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푼 미국…유럽 결단 시 모스크바도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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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이번에 허가한 미사일은 사거리가 길지는 않아서 전쟁의 상황이 확실히 바뀌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국가들까지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한다면 러시아는 수도 모스크바까지 사정권에 드는 위기에 몰릴 수 있습니다.

이어서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장거리 미사일'로 불리지만 에이태큼스의 사거리는 300km 정도에 불과합니다.

키이우에서 모스크바까지 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쏴도 러시아 서부를 못 넘는 수준입니다.

에이태큼스만으로 전황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스톰섀도와 스칼프 미사일을 지원해 왔습니다.

사거리는 250km지만,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와 달리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공대지 미사일입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 예를 들어 모스크바 한복판을 타격한다, 가미카제처럼. 위험부담은 있겠지만, 우크라이나는 그런 옵션도 고려하고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그동안 러시아 본토 공격에 장거리 미사일 허용을 주장해 왔습니다.

특히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9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직접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확전을 우려한 미국의 반대로 장거리 제한 해제가 막혀 있었는데, 미국이 먼저 빗장을 푼 겁니다.

[이안 켈리/전 조지아 주재 미국 대사 : (에이태큼스 사용 승인은) 미국이 물러서지 않겠다,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신호를 러시아에 보낸 것입니다.]

러시아가 '3차 대전'까지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건, 서방이 줄줄이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하는 걸 막겠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러시아가 당장 핵무기 사용 같은 극단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유럽의 '결단'과 맞물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랑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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