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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양이 노트
- 미국 남부 국경 '국가비상사태' 선포... 중국에 던진 트럼프의 압박 메시지
- "극단적 충돌로 가는 건 어려워"... 미중이 서로 눈치 보는 이유
- "한국, 종속될 수도"... 중국이 '한국 시장 진출' 본격화하는 이유
- "한국은 전략적 가치 있는 나라"... 미중 갈등 속 안보와 경제 모두 챙기는 법
'중국을 완전히 망하게 하겠다.' 이건 안 됩니다. 안 망해지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요? '미국에 협력하는 중국'이 되든가, '더 이상 도전할 수 없는 중국'으로 만들고 싶은 게 트럼프의 생각입니다. 이 트럼프의 생각은 실제로는 아주 오래된 거예요. 피터 나바로라는 샌디에이고 대학 교수가 있습니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의 정책국장도 했고 이번에도 정책위원회 고문으로 다시 추대를 했어요. 이분의 논리는 이거예요.
"중국은 불공정하게 얻은 기술로 물건을 제조하고, 불공정한 수단으로 국제 무역 질서를 해치고, 그 돈으로 무기를 사고 인민폐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미국의 패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국가다."
그러니까 이걸 그냥 놔두면 안 되잖아요. 중국이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의 산업 생태계를 파괴했고 그러면서 미국에 실업자가 많이 생겼다. 그러면 이제 미국에 중국이 어떻게 도전하는지를 봤더니 역산을 해보니까 이게 무역에서 시작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트럼프는 무역 제재를 시작한 거예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그거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관세라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걸 더 선호하잖아요. '내가 주도하면서 이렇게 만들었고, 무릎을 꿇렸고, 내가 전 세계를 이렇게 컨트롤을 한다' 하는 걸 굉장히 좀 보여주고 싶은 정치 성향을 갖고 있어요. 굉장히 자신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정치 성향을 갖고 있거든요. 일단 취임 전에 이미 중국에 60%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얘기를 했고, 결국은 당연히 할 겁니다. 당연히 하는데, 중국 입장에서 보면 과거보다는 훨씬 더 강도가 세질 거예요. 왜 세지냐?
원래 우리가 G2(Group of Two)라고 하잖아요. 세계를 이끄는 두 나라. 미국은 G1이니까 미국이 짜놓은 판 안에 들어와서 움직이는 중국이 둘째가 됐으면 좋겠는 거예요. 그런데 중국은 그게 아닌 거죠. "당신들은 당신대로 가라. 우리는 우리대로 새로 가겠다." 이게 결국 그 얘기란 말이죠. 미국의 기득권을 우리가 해칠 방법은 없으나 우리도 이만큼 움직이는 거를 용인해 달라는 거예요. 그런데 미국 입장에서 보면 결국 중국의 성장이 미국을 위협하게 될 거니까 그렇게 못 하게 하겠다는 거죠. 그러니까 계속해서 미국은 중국을 붙들고 늘어질 수밖에 없는 거다.
미국 남부 국경 '국가비상사태' 선포... 중국에 던진 트럼프의 압박 메시지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첫 번째로 저는 남부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습니다. 모든 불법 입국은 즉각 중단될 것입니다. 외국인 범죄자 몇백만 명은 즉각 송환되는 절차가 시작될 것입니다.
사실은 이민자 문제는 지금으로서는 미국의 제일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이 이민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들어오고, 멕시코에서 중국 이민자들도 엄청나게 불법 이민을 들어옵니다. 중국인이 미국을 들어갈 방법이 없으니까 코스타리카에서도 들어가고, 멕시코로도 가고, 중남미 각지를 통해서 가는 거죠. 그리고 그들이 정상적인 직업을 갖기가 어렵잖아요. 그러니까 펜타닐 밀매를 많이 한단 말이죠. 기존 마약에 비해서 10분의 1 가격도 안 되고 엄청나게 쌉니다. 그런데 펜타닐 원재료의 95%가 중국산이에요. 이게 꼭 멕시코로만 오는 것도 아니고 캐나다 쪽에서도 또 들어온단 말이죠.
이걸 방비를 해야 되는데 트럼프의 불만은 그런 거죠. '내가 예전부터 막으려고 했는데 바이든의 지난 4년이 그걸 다시 풀어줬다. 그러니까 이게 보통 공권력 갖고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내가 군까지 동원해서 이런 것들을 척결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거죠. 원재료의 많은 부분이 중국에서 가니까, 그게 이제 중국에 대한 압박도 당연히 될 수 있는 거죠.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라는 트럼프식 메시지, 이게 그 안에 담겨 있다. 그리고 파나마 운하의 경우도 마찬가지거든요.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운하를 파나마에 준 것이지, 중국에 준 것이 아닙니다. 돌려받을 것입니다.
파나마 운하는 말 그대로 남북 아메리카를 보시면, 가운데 운하가 없으면 뺑 둘러서 가야 되잖아요. 그래서 미국이 돈을 들여서 운하를 만들어 준 거예요. 그다음에 이걸 파나마가 운영을 해야 되니까 카터 대통령 때 계약을 맺었어요. '중립적으로 운영한다라는 전제가 있으면 내가 너희한테 주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 때는 이런 거죠. 우리가 건설해서 줬는데 미국 선박한테 통행료를 더 많이 받고, 아무래도 미국으로 더 많이 갈 거 아니겠습니까?
* 파나마 운하 미국 선박 이용량 1억 5천706만 톤, 세계 1위 (출처 : 파나마운하청, 2024 회계연도 기준)
그다음에 통행세를 내면 그게 고스란히 비용에 반영이 되잖아요. 그러면 미국에 비싸게 들어올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거를 당초에 1977년 조약대로 거기에 맞춰서 중립적으로 운영을 해야 되는데, '당신들이 미국 편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그래서 그거를 우리가 원래 해준 거니까 뺏어와야겠다. 그런데 뺏어온다는 거는 사실은 말이 잘 안 맞는 거죠. 근데 트럼프가 왜 뺏어와야 된다라고 얘기했냐면, '그게 중국 자본에 의해서 운영되는 것 같다'는 거죠. 토가 붙은 거예요.
사실은 이 관리권을 가지고 입찰을 붙인 적이 있어요. 미국 기업은 아무도 안 들어왔습니다. 다른 기업이 들어왔는데, 그중에 두 개가 홍콩 기업이에요. 홍콩 기업들이 들어와서 거기에서 관리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저 뒤에는 분명히 중국의 움직임이 있을 거다. 이제 그것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자본에 종속된, 지배를 받는 홍콩 기업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파나마의 운영권은 물론이고 굉장히 중요한 길목이 중국에 의해서 지배를 받게 된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안보적인 문제에서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서는 1기 때는 주로 관세, 무역 이런 걸 갖고 했는데 지금은 이제 안보 문제까지 폭넓게, 더 전반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런 게 이 파나마 운하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기본적으로는 미국에 도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거예요.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2025년 1월)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경제적, 군사적 강압을 가하진 않을 건가요?)
그건 약속 못 합니다. 다만 경제 안보를 위해 필요하단 건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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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충돌로 가는 건 어려워"... 미중이 서로 눈치 보는 이유트럼프 내각을 보면 마르코 루비오라든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이런 분들은 전부 상하원 의원 시절에 전부 대중 압박 법안, 대북 압박 방안 이런 거 만드는 데 아주 앞장섰던 분들이에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반중 기조를 가지고 있는 거죠. 그리고 반북 기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트럼프가 1기 때 했던 것들, 그러나 아쉽게 못 한 것도 있잖아요. 그런데 잘 먹혔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죠. 그다음에 바이든의 대중 압박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효과를 거둔 것들이 있어요. 그럼 '1기 때 잘했던 거 + 바이든 정부 때 효과 있었던 거 + 1기 때 못했던 거 + 새로 하고 싶은 거' 더하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그 범위가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미중 관계가 극단적인 충돌로 가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봐요. 왜냐하면 둘 다 피해가 너무 많아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우리가 어쩌고저쩌고 해도 중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의 한 40%를 차지하고 있어요. 이거를 모르는 척할 수가 없습니다. 아주 단순한 예를 들어드릴게요. 중국 제품이 예전에는 미국에 1달러에 수입이 됐어요. 그런데 지금 관세를 60% 매기면 수입가가 1달러 60센트가 되잖아요. 그러면 이게 소매가 될 때는 한 2달러가 되는 거예요.
그럼 일반 사람들은 1달러 20~30센트 주고 사 쓰던 게 갑자기 2달러가 되는 거예요. 미국이 지금 제일 머리 아픈 게 인플레이션 문제란 말이에요. 그럼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거예요. 들어올 때부터 비싸게 들어오는 거예요. 그러면 이걸 다른 방식으로 제어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중국도 이거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 충돌이 일어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거다, 저는 그렇게 판단합니다. 특히 틱톡이 금지됐었잖아요. 그런데 트럼프가 '틱톡을 다시 살릴 방법을 마련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
도널드 트럼프ㅣ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 (워싱턴 승리 집회, 2025년 1월)
오늘부터 틱톡이 돌아왔습니다.
취임식 하는데 틱톡 CEO가 미국 국가정보국장 옆에 앉아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됐어요. '아니,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가장 핵심적인 게 미국의 국가 정보 등을 해친다고 하는 틱톡 CEO인데 어떻게 저기 옆에 와서 앉아 있지?' 그러니까 모종의 뭔가가 왔다 갔다 하고 있나 보다라는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거죠. 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예요. 중국 시장을 왜 포기합니까? 기업이라는 거는 당연히 배타적 이익을 추구하죠. 자신들의 제품이 경쟁력이 있고 브랜드 파워가 있다고 생각하면 시장에서 나올 필요가 없는 겁니다. 시장 잠재력이든 제조 잠재력이든 뭔가 상황을 보고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 나오는 거고, 그래서 대형 기업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거죠.
젠슨 황ㅣ엔비디아 CEO (2025년 1월)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에서 위대한 시장과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현대화에 우리도 함께 기여했습니다.
항간에는 너무 많이 투자를 해놓아서 철수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만큼 중국 시장은 여전히 유효한 시장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미국 기업들도 있다고 인식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나 중국이나, 이 분위기를 깨지 않고 간다는 '투이불파(鬪而不破)' 이런 말이 있어요. '싸우기는 하는데 그릇은 깨지 않는다.' 물론 트럼프는 과거 어떤 대통령보다 강력하게 중국을 압박을 하지만 그릇이 깨지는 건 원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보통 얘기하듯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을 거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취임 2일 차, 2025년 1월)"한국, 종속될 수도"... 중국이 '한국 시장 진출' 본격화하는 이유
중국이 멕시코와 캐나다로 펜타닐을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는 개혁개방 40년 이후에 아마 제일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시진핑이 그전까지는 '다 통제 범위 안에 있다. 걱정하지 마라. 중국은 잘 나가고 있다. 중국 경제는 광명하다. 중국 경제가 잘못됐다고 그러지 마라' 막 이렇게 얘기하다가 20기 3중전회 때 처음으로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걸 실토합니다. 하방 압력이 많다.
* 제20기 3중전회 :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중국 정치의 관례상 3중전회는 전통적으로 중공의 향후 5년간 경제 및 금융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
그러면서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부양책이 나왔는데, 부양하겠다고 액수를 낸 걸 돈으로 환산하면 우리 돈으로 2천조 정도 됩니다. 우리 한 해 예산이 600조 정도 되니까 어마어마한 숫자죠. 그런데 지금 중국 경제 규모가 워낙 크니까 이 2천조도 별것 아닌 거예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 중국의 위기는 갑자기 온 건 아니고요. 보통 한 국가, 특히 미국이나 이런 제3차 산업을 갖고 있는 나라는 소비가 한 70%를 견인하잖아요. 중국 같은 경우도 과거 경제 발전하면서 대개 한 56%~57%의 내수가 경기를 부양했어요. 경기를 이끌었어요. 그런데 소비가 굉장히 떨어졌어요.
그럼 중국 입장에선 돈을 벌 수 있는 게 수출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면 중국이 그나마 잘하는 게 뭐예요? 제조업이에요. 그러니까 제조업을 막 장려해서 밀어내기 수출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수출도 이제 해외에서 자꾸 관세 부과라든지 보조금을 통해서 밀어내기 수출을 한다든지 하니까, 각국에서 불공정 경쟁이라고 또 가만히 놔두질 않는단 말이죠. 그러니까 수출 시장 자체도 굉장히 어려워졌다. 자꾸 그럴수록 더 단가를 떨어뜨리는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국제 경기가 굉장히 어렵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소비재 같은 경우는 거의 가내 수공업 형태로 만드는 초저가 제품들도 모아서 수출하는 겁니다. 이제 테무 같은 게 대표적으로 그런 거예요.
Q. 알리나 테무, 쉬인 같은 초저가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가성비를 앞세워서 최근에 샤오미랑 비야디도 한국에 들어왔잖아요. 앞으로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이 더 코너에 몰리면 한국으로 밀어내기가 더 심해질 거라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에 밀어내기 수출이 심해질 수 있는데 사실은 한국 시장이 중국 걸 다 받아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 소비자들이 그렇게 막 싸다고 막 사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알리나 테무 이런 거는 좀 다른 방면으로 봐야 돼요. 알리가 지금 전 세계 191개 나라에 지사가 있어요. 어마어마하죠. 전 세계 무역하는 나라가 200개인데 191개 지점을 가지고 있다고요.
실제로 알리 제품을 한국에다 팔겠다는 것보다는,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이런 데는 해외에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잖아요? 그러니까 알리가 아마존 같은 플랫폼을 만들어서 한국 제품을 자기네가 소싱해서 해외에 팔아주겠다는 거예요. 그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좋잖아요. 우리가 못하는 거, 언어도 어렵고 해외 법률도 모르는데 저렇게 우리 물건을 팔아준다고 그러니까 좋은 것 같은데 그러면 무슨 문제가 생기냐? 저게 처음에는 한국의 좋은 제품을 갖다가 자기네가 파는데, 나중에는 '야, 이렇게 만들지 말고 이렇게 만들어 봐. 디자인 이렇게 해봐', '이렇게 만들면 안 사. 그러니까 내가 만들라는 대로 만들어 봐' 이렇게 해서 어떻게 돼요?
중국화될 가능성이 있죠. 그러면 우리 디자인하고 한국적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취업하기도 어려운 거예요. 벌써 분위기가 그렇게 종속되니까. 이런 흐름들이라는 게 단순하게 한국 시장 잠식의 문제로만 보는 게 아니고, 한국의 전체적인 유통의 생명줄이 걸려 있는 겁니다. 지금 그런 현상들이, 뭐 대규모 한국의 유통업체가 중국한테 판 거나 마찬가지죠. 뺏겨버리는 거예요.
그리고 비야디 같은 데는 구분해서 이해해야 되는데, 상당한 고급 기술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오기 때문에 시장 경쟁을 해야 되잖아요. 가격 경쟁도 있을 수 있고, 품질 경쟁도 있을 수 있고, 뭐 브랜드 경쟁도 있을 수 있고. 그런데 이게 사실은 들어오면 물론 퇴출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이 좋고 물건이 괜찮으면 그거는 또 먹힐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게 내연기관이 아니잖아요. 사실은 전기자동차는 전자제품입니다. 중국은 배터리나 원자재, 희토류 같은 걸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가 '왜 전기차 만들어. 우리가 기름이 그렇게 많은데 계속 파내면 되지' 해서 막는 거거든요. 근데 우리는 기름도 안 나잖아요. 석유도 한 방울도 안 나니까 그거는 생각에 따라서 얼마든지 소비자가 움직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런 부분들이 장기적으로 우리가 중국하고 겪어야 되는 문제다. 그러니까 적어도 중국은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 거죠. 근데 한국 같은 경우가 문제가 되는 거예요.
"한국은 전략적 가치 있는 나라"... 미중 갈등 속 안보와 경제 모두 챙기는 법예를 들어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나 중국이나 다 뭐예요? 우리 편 하라는 거잖아요. 특히 싱하이밍이라는 전 주한 중국대사가 미중이 싸우는데 '중국에 베팅해라' 해서 문제가 생겼던 거잖아요. 사실 이게 이제 제일 큰 문제죠.
싱하이밍ㅣ주한 중국대사 (2023년 6월)
일각에서는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그런 베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잘못된 판단입니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를 원하는 이들이 아마 앞으로 반드시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거는 약간 좀 분리해서 생각을 해봐야 돼요. 우리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우리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점증하는 북핵의 위협, 북핵의 고도화' 이겁니다. 국가의 안전이 없으면 경제가 무슨 소용이 있어요?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은 북한이 문제가 생기면 한국은 미국을 찾게 돼 있죠. 원래 그렇게 돼 있었던 겁니다. 한미 동맹은 더 강화되게 돼 있어요. 게다가 북한 핵 고도화 때문에 한미일이 또 더 강화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이거는 중국이 가장 보기 싫어하는 그림이잖아요. 그러니까 자기도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서 한국 쪽으로 자꾸 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중국은 어떻게 얘기하냐면 '아니, 북핵 문제는 90년대부터 있었던 거고, 지금 이 대목에 와서 무슨 북핵 때문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화하는 거냐? 그거는 다분히 미국의 사주에 의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큰 그림 속에서 너희가 움직이는 거다'라고 계속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저 세 나라가 연합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거다.' 우리는 아니라고 얘기하죠. '미국과 일본은 잘 모르겠는데 우리는 아니다. 우리는 북한이 더 급해서 하는 거다'라고 얘기를 한 거예요.
사실은 우리가 한때 중국이 한국의 대외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까지 갔다가 지금은 약 19%로 떨어졌어요. 근데 그사이에 미국에 대한 무역이 중국하고 한 18-19%로 비슷비슷해졌어요. 그러니까 사실은 경제적으로도 뭐 '꼭 중국 아니면 안 된다' 이런 건 아니에요. 그런데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 옆에 저 거대한 시장이 있고, 그리고 중국이 갖고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최첨단부터 노동 집약의 최하단까지를 다 만들어내잖아요. 그러면 한국은 중고급 기술력을 갖고 있는, 제조업이 아주 매력적인 국가입니다.
중국이란 나라는 협력할 부분이 굉장히 많은 나라예요. 이념, 안보 이것만 갖고 또 먹고살 수가 없잖아요. 그럼 이제 먹고사는 문제는 경제 교류를 해야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가 그거를 의도적으로 모르는 척할 필요는 없잖아요. 미국은 유일한 동맹국이니까 가까이 가야 하고 또 중국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돼요. 그런데 그 협력 분야도 중국 기술이 치고 올라오면 '이거 이제 토사구팽 당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전략이죠. 포지셔닝 전략이라고 하잖아요.
* 포지셔닝 전략 : 시장을 세분화해 표적을 두고 제품을 차별화하는 전략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