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밴 채 '낑낑', 뿔 걸려 '발버둥'…방지책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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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 보호하려고 쳐놓은 밭그물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10마리가 그물에 걸려 폐사하면서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 화천군의 한 마을입니다.

농경지 주변 곳곳에 야생동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물을 쳐놓았습니다.

지난 9월 산양 한 마리가 이곳에서 뿔에 그물이 걸려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탈출하려고 발버둥 치다 죽은 것으로 보입니다.

경북 영양에서는 지난 7월 암컷 산양이 밭그물에 걸려 죽었는데, 새끼를 밴 상태였습니다.

[조재운/강원양구산양증식복원센터장 : 산양 같은 경우에는 뿔이 영구치로 한번 뿔이 자라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있기 때문에 밭 그물에 뿔이 걸리면 얘네들이 회피가 안 되는 거죠.]

올 들어 강원과 경북에서 밭그물에 걸려 발견된 산양은 11마리.

이 가운데 10마리는 죽었고, 다행히 구조가 빨랐던 1마리는 야생으로 돌아갔습니다.

밭그물 산양피해가 처음 확인된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밭그물에 걸린 산양은 28마리, 이 가운데 75%인 21마리는 폐사했고 7마리만 생존해 방생됐습니다.

산양이 밭그물에 걸려 죽는 사고가 잇따르자 환경부는 이달 초 국립생태원에 의뢰해 피해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내년까지 1년간 그물의 재질이나 그물코의 크기별로 실험해 산양 등 야생동물보호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우동걸 박사/국립생태원 : 유해성도 줄이고 농작물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재질이나 규격을 제안하려고 해요.]

산양은 멸종위기종일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돼 국가유산청도 밭그물 피해예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화면제공 : 국립생태원·산양보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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