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을 해제하기 위해서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게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고, 또 실제 그런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사람도 여러 명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23일) 김 전 장관은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는 지시였다고 말했습니다. 맨손의 시민들이 지키던 국회에 군대를 보내놓고선 무장한 군인들이 다칠 수 있으니까 계엄군을 빼내라고 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친 겁니다.
이 내용은, 전형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장관 : 24시경 대통령이 전화주셔서 국회의원 출입하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하셨는데 불과 2, 30분 후에 반대되는 말씀을 하셨다는 게 이해가 안 갑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자신이 의원의 출입을 막거나, 국회에서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요원'을 빼내라고 한 말이 '의원'을 빼내라고 한 것으로 둔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장관 :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을 김병주 국회의원이 의원들 빼내라고 한 것으로 둔갑한 거죠?)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는 김 전 장관을 직접 조사했던 검찰 수사결과와 전혀 다릅니다.
윤 대통령이 당시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없게 국회의원 150명이 모이지 못하도록 현장 사령관들에게 직접 지시했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국회의원 1명씩 들쳐 업고 나오게 하라"고 지시했고, 당시 의결 정족수에 가까워지자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이진우/수도방위사령관 (지난달 10일) : 대통령님께서는 현재 상황이 어떠냐고 말씀하셔서.]
국회에 투입됐던 계엄군 지휘관들도 윤 대통령의 당시 지시를 일관되게 증언했습니다.
[김현태/707특임단장 (지난달 9일) : 국회의원들이 모이고 있단다.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단다, 막아라.]
[곽종근/전 특수전사령관 (지난달 10일) :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와 다수의 증언들로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의원이 아니라 요원이라고 말한 건 황당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