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2심 "대법원 선고 뒤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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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투자자문사 임원의 항소심 재판부가 유사 사건의 대법원 결론이 내려진 뒤 2심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임원은 항소심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 (홍지영 방웅환 김형배 부장판사)는 오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먼트(블랙펄)의 임원인 민 모 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민 씨 변호인은 "민 씨는 주가조작에 공모한 사실이 없고, 시세조종 행위에도 가담한 적이 없다"며 "블랙펄의 투자 담당 임원으로 통상적 투자 업무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업무를 수행한 것이므로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만약 그렇지 않아도 민 씨는 이 사건의 실질적 이해관계에 있지 않고, 불법적으로 실질적 이득을 취한 바 없다"며 1심에서 선고된 벌금 1억 5천만 원 등은 너무 가혹하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 측은 "1심 판결의 면소 부분에 대해 일부 법리오해가 있고, 개별 계좌 판단과 일부 통정거래 행위 등에 대한 판단에 있어 사실오해가 존재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면소는 사후 일정한 사유로 처벌 사유가 소멸한 경우 선고하는 판결로, 확정판결이 있거나 사면됐을 때, 공소시효가 끝났을 때 등에 내려집니다.

재판부는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 격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상고심 결과를 본 뒤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재판 기일은 추후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며 "검찰의 항소 이유가 죄수 부분이나 부당이득액 산정, 사기적 부정거래 등 대부분 중복돼 상고심 결과를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습니다.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범죄 행위가 어떤 처벌 규정에 적용될 수 있는지,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을 사용해 자본시장을 교란한 행위가 있었는지 등 주요 쟁점에 관해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하급심 입장에서는 그 취지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리는 게 타당하다고 본 것으로 보입니다.

민 씨는 주가조작 '선수'였던 김 모 씨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시장에서 서로 주고받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억 5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민 씨가 김건희 여사 명의의 미래에셋·디에스증권 계좌를 시세조종에 활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권 전 회장 등 주가조작 의혹 사건 2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가 수량과 가격을 지정해 도이치 주식 매도를 문자메시지로 요구하면 민 씨가 '준비시키겠다'는 취지로 답장하고, 그 직후 실제 김 여사의 계좌에서 8만 주의 매도 주문이 나왔습니다.

민 씨는 이른바 '김건희 파일' 작성에 관여했다고 의심받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 파일에는 2011년 1월 13일 김 여사 명의 계좌로 거래된 도이치 주식 수량 등이 담겨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증거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편, 권 전 회장과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댄 이른바 '전주' 손 모 씨 등 주가조작 사건 연루자들은 지난 9월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권 전 회장 등과 검찰은 각각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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