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삼전동 방화 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 박 씨, 돈 노리고 자녀 살해한 비정한 엄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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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동 방화 살인 사건의 진실은?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사라진 1시간과 13가닥의 머리카락 - 삼전동 방화 살인 사건'이라는 부제로 삼전동 방화 살인 사건을 재추적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시장에서 한식뷔페를 운영했던 박 씨. 그는 작년 어버이날에 동네 어르신 300명에게 무료로 삼계탕을 대접하며 모범 구민 표창장까지 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그가 갑자기 자취를 감췄고 시장은 발칵 뒤집혔다.

박 씨에게 돈을 빌려줬거나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이들이 한 두 명이 아니었던 것. 그중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 10명이고 이들의 피해금액은 무려 4억 5천만 원.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까지 떨어진 박 씨. 그런데 그를 둘러싼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돌았다. 그가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라는 것.

지난 2003년 4월 서울 송파구 삼전동 다세대 주택에서 일어난 살인 방화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박 씨였던 것이다. 당시 이 사건으로 박 씨의 두 자녀 전오도, 전다영 남매와 함께 다영 씨의 약혼자 김진욱 씨도 함께 사망했다.

특히 건장한 20대 남성 둘을 포함한 세 사람이 모두 흉기에 찔려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더구나 이들이 사망하기 전날 다영 씨와 김 씨는 결혼을 앞두고 상견례를 했던 것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박 씨가 운영하던 호프집에서 상견례를 하고 자정 무렵 집에 도착했던 세 사람. 당시 박 씨는 세 사람을 먼저 집으로 보내고 30분 정도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집에 왔을 때 다영 씨와 그의 남자친구는 다투고 있었고 오도 씨는 혼자 방에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고. 그 후 박 씨는 1시쯤 찜질방에서 자겠다며 집을 나섰다고.

그 후 1시 40분경에 화재 신고가 접수되었고 화재 발생 시각이 1시 20분경으로 추정되며 박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특히 사건 5개월 전 남매 앞으로 종신 보험에 가입이 되었고 수익자는 박 씨였다는 것과 사건 당시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험금 3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 등이 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박 씨는 자녀들의 사망보험금으로 음식점을 차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박 씨는 빚을 갚지 않고 모르쇠로 가게를 운영하던 중 잠적했고 20년 만에 또다시 사기 행각을 저지르고 잠적해 지명수배까지 떨어진 것이다.

결국 사기 혐의로 체포된 박 씨는 현재 검찰에 구속 송치된 상태이다.

사망한 남매의 작은 아버지는 "박 씨가 워낙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에 어떤 범죄로든 걸릴 것이다 생각했다. 구속돼 있을 때 조카들의 진실을 밝혀야 된다. 그래야 조카들에 대한 한을 좀 달래줄 수 있을 거 같다"라며 박 씨에 대한 강한 의심을 지우지 못했다.

사건 당시 찜질방이 아닌 연인 김 씨의 집에 갔던 박 씨. 그는 아침 6시가 되어서야 연락이 닿았고 사건 당시 현관문도 잠그지 않고 외출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수사관들은 새벽 기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정도 걸려서 갔다고 진술한 것과 집에 도착했다는 시간 또한 박 씨의 주장일 뿐 알리바이가 입증되지 않아 최소 1시간 정도의 행적이 비는 것에 주목했다.

그러나 수사관들은 통신 내역 기지국 수사를 모두 했지만 그 빈 시간에 대해 확실한 알리바이를 증명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혼자 3명을 제압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당시 만취 상태에 가까웠던 진욱 씨와 오도 씨는 치명적인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바로 숨지게 만들고 항거 불능의 상태가 아니었던 다영 씨는 선제적이고 기습적인 공격으로 가장 먼저 살해했다면 혼자서도 3명을 살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방어흔이 없는 다영 씨의 시신을 바탕으로 면식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당시 다영 씨의 시신에서 움켜쥔 손이 포착됐는데 그의 손 안에서 머리카락이 쥐어져 눈길을 끌었다. 총 13가닥의 머리카락을 발견한 수사관들은 여기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13가닥 모두 모근이 없어 DNA 확인이 불가한 것으로 밝혀져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검사 결과 박 씨와 동일 모계로 드러났는데 이는 다영 씨 본인의 것이거나 박 씨의 것일 가능성이 모두 존재했다.

박 씨가 의심스러운 정황은 또 있었다. 당시 키우던 강아지가 사건 현장에서 사라졌던 것. 문을 열어놔도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는 반려견의 특성상 범인이 면식범일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당시 강아지가 짖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

그리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도 면식범일 가능성을 높였다. 다영 씨의 오빠 오도 씨가 일하던 정육점에서 가져온 칼이 범행에 사용되었는데 이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범행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는 살인 자체를 목적으로 이들이 사망했을 때 그것으로 인해서 이득을 얻는 사람의 범행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인다고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두 남성 피해자들과 다영 씨의 시신에 남겨진 자상 모양과 깊이가 달라 두 가지 흉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에 전문가는 면식범과 공범이 동시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박 씨가 면식범이라면 공범은 누구일까? 이에 당시 수사관들은 박 씨가 사건 당시 찾아갔다는 박 씨의 연인 김 씨를 의심했다.

제작진과 만난 김 씨는 사건 당일 새벽 2시가 다 되어서 박 씨가 왔다고 했다. 하지만 당일 그와 통화한 사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동거를 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이사를 간 박 씨와 남매. 그 후로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했다. 사건 당일 방문한 박 씨는 무려 2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고 그렇게 늦은 시간에 온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최면을 통해 김 씨가 사건 당일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김 씨는 최면을 통해 당시 박 씨가 남매 사망 소식을 듣고 급히 밖으로 나갔고 주차되어 있던 하얀 차를 타고 바로 떠났다고 떠올렸다.

이어 김 씨는 당시 박 씨에게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취재를 통해 박 씨가 자녀들의 보험금 받아서 택시 기사였던 또 다른 연인 최 씨에게 차량을 사주었고 사건 발생 8개월 뒤 혼인신고까지 했던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제작진을 직접 만난 최 씨는 자신을 둘러싼 소문을 일축했다. 또한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박 씨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본 남성이 무려 4명이나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명의를 도용해 카드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사채까지 빌려 썼다는 것.

이에 전문가는 "이런 형태의 범죄를 포식 기생 범죄자라고 한다. 포식자는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동물을 포식 동물이라고 부르고 기생을 해서 숙주를 잡아먹는 것을 포식 기생이라고 한다. 박 씨는 의존, 의탁만 한 것이 아니라 숙주인 남성의 집안을 다 망가트리고 다 빼먹는 이런 형태를 하고 다시 다른 숙주에게로 옮겨가고 그런 범죄를 반복했다"라고 분석했다.

1997년부터 남의 돈을 편취하고 잠적하기를 반복했던 것. 그리고 박 씨는 거주지를 옮겨가며 동거남뿐만 아니라 이웃과 손님들의 돈까지 가로채 사기 전과만 무려 8범에 달했고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자녀들이었다.

성인이 되기 전부터 신용불량자가 된 남매는 박 씨 때문에 소송에 같이 휘말리기도 했는데 박 씨 때문에 다영 씨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는 "사실 가장 가까운 애착 관계여야 할 자식들에 대해서도 그 애착이 상당히 약하고 어떤 금전적인 목적이라든지 본인의 목적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이런 존재로 보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라고 분석했다.

남매의 종신 보험 약관에서는 특이점이 발견됐다. 가입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으면 보상금의 30%만 수령하는데 타인에 의해 사망한 경우 보험금 100%를 받을 수 있었던 것.

당시 경찰은 다영의 손에 쥐어진 머리카락이 다영 씨 본인의 머리카락이라 판단했다. 통증으로 괴로워 스스로 머리카락을 쥐어뜯었을 것이라는 것.

하지만 전문가는 "이러한 상해를 입은 후에 팔을 움직이기 어려웠을 거다. 이 상황에서 머리카락을 뽑는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고 방송은 방어하는 와중에 상대의 머리카락을 잡았다는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설명했다.

법의학자는 "죽은 사람이 손을 쥐고 있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사람이 죽으면 다 풀린다. 그런데 쥐고 죽었다는 건 마지막까지 안간힘으로 그걸 쥐고 있을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기 혐의로 체포된 박 씨는 모든 사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검찰은 그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고 선고 기일은 이달 14일인 것으로 밝혀졌다.

남매들의 작은 아버지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수사 당국에 정보 공개 청구를 신청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은 피해자들의 엄마가 살아있다는 이유로 그가 직계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작은 아버지는 삼전동 방화 살인을 한번 더 심도 있게 바라봐 달라는 취지로 검찰에 진정서 제출한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국과수에 여전히 머리카락에서 추출한 DNA표본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발달한 기술로 재분석을 진행하면 더 많은 유전자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유족의 소망을 무겁게 받아들여 이 사건을 다시 한번 세심히 살펴주길 빌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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