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가 '이 음식' 끊었더니 사망률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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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가 만 든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권고'

한국인 최고의 사망원인은 암입니다.

암은 한국 정부가 사망원인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3년 이후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2023년 기준 연간 암 사망자는 8만 5천271명으로, 전체 사망자 4명 중 1명꼴인 24%에 해당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조기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갈수록 암 생존자가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암 생존자는 2019년 2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현재는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따라 암 생존자의 이차 암 예방 및 건강 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암 생존자에게만 특별히 적용되는 암 예방 생활 수칙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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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후 생존자가 되면 기존의 암 예방 생활 수칙을 준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대표적인 암 예방 수칙으로는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가 1960년대 이후 나온 각종 연구 결과를 집대성해 만 든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권고'가 꼽힙니다.

두 기관은 이 권고에서 ▲ 건강한 체중 유지 ▲ 지속적인 신체 활동 ▲ 통곡물, 야채, 과일 및 콩이 풍부한 식단 섭취 ▲ 지방, 전분, 설탕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 및 기타 가공식품 섭취 제한 ▲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제한 ▲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 섭취 제한 ▲ 알코올 섭취 제한 ▲ 암 예방을 위한 보충제 사용 금지 ▲ 가능하면 모유 수유하기 외에 마지막 10번째로 ▲ 암 진단 후에도 이들 권장 사항을 따를 것을 명시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권고를 실생활에서 얼마나 실천하는지 여부입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이런 암 예방 생활 수칙 준수 여부가 실제 암 생존자의 사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됩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신애선·강대희·원동현)은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서 2004∼2013년 도시 기반 코호트연구(HEXA study)에 참여한 40~69세 13만 9천267명(남 4만 6천953명, 여 9만 2천314명)을 대상으로 평균 10.1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8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암 생존자는 5천585명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세계암연구기금과 미국암연구소의 암 예방 수칙 준수 정도에 따라 '낮음', '중간', '높음' 그룹으로 분류해 각 그룹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이 결과 모든 암 예방 항목에 대한 준수 점수가 높은 암 생존자(5년 이상)는 준수 점수가 낮은 그룹에 견줘 사망률이 34%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준수 점수가 중간인 그룹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사망률이 25% 낮았습니다.

암 예방 권고 항목별 분석에서는 신체 활동 유지와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이 암 생존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신체 활동의 경우 중강도에서 고강도 운동을 1주일에 150분 이상 하는 암 생존자의 사망률이 신체활동이 거의 없는 암 생존자보다 23% 낮았습니다.

또 패스트푸드도 암 진단 후 섭취를 제한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22%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이 암 전이의 중요 원인인 저산소증을 줄이고 혈류와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신체 기능과 같은 다른 건강 결과를 향상해 직간접적으로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은 가공식품의 누적 섭취에서 비롯되는 높은 혈당 부하와 염증 발생, 종양의 증식과 전이를 막는 데 도움 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신애선 교수는 "암 예방 권고 수칙 준수 여부와 사망률의 연관성은 암 치료 후 5년 이상 장기 생존한 그룹에서 두드러졌다"면서 "이는 서양 인구에서 수행된 코호트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만 큼 암 치료 후 사망 위험을 낮추려면 암 예방 권장 사항을 포괄적으로 준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습니다.

(사진=WCRF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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