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도서관 "한국 외교관이 왜곡된 지구본 선물"
러시아 극동 사할린의 한 도서관이 한국 외교관이 '왜곡된' 지구본을 선물했다며 외교상 결례라고 주장했습니다.
타스 통신은 사할린 노글리키에 있는 블라디미르 미하일로비치 산기 중앙도서관이 최근 한국 외교관에게서 받은 지구본을 반환할 예정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올가 로즈노바 도서관장은 이 지역 소식을 전하는 텔레그램 채널 '나시 노글리키'와 인터뷰에서 주블라디보스토크 대한민국 총영사관 유즈노사할린스크 출장소의 박 모 소장이 선물한 지구본을 문제 삼았습니다.
로즈노바 관장은 이 지구본에 크림반도와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지역을 우크라이나의 일부로 표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박 소장과 대화하면서 받은 긍정적인 인상은 이 지구본으로 어두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법상 자국 영토인 지역을 우크라이나 영토로 표기된 지구본을 선물한 행동이 결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외교관이라면 고의로 왜곡된 러시아 국경을 지도에 표시하는 책임과 지방기관에 이런 지구본을 두는 것이 분리주의 표현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이 지구본을 한국 외교관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으며 러시아 외무부에 주재국 법을 명백히 위반한 한국 외교관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한 데 이어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 이후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지역도 장악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들 지역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며 투표도 실시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는 국제법과 우크라이나 주권·영토 보전에 위배된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2022년 도네츠크 등에 대한 러시아의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사할린 지역 텔레그램 채널 '나시 노글리키'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