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째 귀신 소리에 "수면제 달고 산다"…이주 결심까지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북한의 대남확성기 소음이 4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두통약과 수면제를 달고 살면서 몇십 년 살던 곳을 떠날 생각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 현장을 김진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9월 강화도 송해면에서 녹음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입니다.

2달이 지난 뒤 강화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4달째 기괴한 소음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두통약과 수면제를 달고 삽니다.

[김옥순/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 저 (북한 확성기) 방송 소리 시작되고부터 어쩔 수 없이 약을 처방해서 이렇게 먹고 있다니까요.]

강화군보건소가 당산리 주민 78명의 정신건강을 검사한 결과 10% 정도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50년 가까이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날 고민까지 합니다.

오프라인 광고 영역

[채갑숙/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 여기 1978년에 시집왔어요. 정 안 되면 (이주)해야지 대책이 없으니까. 이러고 당할 수만은 없잖아.]

생업에도 타격이 큽니다.

소음 탓에 낚시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좌대는 텅 비었습니다.

[한재호/강화군 송해면 양오리 : (손님이) 없어, 없어. 아예 없잖아. (북한 확성기) 방송 나오고 나니까 사람이 앉아 있을 수가 없잖아요.]

경기 김포의 접경 지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김포시 보건소 검사 결과 주민 102명 가운데 27명이 정신건강 관심군, 2명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습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자비로 방음창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김인집/김포 하성면 시암1리 : 견디다 못해서 이 창을 전부 다 이중으로 바꿨거든요. 물론 사비로 했죠.]

인천시는 예비비 3억 5천만 원을 들여 올해 안에 당산리 35개 소음 피해 가구에 방음창 설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포시도 상담소를 운영하고 외래 치료비 지원을 추진하는 등 주민들에 대한 심리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윤형·강시우, 영상편집 : 김윤성, VJ : 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프라인 광고 영역
댓글
댓글 표시하기
한반도 남북 관계 정세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오프라인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