리며 양측은 좀처럼 앙금을 풀지 못했습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내 탓이오'에 당분간은 서로를 겨냥한 공세가 잦아들며 그간 고조됐던 당내 계파 갈등 조짐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친명을 비롯한 당 주류에서는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 인사를 기용하는 등 연일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고 있어 계파 갈등이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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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비명계 대권 주자들과 만나 소통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완전한 통합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당내의 관측이 계파별로 엇갈리는 분위기가 읽힙니다.

우선 친명계에서는 다소 낙관적인 시각이 감지됩니다.

당 관계자는 오늘(12일) 통화에서 "계파 갈등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라면서 "양 지도자가 구조적 갈등의 원인이기도 했던 대선 패배 책임론을 털면서 친명과 비명이 하나로 뭉치는 자리가 깔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당장엔 이 대표의 책임 인정을 평가하면서도, 말 뿐이 아닌 실제 행동까지 따라야 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비명계에서 요구해 온 '총선 과정에서 배제된 이들에 대한 사과'를 하는 등 실제로 통합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명계 관계자는 "통합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통합을 위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탈당자를 포용하는 '대사면', 당내 비명계에 대한 조치 등이 따르지 않으면 국면 전환용 카드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재판의 2심 판결을 계기로 또다시 계파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대표가 2심에서 또다시 유죄 선고를 받게 된다면 이미 몸풀기에 나선 비명계 대권 주자들이 이를 고리로 '불안한 후보론'을 띄우며 이 대표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입니다.

실제 조기대선이 펼쳐지면 당 후보를 정하는 경선 룰을 둘러싼 충돌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 대표가 강성 당원들이 포진한 권리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비명계가 경선에서의 권리당원 표 비중 조정 등 일종의 '어드밴티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선 승리를 위해선 통합이 절실하다"며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열어놓고 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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