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 남미 '거대 경제시장' 눈앞…EU-메르코수르 FTA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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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25년만에 마무리하고 유럽과 남미를 아우르는 거대 경제단일시장 출범에 합의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와 메르코수르 사무국은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EU와 메르코수르는 획기적인 FTA 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마쳤다"며 "우리는 공정성과 상호 이익에 기반해 양측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줄 윈윈 협정을 끌어냈다"고 밝혔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은 이날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여 FTA 협상 마무리를 축하했습니다.

양측 FTA 협상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룰라 대통령은 "25년 만의 역사적 성과"라며 환영했습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국이 무역 장벽을 전면 철폐해 1995년 출범시킨 공동시장이다. 베네수엘라가 2012년 추가 가입했지만, 정치·외교적 문제로 현재는 정회원 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

AP통신과 브라질 현지 매체 G1 등에 따르면 양측의 FTA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7억명 인구에 전 세계 GDP 25% 넘게 차지하는 거대 단일시장이 탄생을 눈앞에 뒀습니다.

메르코수르 회원국은 쇠고기 등 농·축·수산물의 유럽 수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U의 경우엔 자동차·의약품을 비롯해 대(對)메르코수르 회원국 수출에서 연간 40억 유로(약 6조원) 상당의 관세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EU 집행위는 "350개 이상의 EU 제품이 지리적 표시로 보호받게 되며, 유럽의 보건 및 식품 기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메르코수르 수출업체의 경우 EU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또 공급망 다각화, 재생 에너지 기술 및 저탄소 연료 개발 촉진 및 무역 특혜 보장, 중소기업 대외교역 지원, 글로벌 친환경 전환에 필수적인 원자재 확보 등 효과를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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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20년간 이어진 EU와 메르코수르 간 FTA 협상은 2019년 원론적인 합의에 도달했으나, EU 측에서 아마존 삼림 벌채 억제와 환경보호 의무 조항 등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면서 이후 5년째 난항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메르코수르는 아마존 열대우림 삼림 벌채를 중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비롯해 노동권·산림 보존을 포함한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명확하고 집행 가능한 전략 제시 등을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메르코수르 사무국은 "인권 또는 환경 문제를 포함해 협약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시민사회 단체를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며 "18억 유로 상당 EU 지원 등을 기반으로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도 촉진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 협정은 경제적 기회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며 "고립과 분열이라는 반대 방향으로 강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지만, 이 합의는 우리에겐 대응 방안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고립주의 외교 정책을 천명하면서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에 대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EU는 이번 협상 종료가 협정 최종 체결을 향한 과정의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고 전했습니다.

공식 문서는 향후 온라인에 공개되며, 양측 최종 법적 검토를 거쳐 모든 공식 EU 언어로 번역된 후 각 의회 의결을 거치게 됩니다.

로이터·AP통신은 협정 발효까지는 EU 쪽에서 여전히 넘어야 할 관문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프랑스가 여전히 이 협정에 반대하는 회원국 그룹을 이끄는 상황에서, 협정 발효를 위해선 EU 27개 회원국 모두가 지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 농가에서는 불공정 경쟁에 따른 자국 농축산업계 피해 우려를 이유로 이 협정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소피 프리마 프랑스 무역부 장관은 "EU-메르코수르 FTA는 회원국이 아닌 EU 집행위원회에만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라며 "환경과 농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분명하며, 우리는 남은 단계에서도 반대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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