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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중국 돼지가 뒤통수 쳤다"…미국 발칵 뒤집은 '식칼 신공' [스프]

[중국경제를 보는 색(色)다른 시선] 85년생 중국 수학 천재가 만든 '딥시크' (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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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도체, AI 규제'를 무색하게 만든 중국의 '3대 식칼 신공'

회를 써는 데 날카롭고 예리한 회칼이 있으면 단번에 얇게 회를 썰 수 있다. 그러나 회칼은 없고 무딘 식칼만 있다면 어떡할까? 회를 살 손님은 줄 서서 기다리는데 고객을 앞에 둔 주방장은 회칼 대신 식칼을 사용해 여러 번 썰어 회를 뜰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식당의 주방장이 칼질에 내공이 깊어 식칼로도 회칼 효과를 내는 칼 솜씨를 발휘한다면 회칼 공급을 막는 것은 단기 처방일 뿐 오히려 '식칼 신공'을 더 강화해 횟값을 더 떨어뜨리는 묘수를 부릴 수 있다는 점이다.

미중의 반도체, AI 전쟁 얘기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시그니처 정책이라면 바로 대중국 반도체와 AI에 대한 기술, 장비, 제품, 서비스 규제로 중국의 반도체와 AI 굴기를 막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와 AI 규제가 바이든의 퇴장과 함께 구멍 난 정책으로 끝나게 생겼다.

바로 중국의 '식칼 신공' 때문이고 '제재의 역설'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22년 10월부터 14nm 이하 파운드리,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장비와 기술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2023년 10월에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도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H800 같은 저사양의 제품만 수출을 허가했다. 그런데 바이든의 대표적인 3가지 대중 첨단 기술 규제 정책인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10nm대 D램 기술, AI 기술에서 모두 구멍이 뚫렸다.

1) 파운드리에서 '7nm 칩 양산'

화웨이는 러몬도 미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기간인 2023년 8월 29일, 자사 온라인몰에서 신제품 '메이트 60' 한정 수량 판매를 시작하면서 미국 대중 통상 정책의 책임자인 러몬도 상무장관의 뒤통수를 쳤다.

화웨이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모두 미국 제재 대상 기업이다. 세계 1위 통신 장비 기업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추격하던 화웨이는 2020년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첨단 나노 공정이 요구되는 5G를 지원하는 AP를 살 수 있는 길이 끊겼다.

2022년 중국의 14nm 이하 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한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네덜란드가 동참하면서 네덜란드 장비 업체인 ASML은 EUV 노광 장비에 이어 2023년 9월 1일부터는 이보다 낮은 단계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의 중국 수출도 중지했다.

그런데 문제는 SMIC가 보유하고 있던 DUV로 화웨이의 7nm 공정 스마트폰 칩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2022년 비트코인 채굴기에 쓰이던 SMIC 1세대 7nm 칩과 달리, 2세대 7nm 공정은 양산 체제를 갖추고 화웨이 스마트폰에 1천500만 대 이상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어 미국 상무부를 경악시켰다.

2) CXMT의 '10nm대 D램 기술' 돌파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중국의 18nm 이하 D램 장비와 기술 규제를 실시했다. 그런데 중국의 CXMT는 2024년 3세대 1z(16nm) DDR5 16G D램 양산에 들어갔고 DDR4 제품을 30% 싸게 시장에 판매를 시작해 2024년 7월 2.1달러였던 가격을 12월에는 1.35달러로 36% 폭락시켰다. 중국은 지금 4세대 1a(14nm-15nm) 제품 개발에 진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D램 반도체 기술 규제가 무색해진 사건이다.

3) 딥시크(DeepSeek)의 '딥시크-V3, AI 모델' 등장

2025년 1월 24일 미국 CNBC가 중국의 신생 AI 업체인 딥시크(DeepSeek)의 V3 모델을 소개하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멘붕에 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 CEO마저도 "우리는 중국에서의 이러한 발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회사의 이름은 딥시크입니다"라고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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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설립된 중국의 AI 스타트업 기업인 딥시크가 만든 '딥시크-V3'의 성능이 1천570억 달러 가치의 유니콘 기업인 오픈AI를 능가하는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해외 AI 벤치마크 사이트들은 '딥시크-V3'와 오픈AI가 출시한 '챗GPT-4o'를 직접 비교하며 '두 제품의 성능이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5천억 달러를 투자해 AI를 만든다는 발표를 한 묘한 시점에 미국의 대중국 AI 규제를 무색하게 만드는 대형 사건이 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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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언어 모델 성능 비교. 출처 : https://github.com/deepseek-ai/DeepSeek-V3
챗GPT를 밀어낸 중국의 85년생 CEO가 만든 딥시크

2025년 1월 26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중국의 신생 AI 모델 기업인 딥시크가 챗GPT를 밀어내고 1위에 올라서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안겼다.

챗GPT-4o와 비슷한 성능을 갖춘 딥시크-V3는 연구개발 비용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 1명의 임원 연봉에 불과한 558만 달러를 지출했을 뿐이고, 훈련 비용은 챗GPT-4o의 1/20 미만을 썼다. 엔비디아의 최저 사양 칩인 2천48개의 H100 GPU 클러스터만 사용하여 53일 만에 개발한 것이다.

세계 최선단의 AI 계층에 있는 선두 기업이라도 AI 훈련을 위해 최소 1만 6천 개의 엔비디아 GPU가 필요하다. 그런데 마치 전자상거래에서 가성비 최강의 제품으로 세계를 휩쓴 핀둬둬의 테무처럼 'AI판 중국산 테무'가 등장한 것이다. 딥시크는 주요 AI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언어 모델 코딩과 수학적 추론에서도 미국의 챗GPT-4o에 밀리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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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설립된 딥시크는 85년생 천재 CEO 량원펑(梁文峰)이 만든 회사다. 량원펑은 광둥성 5선 도시 깡촌인 진장 우천시(湛江市吴川市覃巴镇)에서 태어난 수학 천재다. 17세에 저장대학교에 입학한 영재로 전기공학을 전공하였으며, 2006년에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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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원펑의 우천시 우천 제1중학 졸업식 사진. 출처 : 우천인재망

2015년, 량원펑은 저장대학교 동문들과 함께 AI와 수학을 활용한 자산 운용을 목표로 하는 퀀트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 퀀트(幻方量化基金:High-Flyer Quant) 펀드를 설립하였다. 이 펀드는 2016년 10억 위안의 자산으로 운용을 시작하였으며 뛰어난 운영 성과로 2019년에는 100억 위안, 2021년에는 1천억 위안으로 중국 4대 퀀트 헤지펀드로 부상했다.

투자공학 모델로 자산 운용을 시작한 량원펑은 2018년부터 AI를 회사의 주요 개발 방향으로 잡고, 대용량 정보의 처리와 투자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 2023년 7월 하이플라이어 퀀트에서 AI 부문을 분사하여 딥시크(Deep Seek : 深度求索)를 설립하였다.

투자공학 모델의 정량적 투자 과정에서 량원펑은 데이터 처리 및 알고리즘 최적화에 대한 많은 경험을 축적했으며, AI 모델 훈련을 위한 강력한 하드웨어 지원을 제공하는 A100 칩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2017년부터 AI 컴퓨팅 성능을 대규모로 배포하고 'Yinghuo 1' 및 'Yinghuo 2'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AI 모델 훈련을 위한 강력한 컴퓨팅 모델을 구축했다.

딥시크는 투자공학 모델인 하이플라이어 퀀트(幻方量化基金)의 펀드 운용 모델에서 축적된 기술 및 자원을 계승하여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했고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오픈소스 개발에 주력해, 제한된 자원으로도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가성비 최강의 중국 AI 모델, 딥시크의 비밀은?

미국의 빅테크들은 수백억, 수천억 달러를 퍼부어 대형 AI 모델을 만든다고 난리법석인데 중국은 신생 스타트업, 그것도 증권 투자를 하는 투자공학 모델을 만들던 퀀트 펀드 회사가 만든 AI 모델이 세계 최강의 챗GPT의 성능과 비슷한 AI 모델을 만들자 멘붕 상태에 빠졌다.

그간 한국의 D램 업체들이 최첨단 EUV 장비로 대충 설계해서 기계의 힘으로, 돈으로 반도체를 만들다가, 돈이 없어 맨땅에 헤딩하고 구식 장비로 공정 개선해서 제품을 만들어낸 마이크론이나 중국의 CXMT 같은 후발 업체에 뒤통수 맞은 것과 같은 현상이 미국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미국 AI 업계도 모델 개선이나 공정 개선보다는 첨단 반도체만 서로 경쟁적으로 사다가 돈으로 쉽게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바람에 '엔비디아만 떼돈 벌어준' 바보 같은 일을 빅테크들이 했고, 여기에 미국 정부의 어설픈 대중국 반도체, AI 규제가 더해져 중국에서 또 '대륙의 실수'가 나온 것이다.

스티브 잡스 같은 괴팍한 인재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리고, 나라를 먹여 살리고, 세상을 바꾸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중국의 영재 교육이 AI 시대에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중국 AI 칩의 대명사 한무기(寒武纪 688256. SS 영문명 : cambricon) 역시 16세에 중국 과기대 영재반에 입학한 85년생 천재 CEO 천텐스(陈天石)가 창업한 회사다. 딥시크 역시 17세에 대학에 입학한 85년생 수학 천재 CEO가 만든 AI 회사다.

딥시크의 AI 모델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거대 모델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이유는 효율적인 자원 이용과 혁신 기술의 이용, 비용 효율적인 개발 전략, 인력 전략 때문이다.

첫째, 자원 활용 측면에서, 딥시크는 2천48개의 엔비디아 H800 GPU만을 사용하여 모델을 훈련시켰다. 이는 다른 AI 선두 기업들이 H100, A100 등의 고성능 칩을 1만 6천 개 이상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둘째, 혁신 기술 적용. △ MLA(Multi-head Latent Attention) : 이 기술은 메모리 사용량을 대폭 감소시켜 모델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 MoE(Sparse Mixture of Experts) : 이 방식은 계산 비용을 절감하여 저비용 고효율 모델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 강화 학습 기반 접근 : 딥시크는 강화 학습(RL)을 적극 활용하여 모델의 추론 능력을 향상시켰다. 이 방법은 지도 학습 데이터 없이도 모델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할 수 있게 했다.

셋째, 비용 효율적인 개발 전략. 딥시크-V3 모델은 약 557만 6천 달러의 비용으로 개발되었다. 딥시크는 이러한 효율적인 개발 방식을 바탕으로 매우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딥시크-R1 모델의 사용 비용은 100만 토큰당 16위안(약 2.20달러)으로, 오픈AI의 가격 438위안(60.2달러)의 1/27 수준에 불과하다.

넷째, 딥시크 CEO 량원펑의 인재 관리 전략이다. 량원펑은 현재 중국의 AI가 국제 최고 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국제 수준과 동일한 효과를 달성하려면 모델 구조, 훈련 역학 및 데이터 효율성이 4배 이상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는 그 해법을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에서 찾는다.

오픈AI가 챗GPT-4o를 교육하는 데 지출한 비용은 최대 7천800만 달러 또는 심지어 1억 달러에 달한다. 딥시크와 비용 차이는 최소 10배 이상이다. 딥시크-V3는 수학, 코딩 능력, 중국어 지식 질의응답 측면에서도 챗GPT-4o를 능가하며, 이는 매우 비용 효율적이다. 일단 인건비에서 보면 딥시크에는 R&D 인력이 139명에 불과한 반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팀에는 1천200명의 연구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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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총리 AI 회의에 참석한 량원펑

량원펑은 딥시크 기술을 오픈했고 그는 오픈소스가 기술 공유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표현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량원펑은 '진정한 해자(垓子)'는 팀의 지속적인 혁신 능력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딥시크의 독특한 조직 문화는 상향식 혁신을 장려하고 계층 구조를 경시하며 인재의 열정과 창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딥시크 연구개발팀은 주로 명문 대학 출신의 젊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직원들이 독립적으로 탐색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분업 모델을 채택했다. 채용 시 전통적인 의미의 경험과 배경보다는 직원의 열정과 호기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샤오미의 레이줜 회장은 최근 AI 천재 소녀를 스카우트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연봉 수천만 달러짜리 1995년생 천재 소녀는 바로 딥시크-V2 및 최신 R1 기술 보고서에서 이름을 볼 수 있는 볼 수 딥시크의 '뤄푸리(罗福莉 : Luo Fuli)'다. 2022년에 딥시크에 합류한 뤄푸리는 샤오미 AI 랩의 대규모 모델 팀장으로 거액 연봉에 스카우트되었다.

량원펑의 딥시크는 해외 출신 없이 중국인 프로그래머로만 구성된 순수 중국 R&D 팀이고 이들 중에는 갓 졸업한 졸업생이나 졸업한 지 1~2년이 된 청년들이 많다. 딥시크는 고위 기술 전문가를 모집하지 않는다. 직원의 근무 경력은 3~5년 정도이며, 연구개발 경력이 8년 이상인 사람은 무조건 채용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그런 경력자들은 혁신할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량원펑은 '36Kr'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한다면 기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험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기본 능력, 창의성, 사랑 등이 더 중요하다"는 언급을 했다.

중국의 '평범한 작은 돼지'가 미국의 '호랑이'를 먹은 것일까?

2022년 딥시크의 모회사인 '하이플라이어 퀀트 펀드'는 '평범한 작은 돼지(一只平凡的小猪)'라는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1억 3천800만 위안을 기부했다. 이 자선단체의 지원 프로젝트에는 백혈병 구호, 농촌 공예가, 고등학생 지원, 아동 중병 구호, 청각 지원 등이 포함되었는데 업계에서는 1억 3천800만 위안을 기부한 이 '평범한 작은 돼지'가 하이플라이어 퀀트 펀드의 창립자 량원펑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중국의 '평범한 작은 돼지' 한 마리가 미국의 오픈AI를 비롯한 거대 AI 모델의 뒤통수를 세게 쳤다. 실리콘밸리가 난리가 났고 천정부지의 엔비디아 칩 가격에 고통받던 AI 회사들은 딥시크의 모델을 벤치마크하고 분석하고 모방하느라 난리가 났다.

향후 AI 개발에서 딥시크는 어떻게 될까? 오픈 모델을 표방한 딥시크는 새롭게 떠오르는 제품으로서 모든 측면에서 협력을 가속화하고 지속적으로 개발 및 업데이트를 통해 중국 AI의 상징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딥시크의 최강 가성비 오픈소스 모델은 미국의 폐쇄형 모델을 위협하는 직접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앞길이 가시밭길임에도 불구하고 딥시크가 불과 몇 달 만에 보여준 역량은 마치 땅에서 돋아나는 죽순과도 같아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딥시크-R1은 강화 학습 기술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그 성능은 오픈AI 모델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낫다. 더욱 놀라운 점은 딥시크가 오픈소스를 선택하고 API 가격을 오픈AI보다 극도로 낮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딥시크의 이런 정책 방향은 창업자 량원펑의 경험, 철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량원펑의 아버지는 가난한 시골의 초등학교 교사였고 량원펑은 작은 마을에서 자랐으며 운명을 바꾸는 교육과 기술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증권 투자 시장에서 돈을 벌었지만 AI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오픈소스와 저가 전략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경험이 적은 젊은 R&D 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선호하며, 그들이 더 혁신적이라고 믿고 있다.

딥시크 오픈소스 및 저가 전략은 오픈AI가 창업 당시 의도했던 개방성을 실천하고 AI 기술의 대중화 및 발전을 촉진하는 것에 훨씬 가깝다. 엔비디아의 연구원 짐 펀(Jim Fan)은 딥시크가 오픈AI의 원래 의도를 이어간다고 믿으며 딥시크의 오픈소스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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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의 AI 훈련 비용은 미국의 1%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낮다. 즉, 중국과 미국이 같은 효과를 내는 대형 모델을 훈련시키려면 미국은 1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중국은 500만 달러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달 착륙 프로젝트보다 더 비싼 인공지능에 5천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지만 중국은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의 심층적인 탐구 노력 덕분에 AI 분야에서 미국이 손대지 못한 핵심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딥시크의 출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의 대형 AI 모델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딥시크의 미래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연초부터 '딥시크 쇼크'로 미국 빅테크들의 대중국 AI 기술에 대한 반격과 미국 정부의 대중국 AI 규제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딥시크 쇼크'로 인해 달 착륙보다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트럼프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전망이고, 엔비디아 고성능 칩에 목을 매던 미국 빅테크들의 전략 전환도 나타날 전망이다.

딥시크는 1월 20일 딥시크-R1을 출시했다. 이 오픈소스 대형 모델은 오픈AI의 o1 버전 경쟁 상대. 데이터를 수동으로 라벨링하지 않고도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할 수 있으며, 완전히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 LLaMA(Large Language Model Meta AI)-3.1 모델 훈련 비용은 5억 달러인데, 딥시크-V3는 그중 1.1%만 지출하면 된다. 챗GPT-4o의 훈련 비용은 1억 달러이고, 딥시크-V3는 그중 5%면 된다. 이런 비용 차이는 미국의 AI 분야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이 돈을 더 들여도 중국의 이런 저렴한 AI 훈련 비용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인공지능 훈련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은 기술 경쟁에서 매우 중요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앞으로 국가 간 경쟁은 주로 어느 쪽의 AI가 더 강한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AI를 통해 기업은 AI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AI 애플리케이션은 더욱 대중화될 것이다.

딥시크는 설립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혁신을 통해 제한된 칩으로 최고의 성능을 달성했다. 이 중국 회사는 미국 기술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AI 산업 진압 노력이 헛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미국의 규제는 오히려 중국의 기술 혁신을 자극했다. 화웨이의 하이실리콘(HiSilicon) 칩은 기술적으로 뒤떨어져 있지만 전력 소비 및 성능 측면에서 퀄컴 스냅드래곤의 최고 칩과 비슷하다. 이는 중국 기술의 탄력성과 강점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으로, 계속해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딥시크가 전 세계 AI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을까?

트럼프 정부 미국에서는 인공지능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확실하지만 효과가 어떨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딥시크 사태로 인해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AI 훈련 비용에 큰 격차가 있어 이 돈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딥시크 같은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달 착륙 계획, 인공지능, 6세대 전투기 같은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미국을 위해 잘 설계된 함정처럼도 보인다. 미국은 거대 자금을 퍼붓고 중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소규모 자금으로 가성비 극강의 제품을 만드는 상황이 오면 말이다.

딥시크 사태로 메타의 AI 부서는 패닉 상태에 빠졌고, 모두 미친 듯이 딥시크를 모방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기술 발전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고 마치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 빠진 ​쇼크를 받은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은 미국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이는 매우 흥미롭고 다음 단계는 매우 미묘할 판이다. 전 세계의 엔지니어들이 딥시크의 오픈소스 모델을 통해 대규모 모델의 학습을 시작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인터넷 업계에서 중국 기업이 인프라 표준을 통제하는 첫 사례를 보게 될 수도 있다.

지난 30여 년간의 IT 물결 속에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어의 법칙'에 익숙해져 단 18개월만 지나면 더 좋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나올 것이라는 데 익숙했지만, 이제 AI 시대에 진짜 차이는 기술 격차 1~2년이 아니라 독창성과 모방의 차이다. 중국이 그간 첨단 기술의 무임승차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적으로 창조자가 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런데 딥시크가 정말로 전 세계 AI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을까?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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