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2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된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 캐스팅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1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간담회에 참석한 황동혁 감독은 탑 캐스팅과 관련한 질문에 "최승현 같은 경우는 캐스팅하기로 했을 때 꽤 시간이 지났던 일이었고, 이미 선고가 내려졌고 집행 유예 기간도 끝났었다. 그쯤 시간이 지났으면 다시 뭔가 이런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하고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분이 우려를 표현해 줬다. 그걸 보며 제가 생각한 게 오히려 좀 잘못됐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좀 짧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그만큼 검증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단순 캐스팅이 아닌 오디션까지 거친 캐스팅이었다고 강조했다. 황동혁 감독은 "본인도 강한 본인의 의지를 보여줬다. 오디션을 봐야겠다 싶어서 '오디션을 보자', '테이프로 보내라'라고 했더니 본인이 열심히 해서 연기 영상도 보내줬다. 리딩하면서 불안한 부분이 있었을 때 다시 한번 검증했을 때도 많은 노력과 재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황동혁 감독은 "배우를 하던 시절의 최승현은 개인적으로 되게 눈여겨봤던 배우였다"면서 "(이번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인지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최승현이 이 역할을 하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 배우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하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캐스팅 발표 이후 불거진 시청자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논란이 됐지만, 그것을 번복하거나 그러기에는 이미 좀 저 스스로 많은 과정을 그 배우와 지내왔다. 저희가 왜 이 작품을 이 배우랑 해야만 했는지를 결과물로서 시청자분들에게 보여주는 수밖에는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철회하지 않고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왜 제가 (탑을) 고집했는지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으실 텐데 그런 사정이 있었음을 미리 지금 여기서 밝혀 드린다. 아마 작품을 보시면 저희가 이 결정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최승현 본인도 이 작품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는 걸 이해하실 거라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이 나오면 다시 한번 판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탑은 이번 작품에서 아이돌 출신 오징어게임 참가자로 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탑은 2017년 2월 의경으로 입대한 후 2016년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가 뒤늦게 알려져 군 복무 중 재판을 받았다. 2017년 7월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탑은 자신의 SNS 게시물에 달린 "자숙해라. 복귀하지 마라"라는 누리꾼의 댓글에 "네! 하느님!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고 거칠게 반응했고, 2020년 라이브 방송에서도 "한국에서 컴백은 안 할 것이고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다"라며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약 4년 만에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 소식을 전해 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황동혁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 각본 제작을 맡은 가운데,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게임'의 후속 시리즈로 오는 12월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