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대통령 구속과 양곡관리법 개정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를 몰고 상경한 농민들이 어제(21일) 낮부터 서울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트랙터가 경찰 차벽에 막힌 상황이 밤새 계속되자, 시민들이 대거 가세해 시위대를 막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경찰이 28시간 만에 물러섰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먼저 박수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농민들이 트랙터 30여 대를 몰고 서울 남태령고개에 도착한 것은 어제 낮 12시쯤입니다.
농민들은 대통령 관저로 갈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도로 전차선을 가로막자 농성이 시작됐습니다.
[육철수/경남 거창군 농민 : 경찰이 막으니까 앞으로도 못 가고 뒤로도 못 가고 어젯밤에 현장에서 추위에 덜덜 떨면서 지냈습니다.]
경찰과 대치는 밤새 이어졌고 농민들의 진입이 가로막혔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속속 몰려들었습니다.
[불법 경찰 차 빼라! 불법 경찰 차 빼라!]
경찰차를 둘러싸고 차를 빼라는 항의가 이어졌지만, 시민 대부분은 응원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날이 밝으며 더 많은 시민이 가세하면서 남태령 도로에는 오후 3시 기준 주최 측 추산 3만 명, 경찰 추산 4천 명이 모여들었습니다.
[오려원/경기 화성시 : 경찰들이 시위대가 나아가는 걸 막고 있다고 들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항의하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시민단체와 야당을 중심으로 시위대를 막은 게 위법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전면 통제로 일대 교통이 큰 혼란을 겪자 경찰은 28시간 만인 오후 4시 40분쯤 도로를 막고 있던 경찰차를 철수시켰습니다.
[우와! 이겼다, 이겼다.]
경찰과 농민들이 합의해 트랙터 30여 대 중 13대만 서울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로 이동했고, 일반 시민과 시위대도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강시우,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