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사의 산증인' 정일성…희귀 자료 수천 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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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권택 감독과 짝을 이뤄, 영화 '장군의 아들', '서편제'를 만든 정일성 촬영감독은 올해 95살로, 한국영화사의 산증인으로 불립니다.

오랜 세월 한국의 풍경을 담아왔던 정 감독이 그동안 간직해 온 영화자료 수천 점을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했는데, 김광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4K로 복원된 1970년 작 '화녀'.

개봉 당시 파격적인 원색 활용으로 화제를 모았고 그해 흥행 1위에 올랐습니다.

1993년 작 서편제는 소리꾼의 애환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내,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이밖에 '장군의 아들', '취화선' 등 한국 영화사를 빛낸 영화들이 바로 정일성 촬영감독이 바라본 카메라 렌즈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올해 95세, '한국 영화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정 감독이 소중히 보관해 오던 영화 자료 6천800여 점을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했습니다.

[정일성/촬영감독 :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문헌을 통해서 한국 영화사의 계속 그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그것이 길이라면.]

촬영 현장 사진들과 당시의 메모가 적혀 있는 영화 대본들, 촬영용 장비 등으로 카메라 뒤편의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황민진/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 : 정말 평생에 걸쳐서 수집하신 자료들을 기증해 주신 거다 보니까, 굉장히 뜻깊은 수집품, 기증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57년 데뷔 이후 김기영, 배창호, 임권택 등 38명의 감독과 합을 맞춘 영화가 138편에 달합니다.

[정일성/촬영감독 : 한국 영화를 이끌었던 그 좋은 감독들하고 계속해서 일할 수 있었다라고 하는 것은 하늘이 내린 운이고, 또 그 운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고.]

요즘 어려움을 겪는 한국 영화계를 영화에 인생을 바친 노 감독은 이렇게 응원했습니다.

[정일성/촬영감독 : 옛날에도 어려웠어요. 한 번도 쉬워 본 일이 없어요. 영화라는 것은 처음서부터 기다리는 예술인데 그것도 기다리면 좋은 때가 또 올 것이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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