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최소 3번은 충돌" 예상에도…대책은 땜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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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봤듯이 조류 충돌은 항공기에 치명적입니다. 그런데 전국 8곳의 신공항 예정지 대부분이 철새 도래지를 끼고 있고, 이미 조류 충돌 가능성이 심각해 1년에 최소 3번 이상 충돌한다고 평가된 곳도 있습니다.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그 실태를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착공을 앞둔 새만금 공항 예정지, 이른 아침 낮은 수풀 속에 쉬던 큰 기러기 떼가 날아오릅니다.

활주로 부지를 따라 남쪽으로 향하다 근처 군산공항 비행기 소음에 급히 방향을 바꿉니다.

수백 미터 떨어진 도로까지도 순식간에 이동합니다.

유네스코 유산에 선정된 서천 갯벌 등을 끼고 있어 먹이가 풍부하다 보니 새들에게는 이곳이 천혜의 보금자리입니다.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새만금 공항 부지의 조류 충돌 횟수는 연간 최소 10번에서 최대 45번으로 예측됐습니다.

활주로가 생기면 새들이 줄어들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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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기구는 인근 13km 내에, 조류 유인시설을 두지 말라고 권고하는데, 같은 범위에 조류 번식지만 5곳이고, 철새 도래지가 공항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오동필/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장 : (새만금) 공항 주변에 철새 서식지를 유도하는 농경지라든가 강 하구라든지 갯벌이 있기 때문에 이 공항 자체를 전체 다 횡단을 합니다.]

새만금뿐만이 아닙니다.

공항 예정지 가운데 전략영향평가를 마친 곳이 3곳 더 있는데 연간 최소 3번에서 최대 14번까지 조류 충돌이 예측됐습니다.

이런데도 공항이 추진되는 것은 국토부의 조류 충돌 저감책이 평가를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폭음기와 공포탄 등 기존 장비에 더해 인근 초지를 제거하고 야생동물 순찰대 등을 두겠다고 했습니다.

핵심은 대책의 실효성인데, 평가서에는 구체적인 실효성 분석이 빠져 있습니다.

[최재홍/녹색법률센터 변호사 : 현재는 공항 입지 적합성에 있어서 조류 충돌 위험을 제대로 검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라는 게 승인 심사가 아니라 협의 제도에 그친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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