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어린이 96% '죽음 임박' 느껴…절반은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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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모습

1년 넘게 포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이 죽음이 임박했다고 느끼거나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등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시간 11일 가자지구 내 NGO 단체가 아동구호단체 '워차일드'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심리조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가자지구 내 어린이 504명의 부모나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1명 이상의 자녀가 다치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부모를 잃은 가정이 대상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96%의 어린이들이 죽음이 임박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9%는 트라우마로 인해 실제로 죽기를 원했고, 92%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으며 79%는 악몽에 시달렸고, 73%는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아동의 60% 이상은 전쟁 중 트라우마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일부는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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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어린이들이 공포, 불안, 수면장애, 악몽, 손톱 물어뜯기, 집중력 저하, 사회적 위축 등의 증상을 동반한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심리적 피해가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집과 학교가 폭격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으며 안전을 위해 가족과 헤어져 난민이 된 어린이들도 있었다"며 "가족과 헤어진 어린이들은 착취와 학대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트라우마 반응은 정서적 고통과 불안, 퇴행, 악몽, 수면장애, 섭식 문제, 신체적 통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어린이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가자지구에서 부모와 헤어진 아동이 1만 7천여 명 수준으로 추정됐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4만 4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달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 중 44%가 18세 이하였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조사의 표본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보완됐습니다.

가디언은 또 조사가 실시된 시점은 올해 6월인 만큼 이후 전쟁이 지속되면서 심리적 영향이 가중됐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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