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양하게 해 먹을 수 있어서 시금치를 자주 사게 됩니다. 지금이 본격 수확철인데 농민들이 울상입니다.
그 이유가 뭔지, 시금치 주산지인 경남 남해군을 홍승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남 남해군 서면의 한 시금치 농가.
푸릇해야 할 시금치 밭이 누렇게 변해있습니다.
어른 손바닥만 해야 할 시금치는 반절도 채 자라지 못했습니다.
이맘때 시금치는 이렇게 이파리가 크고 뿌리가 굵은 것이 특징인데요.
지금 밭에 있는 시금치는 대부분 크기도 작고 뿌리도 까맣게 썩어들어간 상태입니다.
파종 이후 비가 너무 자주 내려 뿌리가 썩어 들어가는 습해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 농가에 심은 시금치 90% 이상이 이렇게 시들어버려 농민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았습니다.
[이혁균/시금치 재배 농민 : (시금치 재배가) 정상적으로 됐으면 온 들이 파랗게 돼 들녘에 전부 사람들이 수확하는데 수확할 게 없으니까 지금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인근의 다른 농가는 파종한 시금치 대부분이 시들어 죽었습니다.
[이두수/시금치 재배 농민 : 올해 참 잘 나고 좋다 싶어서 돈 좀 벌겠구나 기분이 좋아 있었는데 비는 많이 오지, 3일도 안 돼서 또 비가 오고 또 3일 지나면 또 비 와버리고.]
남해 지역 시금치 생산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9월에는 폭염으로 씨앗이 싹을 틔우지 못했고, 한참 자라야 할 가을에는 비가 자주 내려 생육을 방해했기 때문입니다.
[민성식/남해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 10월, 11월 강우량이 293mm로 최근 5년간 평균 강수량보다 3배가량 많았고 강우 일수도 13일로 2배가량 (많았습니다.)]
남해군 전체 시금치 농가의 절반이 이런 습해를 입었습니다.
남해군은 현장 조사와 확인을 거쳐 피해 규모를 파악한 뒤 시금치 농가 지원 방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남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