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청소년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박대성이 첫 공판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박대성이 길을 걷던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800미터를 이동한 뒤 흉기로 찔렀으며, 저항하는 피해자를 수회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박대성이 슬리퍼가 벗겨진 채로 도주하며 추가로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대성은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살인은 인정하지만, 살인 목적의 2차 범행에 대해서는 "기억에 없다. 사람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박대성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정에 출석해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며 재판장의 질문에 짧게 "네" 정도의 답변만 이어갔습니다.
길게 늘어뜨린 앞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눈빛은 시종일관 초점이 없었습니다.
피해자의 유가족과 친구들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며 박대성의 재범 위험성을 강조했습니다.
박대성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박대성은 지난 9월 26일 0시 44분 순천시 조례동에서 18세 여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검찰은 박대성이 경제적 궁핍, 가족과의 불화, 소외감 등이 누적되어 개인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박대성의 신상과 머그샷 얼굴 사진은 범행 수단의 잔인성, 국민의 알권리, 중대한 피해 등을 고려해 경찰 수사 단계에서 공개되었습니다.
(편집 : 김나온,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