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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고 편하다고 반말하는 사장…"그럼 저도 반말해도 될까요?" [스프]

[갑갑한 오피스] (글 : 김기홍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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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반말도 괴롭힘에 해당하나요?"

직장 내 괴롭힘 교육을 하거나 상담을 하면 자주 접하는 질문 중 하나다. 질문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겠지만, 괴롭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친하고 편하다고 생각해서 반말을 한 건데, 괴롭힘으로 신고를 당했다며 억울해하거나 오히려 화를 내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우리의 언어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앞서 얘기한 대로 반말은 친근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친근감은 상호적 관계를 전제로 한다. 가깝게 지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거리감을 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특히 직장에서는 공적으로 업무적으로만 소통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친밀함으로 포장된 반말은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말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영어의 경우 반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대의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은 평어에 해당한다. 우리말의 반말은 존댓말의 반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표현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존댓말은 위계, 서열을 강화하는 힘으로 작용하여 평등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장벽이 된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가 지난 9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에서 사용자나 상급자 또는 동료가 업무 관련 반말을 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50.2%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중 44.4%가 반말을 들었을 때 불쾌감 또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회사 또는 부서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업무와 관련해 반말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인지를 묻는 결과에 42.1%나 되는 응답자가 '그렇다'고 응답했는데, 여전히 반말 문화가 당연한 직장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말과 관련된 괴롭힘 사례들을 살펴보자. 아래는 반말을 넘어 욕설과 험담까지 난무하는 사례다. 욕설과 험담은 직장 내 괴롭힘의 대표적인 유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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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 사장님이 전 직원이 있는 곳에서 이 X끼, 저 X끼라며 욕을 하고, 회식 자리 술 강요, 회의 시간에 프로젝트 하기 싫으면 사표 쓰라고 소리치고, '야야' 거리며 반말을 합니다. 마음에 안 드는 직원을 내보내려고 괴롭히겠다며 직원들에게 험담을 합니다. (2024년 9월, 카카오톡)
출장에서 회사 과장이 대리와 신입사원이 있는 앞에서 "야, 너 나가. 당장 나가", "문 열고 나가. 지금 필요 없으니까 나가"라면서 큰소리를 내었고, 죄송하다고 재차 말했는데 불구하고 "야, 지금 좋은 말 할 때 당장 나가"라고 하면서 말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XX끼, X발, X신, 미쳤냐 등등 입에도 담을 수 없는 폭언도 하고, 회사가 기본적으로 야, 너, 니 등 반말을 하는 환경입니다. (2024년 9월, 카카오톡)

처음에는 반말 자체가 크게 불편하지 않더라도, 계속 반말을 들으면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근무 환경이 악화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직급이 높다면 나이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제가 좋으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성격이라 반말하는 것도 그냥 넘어가고 무시하는 발언을 해도 넘어가다가 자존감이 너무 떨어지더라고요. 과장님이 저보고 소리 지르시며 어디 그런 못돼 X먹은 걸 배웠냐, 나 무시하냐고 소리 지르고 반말로 뭐라고 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요? (2024년 10월, 카카오톡)
전 나이가 좀 있는데도 막내라는 이유 하나로 사장부터 상사까지 반말하고 말을 함부로 합니다. 사장이 저에게 "너 연차가 몇 년 차냐, 너가 사장이냐?"며 막말을 합니다. (2024년 8월, 카카오톡)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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