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경영진에 150억 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여경진 부장검사)는 어제(1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지난달 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이 기각된 지 한 달여 만입니다.
앞서 법원은 기각 당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김 전 의장의 혐의에 대한 보강 조사를 이어왔습니다.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 이 모(65) 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당시 그룹 계열사인 고려·예가람저축은행 이 모(58) 대표에게 15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이 씨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김 전 의장의 요구로 대출이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작년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한 법무법인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올해 7월 이 씨와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11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된 뒤 그룹의 경영을 맡아 '2인자'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태광그룹 외부 감사를 맡은 한 법무법인이 김 전 의장의 비리 정황을 포착하면서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법무법인 측은 이 전 회장이 복역으로 경영을 맡긴 김 전 의장이 여러 비위를 저질렀다며 지난해 11월 고발했고, 서부지검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작년 8월 특별사면됐고 출소 후 두 사람은 반목해 왔습니다.
회사는 비위 의혹을 이유로 김 전 의장을 해임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