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감은 북한군 포로 "참전아닌 훈련으로 믿어"…"국정원 통역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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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 군인 2명은 각각 20세, 26세의 젊은 병사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은 각각 턱과 다리를 다친 채로 수도 키이우로 후송돼 치료를 받는 한편 현지에 파견된 한국 국가정보원의 통역지원 하에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BU는 쿠르스크 전장에서 생포한 북한군이 각각 2005년과 1999년에 출생한 병사들로, 2021년과 2016년부터 군에 복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심문을 위해 키이우로 이송된 상태로 국정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사를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SBU는 설명했습니다.

SBU에 따르면 2005년생으로 20세인 병사는 소총병으로 생포 당시 시베리아 남부 투바 공화국 출신의 26세 남성인 것처럼 돼 있는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병사는 지난해 가을 북한 전투부대가 러시아에서 러시아 부대와 1주일간 함께 훈련받았을 때 이 신분증을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아니라 훈련을 위해 파견된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1999년생으로 26세인 또 다른 생포 병사는 자신이 저격수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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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다쳐 말을 할 수 없는 탓에 종이에 답변을 적는 식으로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SBU는 전했습니다.

SBU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공개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한 명은 턱에, 한 명은 손에 붕대를 감은 채 병원으로 보이는 시설의 침대에 누워 있고 빨대로 물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의사는 한 병사는 안면에 상처가 있어 치과 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다른 병사는 다리가 골절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SBU는 이들이 치료받고 있으며 "국제법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적절한 조건에서 구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특수작전군 84전술그룹과 공수부대가 이들을 생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명은 지난 9일에 붙잡혔다고 공개했고, 다른 한 명의 생포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SBU는 북한군 생포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에 참여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에 "첫 북한 전쟁 포로들이 키이우에 있다"면서 "용병이 아닌 정규 북한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 군인을 생포해 신상 내역과 함께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가 북한군 생포를 보도했으나 국정원은 지난달 27일 해당 북한군이 부상 악화로 사망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다친 북한군 몇 명을 생포했지만 심각한 부상으로 모두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생포된 북한군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작전 및 북러 협력과 관련한 중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생포된 포로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러시아 군사작전과 북한군의 상호작용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생포된 북한군 2명의 신병처리는 방향도 주목됩니다.

러시아가 생포된 북한군을 러시아군 소속으로 인정한다면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약'에 따라 전쟁포로 지위가 부여되고 러시아 송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 모두 자국군 소속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들은 '불법 전투원' 등으로 간주돼 전쟁포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해당 병사들이 한국행을 원할 경우 귀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모든 국적의 포로를 전쟁포로로 대우하며 북한군 병력도 우크라이나인과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전 발언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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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은 지난해 11월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됐습니다.

파병군 규모는 1만 1천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텔레그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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