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220만 마리 떼죽음…광어 양식장 물 빼는 어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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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 횟감으로도 불리는 광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올여름 지독했던 더위 속에 바닷물이 뜨거워지면서 양식장 광어들이 집단 폐사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김형래 기자가 국내 최대 광어 양식지인 제주도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도의 한 광어 양식장, 바구니에 가득한 폐사한 광어, 직원들이 전용 수거 차량에 쏟아붓습니다.

모두 출하 가능한 크기까지 자라기 전에 죽은 광어입니다.

유례없이 길었던 올여름 폭염 영향입니다.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광어 양식에 적합한 수온은 21도에서 24도 사이인데, 올해 70일 넘게 바닷물 온도가 28도 이상으로 올라가자 견디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한 겁니다.

제주도에서만 221만 마리, 1천700t의 광어가 폐사했는데 연간 생산량의 10%에 가까운 양입니다.

[강문호/제주어류양식수협 경제상무 : (해수온) 30도 이상 32도까지가 2~3일 지속된 경우도 있어요. 지금 양식장을 못하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폐업한 어가가 스무 군데가 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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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00g 이하 어린 광어의 피해가 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국내 양식 광어 공급의 60%를 담당하는 제주 지역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제주산 광어의 산지 가격은 지난 두 달 사이 25%나 올랐고, 이번 달 도매 가격은 지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kg당 2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 횟감으로 불리는 광어, 특히 연말 수요가 더 늘어나는데 공급 부족은 내년 봄 이후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조재현/서울 은평구 : 광어 회가 제일 맛있고 제일 좋지, 그래서 엊그제도 사가지고 갔죠. 좀 싸니까 그냥 산 거죠.]

업계는 2kg 광어를 3kg 대광어로 키워 파는 걸 대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강순창/이마트 생선회 담당 바이어 : 광어가 크면 클수록 맛있어지는 그런 생선인데, 대형마트에서는 3kg 이상 되는 광어를 육성하여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횟감을 공급할 수 있도록….]

올겨울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도 평년보다 2도 높은 고수온 현상이 예상돼, 수산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강경림·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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