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근무했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현역 군 장교의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강원경찰청은 오늘 오전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현역 군 장교 38살 양광준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010년 신상정보 공개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군인 신분의 피의자가 신상공개 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에서 연인관계였던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이후 사무실에서 가져온 공구를 이용해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하고 10여 년 전 근무했던 강원 화천 북한강 변에 시신과 범행 도구를 유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신이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를 넣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양 씨는 범행 후에도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부대 측에 연락하거나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양 씨는 지난주 신상정보 공개에 반발해 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본안소송인 '신상정보 공개 처분 취소 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춘천 지방법원은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우려가 없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예방을 위한 긴급한 필요가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양 씨가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경찰은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늘 양 씨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취재: 최고운 / 영상편집: 소지혜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