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내림세와 높아진 물가 등으로 우리나라 민간 소비의 추세적 증가율이 1%대 중반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늘(7일) 이런 내용의 '현안분석: 중장기 민간 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을 발표했습니다.
KDI에 따르면 2017∼2019년 평균 2.8%였던 민간 소비 증가율은 최근 6개 분기엔 평균 1.0%로 집계돼 추세적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간 소비 둔화 요인으론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가 꼽힙니다.
경제가 예전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서 소비도 그만큼 늘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2001년 5%대 중반이던 잠재성장률은 최근 2% 안팎까지 내려왔고, 2025∼2030년에는 1%대 중후반으로 하락할 거라는 게 KDI의 전망입니다.
KDI는 정부 소비 확대도 단기적으로는 소득을 증가시켜 민간소비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로는 민간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정부 소비를 비롯한 정부 지출의 확대가 결국 국민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되면서 민간의 지출 여력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컨대 2000년과 비교했을 때 2022년 정부 소비 확대에는 보건 부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건강보험료 지출 증가로 이어져 소비를 도리어 제약한 걸로 분석됐다고 KDI는 설명했습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도 민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생산물 가격보다 소비재 가격이 더 빠르게 높아지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2001∼2023년 민간 소비 증가율을 연평균 0.4%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01∼2023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 증가할 때 민간 소비는 0.74%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KDI는 최근 민간 소비의 추세적 증가율은 1%대 중반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앞으로도 구조적 요인에 큰 변화가 없다면 민간 소비 증가율도 잠재성장률 하락과 함께 추세적으로 낮아질 거란 예상입니다.
다만, 내년에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와 수출 개선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민간 소비 증가율이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KDI는 "내년 민간 소비 증가율은 중장기적 증가세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며 "민간 소비 부진이 나아질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민간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완충하고, 정부 소비 확대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지난 8월 내년 민간 소비 증가율을 1.8%로 예측한 KDI는 다음 주 새로운 경제 전망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