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연락 수단 '비화폰'…확보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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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계엄 사태의 주요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지시와 보고 과정에서 이른바 '비화폰'을 썼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비화폰'이라는 건 통신 내용을 암호화해서 해킹이나 도청을 막아주는 특수 전화입니다. 계엄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핵심 증거가 될 걸로 보이는데 수사 기관마다 제각각 압수 수색에 나서면서 이걸 확보하는 과정에서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민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어제(10일) 국회에 출석해 비상계엄 출동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끌어내란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곽종근/육군 특수전사령관 (어제) :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도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며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원 (민주당, 지난 6일) : (대통령이)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하니, 홍장원 1차장이) '봤습니다'(라고 대답했고,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고 했다고 홍장원 1차장이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당시 대통령과의 통화가 일반 휴대전화가 아닌 이른바 비화폰을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비화폰은 일반 통신망을 사용하면서도 통화 내용 감청 등을 막기 위해 종단간 암호화 등 최신 보안 기술이 적용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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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만큼 비상계엄 당일 어떤 경로로, 무슨 지시가 오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비화폰 실물에 대한 포렌식 조사 등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확보 단계서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의 공관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던 경찰은 당시 비화폰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아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뒤늦게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해놓은 상태입니다.

곽 특전사령관 비화폰은 오늘 특전사령부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이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곽종근/육군 특수전사령관 (어제) : '비화폰'은 지금 제가 갖고 있지 않고 지금 다 반납해서 지금 특전사에 있습니다.]

홍 전 국정원 1차장은 검찰과 경찰이 아닌 공수처에 나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사상 초유의 수사기관 경쟁에 비상계엄 당일을 재구성할 핵심 수사 자료 확보에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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