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흥행 이을까…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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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 첫 번째로 소개해주실 영화는 뭡니까?

오늘 개봉한 따끈따끈한 영화입니다. 송혜교, 전여빈 주연의 “검은 수녀들”이라는 영화입니다.

Q. ‘검은 수녀들’이라면 혹시 꽤 오래 전에 나왔던 “검은 사제들”이라는 영화의 속편입니까?

같은 제작사가 만들었지만, 감독도 다르고 주연 배우들도 다르기 때문에 속편이라기 보다는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은 “파묘”를 내놓은 장재현 감독의 영화였고 김윤석, 강동원 배우가 사제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제목처럼 수녀 두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송혜교 배우와 “하얼빈”에서 공부인 역할을 한 전여빈 배우가 두 명의 ‘검은 수녀’로 나옵니다.

Q. 지난해 연초에 개봉했던 “파묘”가 천만 영화였는데, 또 연초부터 오컬트 영화가 나왔네요.

네, 오컬트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온 장재현 감독이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지난해는 “파묘”를 크게 성공시킨 게 일종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컬트 장르의 범위를 조금 넓게 보면 2023년에는 “잠”, “천박사:퇴마연구소”, 지난해는 “핸섬가이즈”같은 오컬트성의 영화가 나왔고, 올해도 박신양 주연의 “사흘”, “검은 수녀들”이 개봉했습니다. 또 앞으로도 애니메이션 “퇴마록”, 마동석 주연의 “데몬 헌터스”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난세다 보니까, 대중들이 초자연적인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최근 몇년 동안 주술과 관련된 일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죠.

Q. “검은 수녀들”은 어떤 내용입니까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한 남자 아이에게 귀신이 씌었습니다. 서양식으로 하자면 악령이 깃든 것이죠. 구마 사제를 기다리자니 아이가 죽게 생겼습니다. 신부이자 의사인 바오로는 정신병이라면서 치료로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송혜교가 연기하는 터프한 수녀 유니아는 이대로 놔두면 죽는다고 하면서 바오로의 제자인 미카엘라 수녀를 설득해 구마 의식을 벌이는 한편 과거 동료 수녀였던 무당까지 불러 악령과 맞선다는 이야기입니다. 

“‘검은 사제들”에서 큰 틀은 유지한 채 신부는 수녀로, 박소담이 연기했던 여성 부마자는 남성으로 바뀐 건데요, 실제 카톨릭 전통에서는 구마 의식은 서품을 받은 사제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송혜교 배우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수녀님들 만나서 얘기도 좀 많이 듣고 저도 이제 수녀님들 만나 뵙기 전까지는 이런 걸 좋아하실까 좀 싫어하실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는데 너무나 유쾌하게 대답을 해 주시더라구요. 나중에 완성되면 우리랑 다른 수녀 보러 가야겠네 이렇게 말씀 하시더라고요

Q. 연휴에 선택해볼만 할까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파묘”를 기대하고 가시면 안됩니다. 하지만 연휴 영화 라인 업 중에서는 가장 독특한 오컬트 장르의 영화라는 강점이 있을 것 같고요, 송혜교 배우가 연기하는 터프한 수녀의 매력도 있어서 대중영화로서 일정 수준의 오락성은 보여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그렇군요. 자, 다음 영화로 가볼까요? “메모리”라는 제목의 영화군요. 어떤 영화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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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입니다. 아주 독특한 러브 스토리입니다. 여자 주인공 실비아역을 맡은 제시카 차스테인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직후 선택한 독립 영화고요, 남자 주인공 사울 역을 맡은 피터 사스가드는 이 영화로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사정이 있어서 이 영화를 이틀에 걸쳐 나눠서 보는 바람에 집중을 잘 못하긴 했는데요, 마지막 장면이 끝나자마자 바로 처음부터 한번에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아주 독특한 러브 스토리라고 하셨는데, 어떤 점에서 그렇죠?

알츠하이머에 걸려서 단기 기억이 상실된 한 남자와 어렸을 적에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한 여자의 러브 스토리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와 잊어버리지 못하는 여자가 뜻하지 않게 만나서 서로에게 녹아드는 이야기입니다. 

동생과 함께 사는 남자는 보호받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동생으로부터 거의 금치산자 취급을 받고 살아갑니다. 착한 딸과 함께 사는 여자는 아버지의 성폭행을 사실상 묵인하는

어머니와 동생 때문에 타인을 믿지 못하고 철저히 방어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보통 러브 스토리는 대충 어떤 식으로 전개되겠다는 짐작이 되는데, 이 영화는 줄거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간혹 너무 잔잔하다고 평가받는 독립영화로서는 굉장히 큰 미덕입니다.

상처받은 영혼들이 진심으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테마곡 한번 들어볼까요. 대중 음악 역사에서 손꼽히는 명곡이죠.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프로콜 하럼이 1967년에 발매한  ‘A Whiter Shade of Pale’이란 노래인데요, 무려 천만 장의 앨범이 팔린 대히트곡입니다. 영화 곳곳에 나오고 특히 마지막 장면에 쓰여서 감동을 줍니다. 이 음악에 아주 잘 어울리는 영화가 나왔습니다. 

Q. 그리고 이번 주에 드디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의 신작 홍보를 시작했다구요?

네, “미키17”이란 영화구요, 외계 행성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아 하는 ‘미키’라는 복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 SF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봉감독은 이 소설이 출간되기도 전에 영화사로부터 요약문을 받고 매력을 느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 영화사는 워너브라더스입니다. 이 영화는 그래서 한국 영화가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워너브라더스와 봉준호 감독은 이번 주에 영화의 20분 가량을 미리 보여주면서 다음 달에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한국의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저도 전편을 본 게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봉 감독 얘기를 들어보니까, 아마도 “설국열차”와 “기생충”을 섞어놓은 것 같은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정확한 건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죠. 봉 감독 얘기 잠깐 들어보시죠. 

"주인공 미키가 처한 상황이 그래서 되게 묘한 것 같아요. 사실 이 죽는 것 자체가 직업이고 죽을 법한 상황이나 현장에 계속 투입이 되고 사람들이 다 기피하고 싶은 그런 위험한 일을 미션을 계속 이 친구한테 집중적으로 주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이 친구는 어차피 죽어도 다시 재출력 프린팅 될 거니까 괜찮지 뭐라고 하고 이 친구한테 모든 죽을 법한 일들 위험한 일들을 한데 그 일감을 몰아서 주는 거예요. 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되게 좀 비겁하고 잔인한 거죠.

Q. 다음 영화 두 편은 각각 프랑스와 일본 영화군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는 영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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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프랑스 영화 “애니멀 킹덤”과 일본 영화 “파문”이라는 작품입니다. 먼저 프랑스 영화인 “애니멀 킹덤”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난해 프랑스의 아카데미라고 할 수 있는 세자르 영화상에서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 기술 부문에서 5관왕에 오른 영화인데요, 4주 연속 프랑스 박스오피스 톱텐에 머물면서 100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수인, 그러니까 짐승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분명히 시각적인 충격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이긴 한데 이런 철학적인 영화가 제작되고 또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보면 확실히 프랑스다,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사람이 짐승으로 변해가고 사회는 혼란에 빠집니다. 엄마가 이미 동물로 변태되고 이제는 아들도 서서히 짐승으로 변해가는 한 가정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사람들은 수인을 기피와 혐오의 대상으로 여깁니다. 여기서 수인은 현대 사회에서 외국인이나 다른 계급의 사람들, 또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 등 다양한 타자를 상징합니다. 

수인들의 비주얼은 CGI를 많이 쓰지 않고 만들어졌는데, 조인(鳥人) 같은 비주얼을 보면 볼수록 내가 현실에서 저런 존재를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하게 됩니다.

Q. 다음은 일본 영화 “파문”인데요, 일본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구요?

네, 이 영화 역시 일본에서 좋은 비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우리에게는 “카모메 식당”으로 잘 알려진 여성 감독이죠,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입니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집을 나갔던 남편은 10년 만에 암에 걸린 채 돌아오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집을 떠난 아들은 오지랖 넓은 청각 장애인 여친을 데리고 오지만 주인공인 요리코는 뭔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한 느낌입니다. 

요리코는 인생의 공허함을 생명수 운운하는 사이비 단체에 빠져 달래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남편의 등장으로 그녀의 삶은 다시 헝클어 집니다. 답답하기 짝이 없는 일본 가부장 사회를 다시 만난 요리코는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갈까요? 엔딩 씬이 무척이나 속이 시원한 블랙 코미디입니다. 

Q. 마지막으로 요즘 뜻밖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역주행 영화가 한 편 있다면서요? 저희 세대의 스타 데미 무어에게 배우 인생에서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이달 초에 데미 무어가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죠, “서브스턴스”라는 영화입니다. 한달 열흘도 더 전에 6위로 개봉했던 영화가 점점 역주행을 하더니 오늘 소개해드린 박스 오피스에서 3위까지 올라갔죠. 독립예술영화로는 홈런이라고 할 수 있는 27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이 영화를 지난 달 개봉했을 때 소개해드리려고 했는데, 계엄 사태로 이 코너가 연기되면서 때를 놓쳤었습니다. 

프랑스의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영화구요, 영국과 프랑스 합작 영화지만 주연 배우들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맡았습니다. 왕년의 스타 데미 무어가 영화 속에서도 왕년의 스타 엘리자베스로 나오는데요, 그녀가 지금은 늙었다는 이유로 TV 에어로빅 프로그램에서도 잘리는 수모를 겪다가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주입해 격주로 젊은 여성으로 환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주연 배우들의 노출이 상당한 청불 영화지만 전혀 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현대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바디 호러 영화인데, 영화적 표현을 끝까지 밀어붙여 갈 데까지 가면서 관객을 충격에 빠뜨리는 영화입니다.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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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의 씨네멘터리

※ 기사 내용과 라이브 방송은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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