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포고령 가운데 큰 충격을 줬던 또 하나는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를 처단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23일) 변론에서 당시 김 전 장관에게 그 내용을 왜 넣었는지 웃으면서 물어봤다고 했고 김 전 장관도 기억이 난다고 맞장구쳤습니다. 별일 아니란 듯이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이현영 기자입니다.
<기자>
전공의 등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을 향해 48시간 내에 본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하겠다는 내용의 계엄포고령 조항에 대해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자신이 쓴 조항"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장관 : 당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의료시스템 붕괴로 인해 국민 건강과 안전이 굉장히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업무복귀를….]
윤 대통령이 아니라 김 전 장관 자신이 처음부터 포고령에 포함시킨 조항이란 겁니다.
윤 대통령도 김 전 장관과 당시 상황을 회고하는 듯한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계엄 직전인 지난달 1일 또는 2일쯤, 김 전 장관이 계엄포고령 초안을 갖고 왔는데, 윤 대통령이 '전공의 처단' 조항을 보고 왜 넣었는지 웃으며 물었단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 이걸 제가 '왜 집어넣었냐' 웃으면서 이렇게 얘기하니, 이것도 그런 측면에서 '계고한다는 측면에서 그냥 뒀습니다' 그래서 저도 웃으며 놔뒀는데 그 상황은 기억하고 계십니까?]
해당 상황이 기억나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그제서야 기억난다고 화답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장관 : 네, 기억납니다. 지금 말씀하시니까 기억납니다.]
탄핵심판 피청구인이자 내란 혐의 피의자인 윤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또 다른 피의자인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의 말을 받아 맞장구를 치는 상황.
구속된 두 사람이 서로 만나 말을 맞추고 혐의의 심각성을 축소하려고 헌재 탄핵심판 절차를 이용하는 것 아니냔 지적까지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