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박스오피스 1위 영화부터 소개해주실 모양이네요. 오랫동안 관심을 받아왔던 대형 뮤지컬 영화 “위키드”가 개봉을 했군요. 바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어요.
“겨울왕국” 시리즈 때문에 그런지, 연말이면 왠지 뮤지컬 영화의 시즌이 온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뮤지컬 영화는 박스오피스에서도 나름 위력을 발휘해 왔는데요, 천만 영화 “겨울왕국2”와 “알라딘”이 각각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6위와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해드릴 작품은 소설과 뮤지컬, 영화라는 세 장르를 가로지르는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I.P.라고 할 수 있는 “위키드”라는 영화입니다.
영화 “위키드”는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 뮤지컬은 “라이온 킹”의 뒤를 이어서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히트한 뮤지컬 2위에 올라 있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뮤지컬이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이 뮤지컬을 실사 영화로 만드는 프로젝트는 몇 년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는데,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제작한 이 영화가 드디어 그제 개봉을 했습니다.
‘위키드’는 원래 우리에게 더 친숙한 ‘오즈의 마법사’에서 출발한 이야기죠?
그렇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주요 등장 인물들의 前史를 다뤘다는 점에서는 프리퀄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은 도로시이고, “위키드”는 서쪽 마녀 엘파바인 것처럼, ‘오즈의 마법사’와 ‘위키드’는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독자적인 해석과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프리퀄이라기 보다는 2차 창작물로 보는 게 맞습니다.
1995년에 그레고리 맥과이어가 소설 “위키드”를 출간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2003년에 밝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뮤지컬 “위키드”가 초연됐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 만에 실사 뮤지컬 영화가 나온 겁니다.
자신의 진정한 힘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녹색 피부의 서쪽 마녀 엘파바와 약간의 공주병이 있지만 본성은 착한 미녀 글린다가 시즈 대학교에서 만나 우정을 쌓아가던 어느 날, 두 사람이 오즈의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에메랄드 시티에 가게 되고 거기서 마법사의 실체를 발견하면서 겪는 모험의 세계를 그립니다.
영화의 밝고 환상적인 분위기는 올해 상반기에 353만 관객을 불러모았던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웡카”와 비슷한데 뮤지컬 넘버나 노래 등은 “위키드”가 “웡카”보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세트도 인상적인데 바로 “웡카”의 프로덕션 디자이너였던 나단 크로리가 맡았습니다.
뮤지컬 영화라면 특히나 주연 배우들의 가창력이 아주 중요한데 말이죠, 어떤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습니까?
먼저 서쪽 마녀 엘파바 역은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할 수 있는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수상자인 신시아 에리보가 맡아서 무대에서의 가창 실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글린다 역은 빌보드 톱 여성 아티스트상을 받은 바 있는 세계적인 팝스타 아라아나 그란데가 맡았습니다. 생각보다 연기를 잘하고 노래도 굉장히 잘 소화했습니다. 특히 그녀가 부르는 위키드의 유명한 넘버 ‘파퓰러(popular)’가 매력적입니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립싱크가 아니라 라이브로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처음 으로 한국어 더빙 버전으로도 2D, IMAX, Screen X, 4D, 돌비시네마까지 모든 특수관 포맷으로 상영합니다. 한국에서도 뮤지컬 “위키드”가 빅히트작이기 때문에 한국 라이선스 버전 초연과 재연에서 엘파바역을 했던 박혜나씨와 글린다역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했던 정선아씨가 더빙에 참여했습니다. 언론 시사회장에서 두 사람이 더빙 버전을 맛보기로 불렀는데, 주요 대목을 한번 들어보시죠.
♪ 정선아(글린다) ‘Popular’
♪ 박혜나(엘파바) ‘Defying Gravity’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이번 영화는 내년에 개봉 예정인 2부에 앞선 1부입니다.
다음 영화는 정말 유명한 영화죠. TV에서도 여러 번 보여줬죠.
그렇습니다. 24년 전인 지난 2000년에 개봉해서 그해 전세계 흥행 2위를 기록한 역사·액션 블록버스터인《글래디에이터》의 속편입니다.
2편에는 러셀 크로우가 안나오죠? 전편에서 막시무스가 죽었기 때문에 나오지는 않겠지만, 워낙 관객들의 뇌리에 글래디에이터로 강렬하게 기억되고 있잖아요.
아쉽게도 2편에서 러셀 크로우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2편의 글래디에이터, 즉 로마 검투사는 폴 메스칼이라는 신인급의 배우가 맡았는데요,《애프터썬》이라는 영화로 지난해 95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을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젊은 배우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글래디에이터” 1편에서도 폭군 황제인 콤모두스 역에 당시 신인이던 호아킨 피닉스를 발탁해서 인상깊은 연기를 이끌어낸 바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호아킨 피닉스는 지금은 조커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의 스타 배우가 됐죠, 폴 메스칼을 보면 이 사람이 어린 딸과 함께 여행하는 섬약한 30대 아버지였던 “애프터썬”의 그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근육질의 액션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노예 검투사들의 주인 역할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조연상을 모두 베테랑 댄젤 워싱턴이 맡아서 영화에 무게감을 더 했습니다.
“글래디에이터2”는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가 죽은 지 20년 뒤를 배경으로 하는데, 이 영화에서 1편과 2편 사이의 24년이란 세월의 경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배우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딸인 루실라 공주 역을 맡은 코니 닐슨입니다. 전편의 팬들은 루실라 공주를 보면서 남다른 감회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1편이 워낙 큰 인기를 끌었잖아요, 전편과 비교해보면 2편은 어떤 점들이 달라졌습니까?
일단 비주얼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 24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만큼 VFX가 전에 비해 상당히 정교해졌습니다. 전편에서는 CG티가 많이 나던 장면들도 속편에서는 많이 보완이 됐습니다. “글래디에이터” 1편은 “쥬라기 공원”과 “매트릭스”가 나온 이후의 영화였지만 “반지의 제왕”이나 “아바타”가 나오기 전의 영화였거든요. “아바타” 1편이 나온지도 15년이나 됐기 때문에 그간 비약적으로 발달한 CG의 수준을 특히 콜로세움 씬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작진은 특히 콜로세움 씬은 실제 크기의 60%에 이르는 세트를 지어서 현장감을 극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영화의 백미는 아무래도 콜로세움에서의 결투잖아요. 전편에서 로마 전차 군단과 호랑이 등이 나와서 막시무스가 이끄는 검투사들과 대결을 펼쳤는데, 2편에서는 상대가 더 다채로워졌습니다. 코뿔소, 상어, 포악한 개코원숭이 등이 루시우스와 맞섭니다. 상어가 나온다는 것은 콜로세움에 물을 채워서 해전을 벌인다는 뜻이겠죠.
루실라 공주 역을 제외하면 메인 캐릭터는 모두 다른 배우들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감독, 촬영감독, 미술 감독, 의상 감독 등 역사 액션 블록버스터에서 매우 중요한 크리에이티브 스태프들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서사 구조, 액션 연출, 프로덕션 디자인 등에서는 1편과 비슷한 톤의 영화가 나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거리 측면에서는 더 화려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만 1편에서 막시무스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가 당시 36살이었고, 속편 주인공인 폴 메스칼은 지금 28세이거든요. 폴 메스칼도 상당히 연기를 잘 했지만 아무래도 연륜이 연륜이다보니 로마 검투사의 묵직함과 비장미는 1편의 러셀 크로우에서 더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음 영화로 가시죠. “청설”이라는 한국 영화네요.
네, 이 영화는 개봉 2주 동안 약 60만 관객을 모았습니다. 2009년 대만에서 만들어졌던 동명의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래 지명도가 있던 영화라서 리메이크 작품이라도 같은 제목을 택했을텐데, 저는 이 영화를 몰랐어서 처음에는 제목이 무슨 뜻인가 했습니다. 중국어입니다. 들을 청. 말할 설. 청설, 중국어 발음으로 ‘팅수어’입니다. 중국에서 정말 많이 쓰는 일상어죠?
줄거리도 원작과 비슷한가요?
원작 이야기의 뼈대에서 언니가 동생이 되고 동생이 언니가 되는 정도만 바뀌고 대개는 비슷합니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딱히 하고 싶은 것도 할 일도 없는 용준은 도시락 전문점을 하는 엄마 가게에서 배달 알바를 뜁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자신의 완벽한 이상형인 여름을 보게 되는데요, 그녀는 청각 장애인입니다. 평소에는 별 의욕이 없던 용준은 갑자기 그녀에게 빠져들어 수화를 하면서 대시를 합니다. 여름은 그가 싫지는 않지만, 청각 장애인 수영 선수인 동생 가을을 헌신적으로 돌보는데 지장이 생길까봐 살짝 머뭇거리기도 합니다. 조금씩 가까워져가는 두 사람, 하지만 어느 날 언니가 데이트하러 나간 사이, 동생 혼자 있던 집에서 사고가 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난관에 부딪힙니다.
이 영화에는 아무래도 수어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겠네요.
네, 영화 제목부터 팅수어니까요. 수어 연기를 해야하는 배우들이 쉽지는 않았겠죠? 요즘처럼 자극적인 콘텐츠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참 보기 드물게 착하고 순수하고 청량한 영화입니다. 영화에도 유기농 마크를 붙일 수 있다면 인증을 해주고 싶은 그런 영화입니다. 작품성이 아주 뛰어나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순수한 첫사랑의 마음을 수어와 연기로 잘 표현한 젊은 배우들이 돋보이는 영화라 수능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음을 정화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이 위원이 꼭 언급하고 넘어가고 싶은 영화 두 편, 어떤 영화들입니까?
먼저 “미망”이라는 독립 영화입니다. 토론토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상영되면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유명한 삼부작 ‘비포 시리즈’ 시리즈나 “패스트 라이브즈”에 비견되기도 했습니다.
‘광화문 로맨스’라는 카피를 달고 있는데요,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촬영하면서 도시의 풍경 속에 담아낸 사랑하는 감정의 변화를 관조적인 카메라 워킹에 담아냈습니다. 세 편의 에피소드가 이어진 영화고 특히 여주인공 이명하 배우가 조금씩 다른 비주얼로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41년 만에 극장에서 처음으로 정식 개봉하는 유명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전장의 크리스마스”입니다. 제 벨소리가 바로 이 영화의 유명한 OST 곡인 “Merry Christmas, Mr. Laurence”인데요, 지난해 타계한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 음악 감독인 류이치 사카모토와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감독인 기타노 다케시, 그리고 글램 록의 대부 데이빗 보위가 주연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일본군 포로 수용소를 배경으로 일본군과 영국군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전쟁 속의 휴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본의 거장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영화입니다.
※ 기사 내용과 라이브 방송은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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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의 씨네멘터리
"'위키드', 밝고 환상적인 뮤지컬 영화…배우들 가창력도 한몫"
"'글래디에이터2', 흐른 세월만큼 정교해진 디테일과 화려한 액션"
"'청설', 자극적인 콘텐츠 속 '첫사랑' 그린 순수하고 청량한 영화"
"'미망', 도심 속 두 남녀의 만남과 감정 변화 매력적으로 담아내"
"'전장의 크리스마스', 거장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그린 전쟁 속 휴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