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대한민국 대표 정치분석가들과 한국 정치를 컨설팅해드립니다.
※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구속, 구속 이후 지지자들의 법원 폭력 사태 등 헌정사상 초유의 일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데요. 지지율 상승의 의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102회에 출연한 유의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잘해서 올라간 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올라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유지하고, 나아가 가시화된 조기 대선에 승기를 잡으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최근까지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유의동 전 의원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아래 내용은 1월 21일 방송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정유미 기자 :
<스토브리그>, 벌써 보니까 세 번째 출연이시네요. 국민의힘 유의동 전 의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유의동 전 의원 :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유미 기자 :
복 많이 받으세요. 어떻게, 잘 지내셨어요?
유의동 전 의원 :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정유미 기자 :
덕분에? 저는 잘 못 지냈는데. (웃음) 여의도연구원장을 그 자리에서 물러나신 지가 한 달이 안 되신 거죠?
유의동 전 의원 :
사의 표명한 거는 좀 되는데요. 수리되고 그런 거는 한 달이 채 안 된 것 같습니다.
정유미 기자 :
너무 짧게 하셨어요.
유의동 전 의원 :
예, 역량이 부족해가지고.
정유미 기자 :
한동훈 대표가 그렇게 되면서 따라서 이렇게 하신 거잖아요.
유의동 전 의원 :
네, 네.
정유미 기자 :
한동훈 전 대표는 요새 어떻게... 안부 계속 주고받고 하실 거 아니에요?
유의동 전 의원 :
자주 하는 편은 아니고요. 제가 사임하고 나서 한 번 정도 뵌 것 같아요. 두 번 뵀나? 두 번 뵀어요.
정유미 기자 :
뭐 하고 지내세요?
유의동 전 의원 :
글쎄, 이분 저분 다양한 분들을 만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유미 기자 :
한동훈 전 대표 예전에는 잠행? 선거 끝나고는 만나는 장면들이 막 사진도 뜨고 이랬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가지고.
유의동 전 의원 :
그런 걸 최대한 조심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있어요. 그런 게 당신이 생각하는 의도하는 바와 달리 다른 가십처럼 소비되는 경향이 있으니까. 지금 정국이 매우 엄중하잖아요. 그런 것들은 스스로가 조심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이런 느낌을 전달받았습니다.
윤태곤 실장 :
그건 잘한 것 같더라고요. 원래 미국 간다고 하다가 안 간다고 그랬잖아요.
정유미 기자 :
국내 여행 원래 한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윤태곤 실장 :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초청... 박정하, 한지아 두 분하고 간다고 했는데 안 간다라고 한 게 두 가지 의미에서 잘한 것 같은 게 국내 상황이 안 좋으니까. 그거랑 지금 간 사람들 다 TV로 보고 온다고 하는데. (웃음)
정유미 기자 :
아, 오히려 가서도 우리나라 뉴스 봐야 되는 상황?
윤태곤 실장 :
아니, 가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미국 가서 보려는데 TV로 보고 온다니까.
정유미 기자 :
아, 어차피 못 들어가니까. 어쨌든 조용한 행보를 하고 계시니까. 대중 앞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런 거를 윤 실장님은 그래도 잘하고 있다고 보시는 거죠?
윤태곤 실장 :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앞서 우리가 이야기했지만 한동훈 개인의 입장에서는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그 사람들 걱정을 왜 해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보수 진영 전체의 입장에서 볼 때는 한동훈으로 상징되는 이 부분에 대한 목소리 자체가 사라져 버리니까. 한동훈이 앞에서 돌을 맞더라도 한동훈이 있어 주면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할 사람들이 있고 대중들도 '우리 말이 맞잖아 결국' 이게 세력이 될 텐데 너무 오래 빠져 있으면 한동훈 개인의 플랜도 그렇지만 보수 진영 내 합리적인 이런 목소리 자체가 아예 사그라들 위험도 보인다.
정유미 기자 :
의원님도 이렇게 빨리 이 자리에서 내려오실 거라고는 생각 못 하셨죠?
유의동 전 의원 :
예, 그렇죠. 계획도 나름 있었고요. 긴 호흡으로 준비를 해야 될 내용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준비들을 한참 하고 있었던 차였거든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12월 3일날 계엄령 선포되면서 모든 게... 저희 당이 제가 남아서 그 일을 한다고 그래서 그것을 온전히 끌고 나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비대위가 들어선 마당에 새롭게 새 분이 오셔서 이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 거죠.
정유미 기자 :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유의동이라는 사람이 이끄는 여의도연구원이 어떻게 달라질까. 뭔가 하시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싹을 틔워보기도 전에... 약간 그래서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윤태곤 실장 :
정당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정당을 정의하는 목적이나 이런 것들은 각기 다 다른 바가 있겠습니다만, 궁극적으로는 정권을 획득하는 수단이지만 이 수단을 활용하는 목표가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저희 당이 목표를 잃은 지 오래된 것 아니냐라는 문제 인식이 있었고요. 그 부분을 세우게 되면 그 어느 정당보다도 훨씬 더 본연의 기능을 잘 해낼 수 있는 당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비전과 목표를 좀 재정립하는 시간을 드렸었고. 그게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니까, 그리고 공감대도 당내에서 함께 얻어내야 되는 일들이니까 그런 것들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중에 이런 일들이 생겼죠. 안타깝게.
정유미 기자 :
그랬군요.
윤태곤 실장 :
요즘 당 볼 때 어떠세요? 이 지도부.
유의동 전 의원 :
아...
정유미 기자 :
한숨과 웃음이.
유의동 전 의원 :
얼마나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정유미 기자 :
방송 끝나고 하시는 것처럼.
유의동 전 의원 :
방송 끝나고 하는 것처럼 하면...
정유미 기자 :
왜냐면 유의동 의원님은 진짜 딱 나가시면서 달라지세요. 말투부터.
윤태곤 실장 :
그리고 제가 볼 때 유의동 의원은 본인이 생각할 때 '내가 이 정도 해도 되나'라고 하는 거 해도 돼요. 기준점이 낮기 때문에 그걸 좀 높이 해도.
유의동 전 의원 :
저는 사실은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정치 뉴스를 안 봅니다.
정유미 기자 :
못 보시는 거 아니에요?
유의동 전 의원 :
정치 뉴스를 안 보게 되는 게, 보게 되면 스트레스가 너무 과하고요. 제가 지금 쉬어야 되는 시간인데... 안 보고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사실까. 저희는 정치 고관여자들이니까 매일매일 뉴스 하나하나, 속보 하나하나에 감정 희비가 오고 가지만, 일반 시민들은 자신의 일상들이 매우 바쁘신 분들이거든요. 하루 치 뉴스, 일주일 치 뉴스, 어쩌면 한 달 뉴스, 어쩌면 1년 뉴스를 한 번에 이렇게 몰아서 획득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했고, 제가 만나는 분들 역시 그런 분들이어서 저도 정치 뉴스를 조금 멀리하고 살아보는 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아무래도 이제,
정유미 기자 :
잘 안 되시죠?
유의동 전 의원 :
문자가 오거나 소통하는 전화 통화 중에 중간중간 이것들을 업데이트하게 되는데, 사실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운 상황이죠. 저희 당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고.
정유미 기자 :
스트레스 받으시는 게 약간 이런 거 아니에요? '내가 지금 있었으면 저기서 저렇게 안 했을 텐데' 이런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
유의동 전 의원 :
그게 아니고 대안을 만들어서 우리가 그 대안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야 되는 그런 힘들이 현실적으로는 보이지 않으니까 답답한 거죠.
정유미 기자 :
비슷한 얘기시네요.
유의동 전 의원 :
약간 무기력함 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거죠.
윤태곤 실장 :
방금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흔히 옛날에 일반인이다, 우리 다 일반인이지만, 일반인은 '우리 정치에 관심 없어. 나 사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냐'라고 하는데 법원 때려 부숴가지고 법원이 재판도 못하고 길 막히고, 뭐 누구 총을 쏘니 마니 이런 소리까지 들리고 이게 일반인의 삶하고도 관계가 되잖아요. 집에서도 그렇지 않아요? 제 딸도 초등학교 이제 3학년 되는데 뉴스 보다가 어쩌고 저쩌고, 법원이 이랬니 저랬니 하는 거 보면 참 기가 막힐 지경이니까.
정유미 기자 :
아니, 아침 인사예요. '윤석열 대통령 어떻게 됐어.' 아이들과의 아침 인사가 밤사이 구속영장이 발부가 됐는지 안 됐는지.
유의동 전 의원 :
근데 실물 경제가 여의도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안 좋거든요.
정유미 기자 :
지역 보시면서 많이 얘기하실 거 아니에요.
유의동 전 의원 :
제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경제 주체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다양한 직역, 다양한 업종에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니까 그분들의 이야기가 그냥 예사로 들릴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지금 되게 심각하고 어려운데 여의도를 책임지고 있는 양당이, 또 집권당이, 아니면 절대 다수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들은 이상한... 예를 들면,
정유미 기자 :
차기 집권?
유의동 전 의원 :
차기 집권과 관련된 모든 일들에 대한, 그리고 국민들이 들어서 뭐 유쾌하지 않은 내용들로만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그게 답답하죠. 속상하고.
정유미 기자 :
국민의힘 평가를 나눠서 제가 질문을 드려보고 싶은데, 이번에 있었던 그 충격적인 서부지법 폭동, 이건 국민의힘이 부추겼다는 의혹을 민주당에서 계속 제기를 하고 있고, 언론에서도 시키지는 않았지만 약간 윤 대통령 메시지부터 시작해서 국민의힘의 지금 이런 것들이 아까 말씀하셨지만 뒷배가 되고 있다 이런 평을 하셨는데, 의원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유의동 전 의원 :
제가 소속한 정당인데 제가 소속한 정당에서 그것을 부추겼다고 얘기하기는 좀 어렵지만, 사실 책임지고 이 부분이 악화되지 않도록, 제어한다는 표현이 어떨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노력들이 부족했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정유미 기자 :
부족했고, 지금도 그건 현재 진행형인가요?
유의동 전 의원 :
왜 그러냐면, 제가 생각하는 보수라는 개념은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유지 발전될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공동체를 잘 유지 발전시키는 데 아주 기본적인, 기초적인, 필수적인 두 요소가 지금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선거와 법치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중에 제일 중요한 이 법치에 관한 부분, 법치가 도전받는 부분, 이런 불상사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사실은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저희 당은 관여해서도 안 되고 적극적으로 그것을 통제하고 제어하고, 이런 것들을 사전에 막는 이런 노력들이 반드시 있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민주당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저희 당 입장에서는 그와 관련된 발언이나 지도부의 이 사건과 관련된 언급들이 조금 더 신중하고 조금 더 준비된 상태에서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윤태곤 실장 :
당에 스펙트럼이라는 게 있잖아요. 제가 요즘 놀라는 게 '저 사람들은 저럴 줄 알았다'라는 사람들도 있고, 권영세, 권성동 이 두 분을 보면 제가 생각할 때 저분들이 저 정도였나 싶어서 놀라거든요.
정유미 기자 :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극우 유튜버들에게 설 선물을 보낸 게 또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
윤태곤 실장 :
'경찰이 민주노총하고 차별 대우하냐' 막 이런...
정유미 기자 :
잘 아시잖아요, 의원님.
유의동 전 의원 :
근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정치인도 사람이니까 하고 싶은 말이 있죠.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하지 말아야 되는 시점과 장소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 발언은 충분히 개인적으로 인간으로서 하고 싶은 말들이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그것을 카메라 앞에서, 또 대중들이 인식할 정도로 얘기하는 건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유미 기자 :
또 하나 저는 궁금한 게, 지금 어떻게 보면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선봉에 서서 싸우고 계신 분 있지 않습니까? 윤상현 의원. 윤상현 의원은 계속 오래 같이 정치를 해오셨으니까요.
유의동 전 의원 :
같이 정치를 한 것보다는 한 공간에서. (웃음)
정유미 기자 :
묶이는 것도 싫어하시는구나. 알겠습니다. 어쨌든 같은 당 안에서 오래 계셨으니까.
유의동 전 의원 :
윤상현 의원의 상상력이라고 할까, 정치적인 생각은 제가 감히 그 알고리즘을 따라가기는 어려워서 왜, 어떤 맥락에서 그런 자리에 등장하시고 그런 타이밍에 그런 발언을 하시는지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것도 한 정치인의 자유라고 하니까 생각하니까 그럴 수는 있겠습니다만 아무런 계산 없이 그분이 그 일을 하지는 않으셨을 거예요. 그게 그분한테는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득이 된다라고 생각을하니까 그런 일을 하지 않으셨겠어요.
정유미 기자 :
'대선을 생각하는 거다' 이렇게 많이들 생각하잖아요.
유의동 전 의원 :
그럴 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저는 이런 시도들이 매일매일... 그래서 뉴스를 안 보려고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이게 그날그날, 또 그 주간에는 아주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뉴스인 것 같지만 일정한 시점을 지나고 보면 그것보다 더한 일들도 저희 머릿속에 안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크게 그 뉴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윤태곤 실장 :
근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그분들 아까 제가 '그럴 만한 사람들도 있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권-권 두 사람 같은 경우에는 제가 평소에 보면, 제가 그분들한테 완전히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그분들 정도면 '아, 이분들은 이런 계산으로, 이런 로직으로 움직이는구나'라는 식에 대해서 이해는 있을 만한 인물들이거든요. 동의는 완전히 안 되더라도. 근데 최근에 보면 그분들이 하는 거에 대해서 제가 이해가 잘 안 되는. 이렇게 해서 어떡하자는 거지?
유의동 전 의원 :
그러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좀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은 이해는 하지만 동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저희가 대통령께서 구속을 당했고 국회에서 탄핵을 받았고 탄핵심판을 앞두고 있는 입장이고, 그래서 구체적으로 저희 당에서는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는 않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인식하기에 '조기 대선이 가까이 온 거 아니냐' 이런 인식들을 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염두에 둔다면 사실은 지금 저희 당은 훨씬 더 소위 말하는 오른쪽, 방향성으로 따지면 오른쪽으로부터 중도 외연 확장하는 쪽으로 나와야 되고, 만약에 조기 대선이 현실화가 된다고 하면 대선을 준비하는 기간은 딱 두 달밖에 안 돼요.
정유미 기자 :
그렇죠.
유의동 전 의원 :
후보자를 선출하고 캠페인을 하는 기간만 순수하게 따져도 한 달 남짓 될 텐데 그때 그 어떤 후보가 등장하든지 그 후보가 중도 외연 확장을 갑작스럽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거든요. 바통을 넘겨주면 지금 현재의 비대위에서 방향 전환을 서서히 이렇게 해나가야 되는데, 지금은 그 방향 전환에 대한 모습이나 노력들이 보이지 않아서 그게 좀 안타깝습니다.
정유미 기자 :
오히려 더 이쪽으로 가고 있는 거 아닌가요?
유의동 전 의원 :
그렇죠.
정유미 기자 :
그렇게도 보이시죠?
유의동 전 의원 :
개인의 결정, 작은 집단의 결정이라는 것은 작은 모터보트처럼 방향을 급선회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정당, 국가 이렇게 조직이 큰 데는 방향을 순식간에 오늘 여기에서 내일 저쪽으로 바로 옮기기가 어렵거든요. 선회하는 과정을 거치죠. 그렇지 않으면 배가 넘어지니까요. 근데 그 선회하는 과정을 거치려면 지금부터 방향타를 돌리기 시작을 해야 되는데 제가 보기에는 지금 이 분위기에 너무 압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정유미 기자 :
분위기에 압도됐다?
유의동 전 의원 :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또 구속이 되고 이런 과정들이 우리 보수 진영의 절명으로 연결되는 거 아니냐.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의 사태처럼. 그래서 모든 분들이 긴장해 있고 이런 것들이 마음이 모이다 보니까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보수의 목소리가 좀 높이 올라가는 부분도 있고, 분명하게 보수가 결집하는 현상은 보이잖아요. 이게 짧은 기간 내에 갑작스럽게 결집하다 보니까 지금 지도부들도 그 분위기에 압도당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김영우 전 의원이 그 얘기를 했더라고요. '이게 국민의힘에게는 독약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앞서고 있는 지지도 결과가.
유의동 전 의원 :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죠. 성적표가 좋아지면 공부하는 노력이 게을러지고 한숨 더 자려고 하고 이런 게 일반적인 예잖아요. 지금 이런 것들이 우리가 잘해서 포인트가 올라갔다기보다는 상대방의 실수,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포인트가 올라갔다고 해석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보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착각할 수 있는 거죠. '우리 이거 잘하고 있는 것 같아. 이대로 가면 돼.'
윤태곤 실장 :
지난주에 제가 그 이야기했는데 재건축을 하려면 건물을 올리는 것보다 철거가 늘 어렵기 마련이다. 여기도 철거를 해야 뭘 세우는데, 무슨 가건물 세우고 있고 기둥 박고 있고. 살 수 없는 집인데 이걸 계속 뭔가를 하고 있으니까 더 어렵지 않나 싶고. 저는 요새 윤 대통령 쪽 보면 되게 고무돼 있는 것 같은데 이분들이 고무돼 있는 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역대 우리 대선에서 보면 만방(바둑에서 큰 차이고 이기는 경우) 승부, 그러니까 1%, 2%, 3% 차이 날 때 말고 20% 정도 차이 났던 적이 몇 번 있어요. 그 전조를 보면은,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때. '정권 재창출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 나는 나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일을 할 거다. 그건 당의 일이고.' 그리고 그때 열린우리당, 청와대에서 특히 'MB 되면 나라 망하냐', 유시민 이런 분들이 그런 이야기했어요. 만방 승부.
박근혜 대통령도 탄핵되기 전부터 계속 이야기했던 게, 계속 혐의를 갖고 있었던 게 'TK 중심 자기 정당 만든다.' 정권은 넘어가든지 말든지 간에 내가 이렇게 갖고 있으면 된다라고 하다가 그게 만방 승부로 갔죠. 요즘 오히려, 정말 그로테스크한 일이지만 탄핵된 이후에 윤 대통령이 그렇게 되고 있는 거잖아요. 탄핵 전에는 오히려 엄두도 못 냈는데 차마 그 엄두도 못 냈는데, 탄핵되고 나니까 '잘하면 정권 재창출, 그건 너네 일인 거고 내가 여기 30% 딱 잡고 있으면 되겠다.' 그러면은 제가 볼 때는 또 만방 승부거든요.
유의동 전 의원 :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해요. 우리나라가 기본적으로 대통령제도 하고 있고 소선거구제를 운영하고 있어서 양당으로 운영되는 이런 기제를 갖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양당제로 운영이 되면 웬만하면 51대49 게임으로 이렇게 간다고 봅니다. 근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 우리 보수 진영이 51에서 49 정도를 형성하고 있던 분들 중에 보수를 떠난 분들이 어느 지점엔가 가서 모아져 있거든요. 구체적으로 몇 %다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 상당수의 분들이 거기에 가 계시는 거죠.
그런데 지금 최근에 나오는 여론조사를 보면, 탄핵을 찬성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구체적인 숫자는 제가 외우지 못하지만 대략 6대4, 아니면 많으면 7대3 정도로 '탄핵은 옳았다. 찬성한다'라는 견해가 있잖아요. 그런데 요 며칠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박빙이거나 아니면 약간 국민의힘이 올라가 있거나. 간격이 컸었던 것이 빠르게 쫓아 올라가고 있잖아요. 50% 전후로 양당이 각축을 벌이는데 이 두 기간에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탄핵은 찬성하면서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이 집권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교집합적인 요소에 계시는 분들이 저는 아마 박근혜 대통령 이후에 잠깐 떠나 있었던 분들, 그런 스윙보터적인 역할을 하는 보수 성향의 분들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정유미 기자 :
보수 성향의 중도층 이 정도로?
유의동 전 의원 :
그렇죠. 근데 그분들이 없으면 선거를 이길 수가 없어요. 그분들이 없으면 선거를 이길 수가 없다고요. 근데 지금 우리 당이 하는 행태가, 선거를 이겨야 되니까, 선거를 이겨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한 번 하든 아니면 민주당이 그간 19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가지고 국정을 농단했던 부분을 심판을 하든 하게 될 거 아니에요. 대통령 선거를 이겨야 된다는 게 저희한테는 절체절명의 목표인데 지금 이 과정을 통해서 중도 보수를 향해 가는 노력이 없이 이길 수 있겠느냐는 거죠. 저는 이 상태로 가면 이번 선거는 이기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정유미 기자 :
발목이라도 붙잡고 싶으시겠어요. 오른쪽으로 가는 국민의힘 사람들을.
윤태곤 실장 :
제가 요즘 가만히 생각해 보는 게, 제가 원래 이런 거를 따지는 사람인데 자꾸 요즘은 제가 정략보다 나라를 자꾸 생각하게 돼서,
정유미 기자 :
대통령보다 나라를 더 걱정하세요.
윤태곤 실장 :
아까 말씀하신 중도 보수로 가야지 선거를 이길 수 있다라는 테크니컬한 면이 있는 것이고, 실제로 공동체가 유지가 될 때는 과거에 보면 좌파라고 하는 사람들이 저항권 같은 거 이야기하고 우리 오늘 이야기하니까 조금 실정법 어길 수도 있고 뭐 '학생들이 잡혀왔습니다' 야당 의원들한테 전화해서 '변호인단 해주십시오'라고 하는 거를 똑같이 이쪽이 하고 있고, 원래 이분들이 입만 열면 경제, 질서, 안보 이야기하던 분들이 그건 사라지고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켜야 된다. 그게 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러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나라가 과연 유지가 될 수 있느냐. 원래 공동체에 대한 가치, 보수적인 가치는 왼쪽이 약간 흔들고 오른쪽이 버티면서 개혁이 되는 건데 제가 생각할 때는 왼쪽이, 흔들어놨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인권위든지 왼쪽에서 만들어 놓은 기제들을 인권위에 있는 윤 대통령 친한 사람들이 '윤석열 인권 보호해야지. 우리 의제로 올려야 돼' 막 이러고, 전광훈 이런 사람들이 나와서 '저항권 해야 돼.'
정유미 기자 :
예전에 좌쪽에서 했던 일들을.
윤태곤 실장 :
왼쪽이 만들었던 그 제도들을 그대로 써가지고. 이런 표현 되게 심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왜 교도소 재소자들이 늘 인권위에 편지 쓰고 해가지고 교도관들이 힘들다고 그러잖아요. 그런 꼴이에요. 선거를 누가 이기고 지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가 어디로 갈 거냐.
유의동 전 의원 :
방금 말씀 주셨던 그런 의제들을 민주당이 했었던 것은 저는 '좌'여서 했었던 것 같진 않고요. 그런 의제들을 주로 내세우는 분들은 비주류의 분들이 그런 의제를 내세운다고 생각을 해요. 주류 입장에서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 공동체를 얼마나 잘 유지 발전시키느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어서 그런 이슈로부터는 거리가 멀었었는데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건 저희가 비주류임을 자임하는 거거든요.
지금 현재 대통령께서 '야, 이거 선거가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근데 선거 관리에 모든 책임을 지고 있잖아요. 그 책임뿐만 아니라 그것을 운영 관리하는 권한을 갖고 계시는 분이시잖아요. 낯설죠, 그런 주장 자체가.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선거하고 법치가 우리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물음표를 제시한다면 저희가 스스로 비주류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 당이 지향하는 바가 뭔지를 우리 소위 말하는 보수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공감하는 하나의 가치 내지는 집단적 가치 같은 게 없는 거죠. 그런 것을 만드는 게 여의도연구원에서 필요했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그런 것들을,
정유미 기자 :
하시려 했지만,
유의동 전 의원 :
준비하는 과정이었었는데...
윤태곤 실장 :
그래서 요즘 드는 생각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한동훈 대표한테 내려간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와서 쥐어터지더라도 와야 되는 거 아닌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진영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정유미 기자 :
'이렇게 오른쪽으로 가고 있는데 그대로 있냐.'
윤태곤 실장 :
지금 명절 앞두고 이재명 대표는 은행장들 불러서, 대통령 놀이한다는 비판도 받지만, 처음에는 '금리를 낮추라 마라 압박하는 거 아니야?'라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여러분 힘든 거 뭐 있냐. 정치권에서 해줄 거 있으면 다 이야기해라.' 은행장들 불러가지고. 같은 시간에 여당 비대위원장은 곱창김. '보수 유튜버들 함께합니다. 응원합니다.' 이거는 되게 전도돼 있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