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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의 등장, 엔비디아에 미친 타격은?
권애리 기자 :
중국에서 가성비 AI, 싸게 만들었는데 챗GPT만큼 한다는 AI '딥시크' 파문이 터져 나와서 그야말로 뉴욕 증시와 빅테크들을 비롯한 글로벌 산업계를 흔들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싼 반도체로 AI 가속기를 해도 AI가 된다는 거잖아요.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에게는 엄청난 악재, 재앙 아닌가요?
염승환 LS증권 이사 :
아마 젠슨 황 CEO가 잠 못 잤을 거예요. 이게 진짜 사실이면 제일 타격받는 건 당연히 엔비디아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막대한 칩을 다 사줬거든요. 수많은 빅테크가 이걸 왜 샀냐면 엔비디아 칩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AI 훈련을 해야 되는데 훈련부터 추론까지 엔비디아 칩을 대체하기 어렵고, 또 빅테크는 돈이 많으니까 '그냥 지출해서 나중에 다 뽑자' 이런 계획이니까 계속해서 자본 지출 늘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사건 전에 '올해만 800억 달러 투자하겠다'라고 얘기했고 메타도 600억 달러, 거기다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미국 정부랑 소프트뱅크 이렇게 몇몇 해가지고 무려 4년 동안 5천억 달러, 어마어마한 돈인데 최대 수혜주는 당연히 엔비디아거든요.
권애리 기자 :
그 돈의 20%가 엔비디아로 흘러가는 거다.
염승환 이사 :
흘러가겠죠. 엄청난 돈들이 엔비디아로 들어갈 텐데, 이게 만약 사실이면 굳이 비싼 엔비디아 칩을 왜 쓰지? 가성비가 이렇게 좋은데? 이런 칩들이 만약 쓰이게 된다면 엔비디아가 비싼 값에 팔 수가 없게 되죠. 그러면 비싼 칩도 가격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에 사용한 칩이 2022년에 만든 엔비디아 H800칩이라고 하는데 사실 수출 규제 때문에 H20칩을 수출하고 있어요. 사양을 좀 낮춰서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2년 전에 나온 H800을 딥시크가 어떻게 확보를 했나 봐요.
권애리 기자 :
중국에 안 팔리는 칩인 거죠?
염승환 이사 :
중국에는 갈 수가 없는 칩이고 H20만 가요. 그래서 지금 H20도 규제해야 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H20 가지고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저사양 칩으로 뭘 하겠냐.' 이 얘기가 사실이면 지금은 상황이 바뀐 것 같아요. 근데 딥시크 측에서 얘기한 건지 진짜로 저가로 만든 게 맞는지를 아무도 모릅니다. 딥시크는 알겠지만 이게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아직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시간이 지나면 결론은 나오겠죠. 어쨌든 성능은 되게 뛰어난 건 맞는 것 같아요.
딥시크, 시장에 '의심의 균열' 냈다염승환 이사 :
딥시크 R1이라는 모델이 나왔는데, 최근에 나온 가장 고성능 모델인 챗GPT o1 모델과 수학 문제 푸는 것은 거의 동급으로 나온다고 하니까 시장에서 놀라버린 거죠. 중국이 오픈AI보다는 돈은 분명히 덜 썼을 것 같은데 성능이 비슷하다? 시장에 충격이 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결국 가장 우려했던, 자본 지출은 언젠가 줄거든요. 영원히 투자를 그렇게 많이 할 수는 없어요. 근데 그게 지금은 아니고 몇 년 후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때문에 생각보다 빨라지게 되면, AI 인프라나 반도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일단 의심을 하기 시작해요. '언제까지 자본 지출이 늘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 거 아닌가.'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 CEO도 실적 발표에서 자본 지출 계속한다고 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분기 자본 지출액에서 다음 분기 자본 지출액이 늘지는 않아요. 계속 유지죠. 근데 시장이 원하는 건 계속 투자하는 거예요. 100% 성장을 원하는데 이렇게 되면 자본 지출은 늘더라도 증가율이 둔화돼요. 주가에는 당연히 안 좋게 작용하거든요. 그리고 메타도 600억 달러 투자한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늘릴지에 대해서는 상황을 보자, 이렇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결국 투자자들은 무조건 낙관만 할 게 아니라 점검을 해봐야 되겠다. 엔비디아나 AI 인프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끝없이 성장할 줄 알았지만 의심을 하기 시작한 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 그동안 굉장히 좋았지만 조금 불편할 수 있는 시선으로 바뀐 건 사실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딥시크 등장 "최대 수혜자는 애플"?권애리 기자 :
애플 이번 실적 발표 어떻게 보셨습니까?
염승환 이사 :
애플도 사실 실적은 별로 안 좋죠. 안 좋아서 이제 시간외(거래)에서 빠지다가 올라가는 건 '주주 환원 더 해주겠다'. 계속 아이폰 매출 둔화됐는데도 주가 계속 올랐잖아요. 그 이유는 결국 우리나라에서 잘 못했던 주주 환원, 애플은 주주 환원 끝판왕이잖아요. 정말 많이 했죠. 이번에도 주주 환원 얘기 나오니까 바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 올라가는데, 그런 거 보면서 결국 주주 환원이 정말 중요한 이슈는 맞는 것 같고.
다만 본업인 아이폰이 지금 안 팔리는 건 명백한 팩트니까 주가가 계속 위로 가긴 좀 어렵고 당분간은 박스권 같은데, 다만 이번 딥시크 사건이 애플한테는 좋아요. 가성비 있는 AI 모델들이 많이 나오면 이걸 스마트폰에 넣어버리면 되거든요. 스마트폰에 AI가 많이 탑재돼서 대중화되면 아이폰을 교체할 요인이 하나 더 생겨버리는 거죠. '나 바꿔야 되겠다. 옛날 사양 가지고는 AI를 소화하기 어려우니까.' 그러면 결국 딥시크 사태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는 애플인 것 같아요. 이번 실적 발표하고 나서도 사람들이 그런 걸 좀 많이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아마 주가는 좀 올라가는 것 같고.
다만 올해 9월에 또 아이폰이 새로운 게 나오니까 그 과정에서 애플의 인텔리전스가 이미 공개가 됐고, 중국에도 올해 4월인가 오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변곡점은 AI가 탑재가 됐을 때 중국에서 아이폰이 실제로 잘 팔리는지를 봐야 될 것 같고, 예상보다 잘 팔리면 모멘텀을 9월까지 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한 번의 고비는 확인을 해보시되, 애플은 어쨌든 AI 관점에서 계속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한 기업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또 웃는 일론 머스크?권애리 기자 :
그러니까 엔비디아만 놓고 보면 상처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면이 있는데 AI 판 자체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는.
염승환 이사 :
더 커지는 거예요. 결국 AI 마지막 단계가 물리 AI라고 하잖아요. 젠슨 황 CEO가 얘기했던 거죠. 본인도 그걸 아니까 CES에서 '아직은 좀 시간 걸리더라도 물리 AI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우리가 제공하겠다. 우리 거 써라.' 언제까지 GPU만 가지고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거예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래서 CES에서도 화두를 던졌는데 이게 생각보다 빨리 올 수밖에 없는 거죠. 왜냐하면 저비용 모델을 그냥 로봇에 넣고 자율주행에 넣어버리면 돼요. 그래서 테슬라, 일론 머스크도 지금 기분이 좀 좋을 수 있어요. '비싼 엔비디아 칩 굳이 안 써도 되는 거 아니야? 이제 저비용 칩으로 한번 해볼까?' 이렇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애플도 좋겠죠. 애플은 엔비디아 칩을 아예 안 쓰잖아요. 원래 안 쓰기로 했던 전략을 예전에도 발표했었기 때문에, 결국 애플도 저비용으로 애플 기기에 AI를 탑재시킬 텐데, 낮은 비용에서도 고성능을 발휘한다면 사람들이 AI를 스마트폰으로 쓰겠죠. 지금은 다 클라우드 통해서 쓰잖아요. 근데 스마트폰에 경량화 모델을 넣어버리면 스마트폰이 그냥 하나의 데이터 센터 역할을 해버리는 거죠. 그 시기가 빨라지면 애플은 훨씬 좋은 거죠. 그래서 물리 AI 시장이 생각보다 더 빨리 커지고, 물리 AI 시장이 커지면 우리가 매일 기계에서 쓸 수 있다 보니까 대중화는 훨씬 더 빨라지는 거죠. AI 확산 속도에는 훨씬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빅테크 실적 시즌에 드리운 딥시크의 그림자권애리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둘 다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1일) 석 달 만에 급락을 해버렸고 메타는 계속 분위기가 좋아요. 이 차이는 어디서 나타나는 걸까요?
염승환 이사 :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고성장보다는 성장 둔화로 분류해야 되는 거 아닌가' 예상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 나왔고, 거기다가 자본 지출(AI 투자)도 계속 늘리긴 하지만 이번 분기에 늘린 자본 지출에서 앞으로 몇 분기 정도는 계속해서 유지하는 정도. 자본 지출을 급격하게 늘리지는 않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비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엄청 나쁘다는 아닌데 뭔가 냄새가 좀 나는 거죠. 성장이 좀 이제 꺾이는 것 같다. 그동안 잘 나가던 이 클라우드가, AI가, 이젠 좀 둔화되는 거 아닌가. 또 한 가지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분을 좀 많이 갖고 있잖아요.
권애리 기자 :
네, 최대 투자사죠.
염승환 이사 :
근데 소프트뱅크가 더 많이 투자를 해서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많은 오픈AI 지분을 확보할 것 같다고 하면 거기서 주도권을 또 뺏기게 되거든요. 소프트뱅크한테 주도권을 뺏기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도 가치가 약간 떨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거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녹아들면서, 주가는 지금보다는 미래를 의심하면서 빠졌다. 그래서 좀 실망스러운 평가가 좀 나왔고.
메타는 지금 실적도 좋은데 앞으로도 계속 좀 더 성장할 것 같다는 내용이 나왔고, 광고 쪽 여전히 좋은 상황이고, VR 기기 만드는 사업부도 어쨌든 이번에 흑자를 낸 것 같더라고요. 여기가 사실 약간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는데 '이제 여기도 돈을 버네?' 이것까지 플러스가 되는 거고. 그다음에 AI 투자, 주주들이 막 욕했잖아요. AI 투자 좀 줄여라. 왜냐하면 너무 많이 하니까. 이걸로 돈을 까먹으니까 '언제까지 AI 투자만 하겠냐?' (했는데) 성과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AI를 통해서 광고 매출도 더 늘고 하다 보니까. 그래서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메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다 보니까 메타는 다르게 평가됐고, 이번에 600억 달러 투자를 하는데 이 투자도 충분히 타당하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