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예멘인 속여 전선 투입…협박당해 입대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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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

러시아가 일자리를 준다고 예멘인을 속여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후티 반군과 관련된 업체를 통해 수백 명이 높은 급여의 일자리나 러시아 시민권을 약속받고 고용됐으며 일부는 러시아로 건너갔다가 위협 속에 강제로 전선에 배치됐다고 합니다.

이 신문은 러시아는 자국군 사상자가 증가하자 전면 동원을 피하려 북한 파병군 약 1만2천 명과 네팔, 인도 용병에 더해 예멘인까지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멘인 압둘라(가명)는 드론 제조 일을 하면 1만 달러(1천400만 원) 보너스와 월 2천 달러(280만 원), 나중엔 러시아 시민권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9월 러시아 공항에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예멘인들과 함께 끌려간 곳에선 투박한 아랍어를 쓰는 한 남성이 머리 위로 총을 쏘면서 러시아어로 된 입대 계약서에 서명을 강요했다고 합니다.

압둘라는 "무서워서 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들은 기초 군사 훈련을 받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부대에 배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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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는 '인간을 사고파는 사기꾼들' 탓에 끌려온 많은 사람이 우크라이나에서 죽었다면서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예멘이주민연맹이 예멘 정부에 압박을 가한 이후 압둘라를 비롯한 예멘인 11명이 러시아를 떠나 예멘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이런 보도대로 후티를 통해 병력을 공급받았다면 러시아가 이란과, 이란과 연계된 중동 무장세력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방증이 됩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 이후 홍해에서 서방 상선을 공격하며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일으킨 무장 단체입니다.

팀 렌더킹 미국 예멘특사는 러시아가 후티와 무기 공급도 논의하고 있다면서 "예멘에 이런 협상을 돕는 러시아 인력이 있다"며 "논의가 오가는 무기의 종류는 놀랄 만한 것이고 후티에 홍해 선박 또는 그 이상을 더 잘 표적으로 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후티 대변인은 FT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후티 최고정치위원회의 무함마드 알부하이티는 이달 초 러시아 웹사이트 메두자에 "경제, 정치, 군 등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와 관계 발전을 위해 러시아 지도부와 지속 접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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