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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의 화신' 트럼프, '욕망의 화신' 머스크의 결탁
미국 대선이 끝났다. 많은 미디어와 여론조사기관이 해리스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리고 공화당은 대통령, 상원, 하원을 모두 공화당의 붉은 물결이 휩쓰는 '레드 스위프(Red Sweep)',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다.
4번 부도내고 5번 일어선 4전 5기의 '불사조 트럼프'는 장사꾼에서 정치꾼으로 야망을 두 번이나 이룬 '야신((野望의 神)'이다. 남아공 출신의 삼중 국적자(남아공, 캐나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맨손으로 일어서 세계 1위의 부호 자리를 꿰어 찬 '욕신(欲望의 神)'이다. 2024년 '야신(野望의 神)'과 '욕신(欲望의 神)'의 결탁이 미국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세상에서 가장 극한 직업은 대통령이라는 직업이다. 대통령 되려면 작은 나라는 칼 정도는 맞는 것이 다반사이고, 큰 나라는 총도 맞는 극한 직업인데 미 의회조사국의 2008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과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는 모두 15차례나 일어났고 그중 4명이 사망했다.
미국의 트럼프는 선거 유세 중에 총을 맞았지만 천행으로 살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사퇴로 젊은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는 바람에 지지율 역전을 맞고 고전 중이었다. 트럼프가 가장 고전 중일 때 구원자가 나타났다. 바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다.
미국의 잘나가는 테크 기업의 CEO들이 모두 해리스에 걸었는데 일론 머스크는 지지율에서 역전당한 트럼프에 풀 베팅하고 올인했다. 거액의 기부금에다 '선거 유세전의 치어걸'로 뛰어 주는 바람에 트럼프는 결국 미국의 4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말은 쉽다. 모두가 'Yes' 할 때 혼자서 'No'를 하면 대박 낸다고 하지만 실행이 어렵다. 그 어려운 것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해낸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전쟁을 시작해서 모두가 '탈(脫)중국' 해야 된다고 난리 치는 와중에 이를 거꾸로 주행해 대박 낸 '촉(觸)'을 가진 미국의 CEO가 있었다. 바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의 '촉(觸)'은 범상치 않다.
2018년 7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맞선 중국 정부가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서면서 미중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그런 와중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중국을 방문했다. 미국과의 경제적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머스크의 방중이 양국의 관계를 회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리커창 총리의 중국 정부는 머스크를 환대했다.
리커창 총리와 '베이징 회담' 후 머스크는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했고 중국 정부의 의도를 알아챈 머스크는 외자 기업에 적용되는 지분 한도 50%를 풀어달라고 요구해 자동차 업계 처음으로 100% 단독 투자 법인을 만들었고 법인세도 25%가 아닌 15%를 적용받는 우대 조치를 끌어냈다.
이후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 과정에선 수도와 전기가 '기록적인' 속도로 연결됐고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2018년 착공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가동을 개시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2019년 15만 대 규모에서 2023년 95만 대 규모로 테슬라의 세계 최대 공장이 되었다.
2018년 중국 전기차(EV) 시장은 126만 대에서 2023년 886만 대로 7배나 커졌다. 테슬라는 중국 최대의 EV 판매회사가 되었고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머스크의 '장사의 촉'이 만들어낸 결과다.
모든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이 해리스의 승리를 점칠 때 머스크의 '신기(神氣)'가 발동했다. 트럼프에 풀 베팅한 것이다. 기업인들은 후환이 두려워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머스크는 대놓고 트럼프 지지는 물론이고 돈 기부하고, 배꼽이 다 드러나도록 펄쩍펄쩍 뛰면서 신들린 것처럼 트럼프와 같이 유세장을 누볐다.
세상에 돈 안 아까운 사람은 없다. 그러나 1을 쓰고 100을 번다면 1을 먼저 투자하는 사람은 선수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10월 중순까지 트럼프 진영은 17억 달러(약 2조 3,700억 원)를 모금했다. 해리스 진영(바이든 캠프 포함)이 확보한 선거자금은 21억 5,000만 달러(약 2조 9,900억 원)였다.
선거 기부금 경쟁에서 해리스에 밀린 트럼프 진영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머스크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슈퍼팩 '아메리카 팩'을 설립하고 1억 1,800만 달러(약 1,650억 원)를 기부했으며, 공화당의 연방 상원의원 선출을 목표로 하는 슈퍼팩 '상원 리더십 펀드'에는 1,000만 달러(약 139억 원)를 기부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선거운동에 쏟아부은 돈만 1억 3,200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머스크는 대선 기간에 주요 경합주 등록 유권자 중 매일 1명을 뽑아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돈 쓰고 몸 쓴 머스크,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박'을 냈다. 트럼프 선거에 1억 3,000만 달러 쓴 머스크는 주식에서 떼돈 벌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10월 7,989억 달러에서 11월에는 1조 300억 달러로 2,311억 달러 상승했다. 테슬라의 13% 지분을 가진 머스크의 주식 보유 금액도 300억 달러 늘어났다. '신기(神氣)'가 발동한 머스크, 1억 3,000만 달러 쓰고 300억 달러를 번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모든 트럼프의 일정에 머스크가 있었다. 트럼프 가족 행사에, UFC 경기 관람에, 트럼프 개인 비행기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현장에도 머스크가 있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정부효율성부, DOGE의 장관 자리도 꿰어 찼다.
투머치 토커, 트럼프와 머스크는 '깃털이 같은 새'?
깃털이 같은 새끼리 모인다는 말이 있지만 트럼프와 머스크는 성장 배경, 일하는 스타일, 말하는 폼새까지 비슷한 점이 많다. 세계의 1위 부호와 미국 대통령의 케미가 장난 아니다. 브로맨스 수준을 넘어 트럼프의 스태프들이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낼 정도다.
첫째, 트럼프와 머스크는 둘 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메가 마우스'로 말이 많다. 그래서 입방정으로 자주 설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머스크는 입방정으로 몇 차례 주가를 폭락시키기도 했다.
둘째, 결혼 이력도 두 사람 모두 3번 결혼할 정도이고 여성 관련 스캔들이 항상 꼬리를 물고 다닌다. 두 사람과 결혼했던 부인들도 모두가 전직 모델, 배우, 가수 출신들이다.
셋째, 두 사람 모두 펜실베이니아대 편입생들이다. 트럼프는 뉴욕군사학교 졸업 후 포덤대학을 다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으로 편입했고, 머스크는 남아공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퀸즈대를 다니다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으로 편입했다.
넷째, 징병을 기피했다. 남아공 태생으로 캐나다, 미국 삼중 국적자인 머스크는 남아공에서 징병을 피하려고 캐나다로 이주했던 전력이 있다. 트럼프 역시 베트남 전쟁 당시에 1964년부터 5차례 학업과 질병으로 징병을 유예 받았고 최종적으로 징집되지 않았다.
다섯째, 아버지 콤플렉스가 있다. 머스크는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엔지니어 출신 아버지 에롤 머스크와 모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엄격한 아버지 아래서 자랐고 학교에서는 학폭 피해 왕따로 지냈다. 머스크는 아버지 에롤 머스크가 어머니와 이혼 후 41세 연하의 의붓딸과 두 명의 자식을 낳자 완전히 틀어졌다. 에롤 머스크는 이미 의붓딸의 어머니와 사이에도 3명의 자녀가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아버지를 '언제나 악랄한 계획을 세우는 끔찍한 인간'이라고 공개 저격할 정도다.
괴팍한 아버지 아래서 자란 괴팍한 천재, 머스크가 가끔 황당한 얘기로 주변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언어 소통이나 비언어 소통을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 머스크는 2021년 미국 코미디쇼 SNL에서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의 장애 양상 중 하나지만 언어 능력과 지능 저하가 없어 법률적으로 장애인으로 보지 않는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1944년 오스트리아의 소아의 한스 아스페르거가 발견한 질환으로 공감 능력의 결여, 교우 관계 구축 능력 결여, 일방적으로 경도된 대화, 특정한 흥미에 강하게 몰두하고 자신이 겪은 흥미로운 일들을 아주 상세히 얘기하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일반인들보다 감정 표현이 서투를 수 있지만 반대로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나고 감정적 인지력이 좋고 특정한 주제나 관심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굉장히 높은 강점이 있다고 하는데 머스크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약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만든 인물이다.
트럼프의 아버지는 독일계 불법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부동산업으로 돈을 벌었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독불장군식의 호전적인 성격이었고 자녀들에게 무척 엄격한 아버지였다고 한다. 딸들에게는 성인이 될 때까지 립스틱 등 화장을 하지 못하게 했으며, 아들이 말을 안 들으면 군사학교까지 보낼 정도고, 간식도 금지했다. 그래서 선생님을 폭행할 정도의 말썽꾸러기였던 13살짜리 트럼프를 뉴욕군사학교에 보냈다.
프레드 트럼프는 금주(禁酒) 주의자라서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고 자녀들에게 술을 멀리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형은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고, 그 영향으로 트럼프는 지금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부동산업을 물려받은 트럼프는 엄격한 아버지의 눈에 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업 성공에 몰두하면서 아버지와 같은 독불장군식의 호전적인 성격과 사업 스타일을 갖게 되었다.
'친중(親中)' 머스크는 왜 '반중(反中)' 트럼프의 치어리더가 되었을까?미국 기업인 중 대표적인 '친중(親中)' 기업인인 일론 머스크가 왜 '반중(反中)'의 대표적인 정치인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로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이유는 크게 보면 '상인의 장삿속'과 '아버지로서의 번뇌' 때문이다.
첫째, 민주당 보조금에 대한 불만이다. 테슬라는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노동 좌파의 성향을 띠는 바이든이 주는 전기차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전기차 보조금은 노조가 있으면 기본 7,500달러에 추가 4,500달러를 보조받는데 머스크의 테슬라는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다.
둘째, 바이든의 무시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전기자동차의 선두 주자라고 믿지만, 민주당 바이든은 제너럴모터스가 노조원 덕분에 선두 주자라고 주장한다. 머스크가 열받을 만하다.
셋째, 성전환에 대한 분노다. 머스크의 장남은 머스크가 모르는 사이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는데, 그는 이 결정에 대해 깊이 분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성전환한 남성이 여성의 경기에 참가해 우승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는 아들의 트랜스젠더 전환에 대한 머스크의 분풀이의 딱 좋은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진짜 트럼프 진영에서 장사꾼 머스크가 빼먹으려고 노리는 것이 있다. 정치꾼들은 공짜 점심 좋아하지만 장사꾼에게는 공짜 점심은 없다. 반드시 돈에는 꼬리표를 붙이고 공짜가 아니라 뒤로 두 배를 받아내는 것이 장사꾼의 셈법이다.
머스크가 전기차 사업에서 트럼프 정부에 바라는 속내는 첫째, 규제 완화 기대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자율주행 관련 법규가 간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는 전국 단위의 자율주행 승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정부효율위원회 설립을 통해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 우주탐사 관련 규제도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승인 절차 간소화이다. 현재 주 단위로 이뤄지는 자율주행 면허 권한을 연방정부로 단일화할 경우, 테슬라 로보택시에 대한 승인 절차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안전 조사 완화다. 바이든 정부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에 대해 강도 높은 안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에서는 이러한 조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머스크는 내년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에서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인데, 트럼프의 지원으로 이 계획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데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는다면 미국 기업인 테슬라가 선두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악역 대행자(쿠리: 酷吏)', 혹은 '차기 대통령 후계자'?
중국의 역사를 보면 항상 왕조의 초기 강력한 왕이 등장하는 시기에는 저승사자가 같이 등장한다. 소위 '쿠리(酷吏) 제도'다. 신정부가 들어서면 통치자의 권력 강화를 위해 반대파를 숙청하고 부정부패를 가혹할 정도로 강력하게 단속하는 저승사자 격인 가혹한 관리, 소위 '쿠리(酷吏)'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반대파 사냥이 끝나고 권력 장악이 완성되고 가혹한 탄압에 원성이 자자하면 이젠 사냥개를 사냥한다. 사냥개는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다. 이때 쿠리(酷吏)를 은퇴시키고 희생양을 만들면 통치자는 면피를 하는 것이다. 이때 쿠리(酷吏)의 조건은 충성심이 강하고, 이권에 연연하지 않을 정도로 가족이나 딸린 식구가 많지 않아야 한다.
중국 시진핑은 집권 후 반대파와 부패 세력 척결에 동향인 왕치산을 등용해 쿠리(酷吏)의 역할을 맡겼고 모든 것이 정리되자 국가부주석으로 앉혀 퇴로를 우아하게 열어주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출범 초기인데 '묘한 이름'의 정부 부서를 하나 만들었다.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라고 이름 짓고 초대 장관으로 머스크를 지명했다. 'DOGE'는 머스크가 만든 가상화폐(도지코인) 이름이기도 하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