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사도광산 추도식 오늘 개최…야스쿠니 논란에 한국,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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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유산 등재된 일본 사도광산 내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서 오늘(24일) 오후 희생 노동자를 추도하는 행사가 열립니다.

애초 한국 유족을 포함해 한일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측 대표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 문제 등으로 한국 외교부가 행사 하루 전 전격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습니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오늘 오후 1시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사도광산 추도식'을 개최합니다.

한국 측이 행사를 보이콧하면서 이날 행사에는 일본 측 관계자만 참석할 예정입니다.

중앙정부 대표인 외무성의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을 비롯해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 와타나베 류고 사도시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단체 관계자가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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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이나 정무관

이번 행사가 사실상 파행으로 치달은 데에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과거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1980년대 유명 걸그룹 출신 아이돌이자 배우였던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상원) 의원 당선 직후인 2022년 8월 15일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습니다.

이에 강제노역 조선인 피해자를 위로하는 추도식에서 일본 정부 대표로 추도사를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한국에서 제기됐습니다.

애초 한국 외교부는 지난 22일 일본 외무성이 이쿠이나 정무관을 대표로 발표하자 일본 측이 우리 요구를 받아들여 차관급을 참석시킨다며 수용했습니다.

하지만 추도식을 하루 앞둔 전날 오후 전격 불참 방침을 일본 정부에 통보했습니다.

이는 추도식에 일본 대표로 참석하기로 한 인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크게 논란이 일었고, 일본 측 추도사 등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날 행사는 묵념,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되며 추도사는 한국 불참으로 일본 측 인사만 낭독할 예정입니다.

한국 유족 9명은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이미 일본에 도착한 상황이라 한국 정부 측 대표인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와 함께 별도 자체 추도식을 열고 사도광산 노동자 관련 시설도 시찰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한국의 등재 동의를 얻기 위해 매년 현지에서 사도광산 모든 노동자를 위한 추도 행사를 개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추도식 개최를 둘러싸고 협의 과정에서 명칭부터 일정, 중앙정부 참석자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1603∼1867)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구리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됐습니다.

이때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차별받으며 일했습니다.

역사 연구자인 다케우치 야스토 씨에 따르면 사도광산에 동원된 조선인 수는 1천500명 이상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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