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북한과 다시 대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응답대신 핵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핵 대응 태세를 한계 없이 진화시키겠다며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였는데, 앞으로 미국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핵물질 생산기지를 둘러보는 모습이라며 북한이 공개한 사진입니다.
원기둥 모양 은색 장비들이 양옆으로 늘어서 있는 2층 구조의 시설입니다.
방문 일자와 핵시설 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이 지난해 9월, 처음 선보인 핵 우라늄 시설과 같은 곳으로 추정됩니다.
[이성권/국민의힘 의원 (정보위 간사, 지난해 9월) : 과거의 여러 사례들을 종합을 해봤을 때 가능성으로서는 '강선'(평안남도 강선)일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핵 기지 현지지도에서 "적들을 제압할 절대적 힘은 물리력의 비축과 증가"라며 '핵 태세'를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 TV : (김정은 총비서는) 핵 대응 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며 변함없는 숭고한 의무이고 본분이라고 단언하셨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칭했고, 북한에 연락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는데, 북한은 지난 25일,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이번에는 김정은이 핵시설을 시찰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에 반응하는 모양새입니다.
대미 협상에 앞서 몸값을 높여두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또, 핵을 포기하지 않고, 줄이는 쪽으로 협상하는 이른바 '스몰딜'을 미국에 압박하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은) 많은 핵과 미사일에 관련된 그런 능력들을 과시하려고 할 겁니다. 핵 무장국으로서의 위치가 더 공고해졌을 때 그것을 바로 협상의 중요한 포인트로 삼을….]
하지만, 미국 백악관은 오늘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혀 '북미 스몰딜' 가능성에는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