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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최고의 재료, 최고의 맛…산해진미만 모아 만든 특별한 요리 [스프]

[윤덕노의 중식삼림(中食森林)] 온 가족이 모여 행복한 전가복(全家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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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는 한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가 은연중에 녹아 있다. 중국 음식도 예외가 아닌데 세계로 퍼진 중국 음식 속에는 현지의 문화와 역사까지 곁들어 있다. 지구촌 중국반점의 요리를 통해 중국 본색을 알아보고 세상을 들여다본다.

팔보채는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맛을 내는 중국 요리다. 전복, 해삼, 새우, 죽순 등 중국인이 좋아하는 여덟 가지 보물 같은 재료가 들어갔다고 해서 이름도 팔보채(八寶菜)가 됐다.

팔보채처럼 여러 재료를 쓰지만 팔보채보다 한 단계 윗등급(?)으로 꼽는 요리가 전가복이다. 많은 경우 전가복을 해물 요리로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그 이상이다. 원래의 전가복은 하늘을 나는 것(禽), 땅 위에 있는 것(獸), 물속에 사는 것(魚), 산속에서 자라는 것(菜) 중에서 특별히 좋은 것을 골라서 모아 만든 요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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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보채(좌)와 전가복(우). 출처 : 게티이미지

전가복(全家福)이라는 이름도 가족 전체가 행복해진다는 뜻이다.

이 음식을 먹으면 가족이 왜 행복해진다는 것일까? 단순히 값비싼 재료를 사용해 그만큼 맛이 좋기 때문일까?

전가복이라는 이름이 생긴 배경으로는 다양한 유래설이 있지만 믿을 바는 전혀 못 되고 다만 심심풀이로 알아두면 나쁠 것은 없겠다.

유래설 중 하나로 전가복은 진시황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진시황 35년에 분서갱유가 일어났다. 서적을 태우고 귀찮게 잔소리하는 유생들을 생매장해 죽인 사건이다.

이때 주현이라는 유생도 땅속에 파묻혔는데 정신을 차린 후 필사적으로 흙을 헤치고 나와 산속으로 도망갔다. 그리고 관원의 체포를 피해 낮에는 자고 밤에는 일어나 산속의 야생 과일과 채소를 먹으며 목숨을 연명했다.

몇 년이 지나 진시황이 죽고 그 아들 호해가 즉위하자 주현이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예전 집은 폐허가 됐고 아내와 자식은 뿔뿔이 흩어져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비통함에 잠긴 주현은 스스로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으려고 했는데 한 어부에 의해 구조됐다. 사연을 들은 어부는 작년에 홍수가 났을 때 한 소년을 구해 준 일이 있는데 그 소년이 근본이 있어 보여 사위로 삼았다며 성이 주 씨니 당신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며 한 번 보기를 권했다. 어부의 집으로 가 보니 과연 주현의 아들이었다. 수년 만에 상봉한 부자는 서로 붙들고 통곡을 했고 이후 주현은 아들 곁에서 고기를 잡으며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주현이 시장에서 물고기를 팔고 있는데 돌연 사람들 중에서 낯익은 모습이 보여 쫓아가 봤더니 헤어진 아내였다. 마침내 온 가족이 모이게 됐다.

이 모습을 본 어부가 산해진미를 모은 후 이름 있는 요리사를 불러 주 씨 일가족의 해후를 축하하는 잔치를 열었다. 이때 일가족의 비통한 이야기를 들은 주방장이 요리를 만들어 놓고 고심 끝에 전가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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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복. 출처 : 게티이미지

또 다른 유래로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가 지은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명 태조 주원장의 넷째 아들로 북경 지역을 다스리는 연왕(燕王)이었던 영락제는 조카였던 2대 황제 건문제로부터 황제 자리를 빼앗은 후 수도를 남경에서 북경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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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된 영락제는 정월에 황후와 황태자를 거느리고 미복을 한 채 궁궐 밖으로 나가 등불놀이를 구경하다 돌아온 후 시장기를 느끼자 주방에 음식을 장만하라고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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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3대 황제 영락제. 출처 : 바이두

하지만 늦은 시간 모든 재료가 식어 얼어붙은 상황에서 요리사들이 손쓸 방법이 없었다. 그리하여 차갑게 식은 각종 재료들, 해삼과 전복, 생선 부레, 상어 지느러미, 닭고기, 생선, 새우, 버섯 등 모든 재료들을 냄비에 모아 요리한 후 그 요리를 진상했다. 복잡 다양하고 기묘한 맛 때문에 영락제가 기뻐하며 요리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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