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보다 못한 대학 실험실"…서울 주요 사립대 80%는 적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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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개강일인 지난해 3월 2일 경상도 한 대학 강의실과 복도가 수업이 없어 불이 꺼져 있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감소하면서 서울 주요 사립대마저도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병주 영남대 교수는 오늘(3일) 국회에서 열린 '고등교육 재정지원 전략과 사립대학 구조개선' 국회 토론회에서 "2020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서울 주요 사립대 10곳 중 8곳이 적자 운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립대가 이런 재정 위기에 직면한 것은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주요 수입원인 등록금이 감소한 여파가 큽니다.

여기에 정부가 10년 넘게 정책적으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면서 대학 재정이 급격하게 위축됐습니다.

대학 현장에선 학생들이 "왜 실험실이 고등학교 때보다도 못하느냐"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온다고 합니다.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비가 새는 학교 시설 50여 군데 중 많이 새는 대여섯군데밖에 보수하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고 김 교수는 전했습니다.

이 같은 사립대 재정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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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자원인 만 18세 인구는 올해 43만 7천706명에서 2040년 26만 1천428명으로 약 6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만 18세 인구가 급감하는 2030년을 기점으로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대학들의 재원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 교수는 "(대학을 지원하는)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연장해야 한다"며 "대학의 구조개선과 연계한 재정 지원 전략인 '대학구조개선법' 제정도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김한수 경기대 교수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의 2024년 사립대 재정진단 결과 "94개교는 미래 운영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사학진흥재단은 사립대가 제출한 결산서를 바탕으로 대학이 지속 운영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있는지, 구조개선이 필요한 대학인지를 판단하는 재정진단을 매년 시행합니다.

미래 운영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 가운데 일반대는 34개교, 전문대는 60개교로 각각 파악됐습니다.

올해 신입생 충원율을 고려할 때 예상 손실 발생 비율은 비수도권 전문대가 51%로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어 수도권 전문대(43%), 비수도권 일반대(29%), 수도권 일반대(1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개월 이상 체불 임금이 있는 대학은 5개교로 확인됐습니다.

김 교수는 재정진단 결과 경영 위기 대학으로 판정받은 대학에 대해선 구조개선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사립대 재산 처분 기준을 완화해 구조개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통폐합·폐교 승인 기준과 조건을 낮출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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