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급락 가능성" 경고…'시계 제로'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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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정국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 경제부 권애리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Q, 경제 관계 장관들이 무엇보다 대외 신인도 하락하는 거 막아내겠다 강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가 않죠?

[권애리 기자 : 그렇습니다.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를 이끄는 주요 기관 중의 한 곳이거든요. 미국의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시아 외환 담당자가 당장 내일(9일) 아침부터 한국 돈 원화의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이런 경고를 내놨습니다. 어제 탄핵이 불발되면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오랜 기간 이어지게 됐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사실 지난주에 한 주 동안 한국 돈 원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1.86% 하락하면서 주요국 중에서 최약세를 나타냈고요. 지금 달러당 1,400원 이상에서 환율 흐름이 고착되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가 이런 식으로 한국의 불안정이 길어지고 있다, 이런 시선이 굳어지면 해외 자본이 한국을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정부가 설사 시장에 유동성을,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환율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계엄 사태 이후 주말에 사흘 동안 한국 증시를 팔고 나간 규모가 코스피 시장에서 1조 원이 넘는데요. 이 중의 70%가 금융주에 집중돼 있습니다. 금융시장이 불안을 피하기 어려울 거다, 이런 시각이 현재로서는 많다는 겁니다.]

Q. 그런데 사실 비상계엄 사태가 있기 전에도 우리 경제 상황이 상당히 녹록지가 않았잖아요?

[권애리 기자 :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안 그래도 대외 여건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은 저성장 분야입니다. 한마디로 기온이 뚝 떨어져 있는데 여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이런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몇 달 동안 탄핵 정국이 이어졌는데요. 2016년과 2017년 초는 우리 수출이 호전됐던 시기였기 때문에 탄핵 정국에도 결국 주가는 올랐고요.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제한됐습니다. 반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는 중국이 대대적인 긴축 정책을 펴면서 이른바 차이나 쇼크가 전 세계를 덮쳤을 때입니다. 그래서 사실 당시에 세계 증시가 폭락했고요. 우리 증시도 동반 급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정치적인 불황이 닥쳤을 때 결국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과 대외 여건이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은 그 대외 여건도 좋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경제 정책이 적극적으로 나와도 모자랄 때인데 여기에 지금 정치적인 혼란이 덧붙여지게 됐습니다.]

Q. 한국 경제 상황이 경쟁국들과 대조된다, 이런 외신 평가도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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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애리 기자 : 한국증시가 타이완에 더, 지금보다 더 뒤처질 수 있다 이렇게 블룸버그가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타이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중심의 제조업 경제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자주 비교되고요. 사실 첨단기술 측면에서 경쟁국 구도가 좀 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 열풍이 최근 선진국 경제들의 분위기를 좌우하면서 안 그래도 우리보다 AI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선점한 타이완이 사실 경제 규모는 우리보다 작은데 증시의 시가총액이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앞지르고 있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게 지금의 정치적인 혼란으로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얘기까지 지금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비단 주가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경제성장률이나 금융시장 분위기에 있어서도 한국보다 타이완이 더 선방할 것 같다, 이런 얘기까지 지금 나오고 있어서요. 사실 정치로부터 최대한 분리된 경제와 민생을 살피는 모습이 정말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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