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마을버스 운전기사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합니다. 지원자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가사관리사처럼 마을버스 운전기사도 외국인을 쓰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정부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서대문구의 한 마을버스 종점.
시동 꺼진 버스 두 대가 한편에 주차돼 있습니다.
운전기사가 부족하다 보니 매일 휴무 인원만큼 운행을 아예 못 하는 겁니다.
이 마을버스 회사에는 기사가 모두 7명 있는데, 4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입니다.
[설학배/마을버스 기사 (74세) : 젊은 사람들이 안 하려고 하니까. 여기 몇 바퀴 돌아보고 '힘들어서 못해요' 그래요.]
기사 지원자가 없다 보니, 구인 공고는 포기한 지 오래.
그나마 있던 기사들도 시내버스 회사로 이직이 잦습니다.
시내버스는 지방자치단체가 손실을 보전해 주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기 때문입니다.
[김민호/마을버스 회사 대표 : 시내버스의 약 82% 정도에 급여를 맞춰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마을버스는) 제대로 된 재정지원을 못 받기 때문에.]
이런 사정에, 서울시는 최근 외국인을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국무조정실에 공식 건의했습니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외국인 가사관리사와 비슷한 방식인데, 비전문 분야에 취업하는 외국인에게 주는 'E-9 비자'의 발급 대상에 '운수업'도 포함하자는 겁니다.
취업 활동 기간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자고 건의했습니다.
[강인철/서울시 버스정책과장 : 한국말이 잘 안 돼서 생기는 이런 문제들이 일부 있을 수 있는데.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하면 해소를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고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건의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서울시 버스 노동조합은 "마을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급여 등 처우를 현실화하라"며 외국인 기사 채용에는 반대한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