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자녀 '학폭 경징계' 논란…늘어선 '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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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성남에서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앞에 100개 넘는 근조 화환을 보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현직 시의원의 자녀가 학교 폭력을 저지르고도 가벼운 처벌을 받은 데, 단체로 항의한 겁니다. 부모인 시의원을 향해 사퇴하라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초등학교 울타리를 둘러싸고 100여 개의 근조 화환이 늘어섰습니다.

6학년생 4명이 동급생 A 양에 대해 폭력을 저지른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다른 학부모들이 보낸 겁니다.

특히 가해 학생 가운데 1명인 B 양의 어머니가 성남시의원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피해자인 A 양은 지난 4~6월까지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지난 7월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피해 학생 A 양 할아버지 : 과자하고 모래를 섞어 놓고 과자라고 하면서 이거를 강제로 먹이고… 그다음에 분수대에다가 강제로 물에 집어넣어서 얘를 숨 못 쉬게 해놓고.]

교육 당국은 지난 8일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B 양 등 가해 학생 2명에게 강제 전학 전 단계인 학급 교체 조치를 내렸습니다.

가담 정도가 덜한 2명은 서면 사과와 봉사 등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B 양의 학폭위 회의록입니다.

사과하긴 했지만 진정성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은 걸로 보인다면서도 반성 부분에서 '높음'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김용수/학폭 전문 변호사 : 피해 학생이 느끼는 심각성이나 고통의 정도하고 이제 평가하는 학폭위 위원들이 느끼는 정도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거죠.]

징계가 가볍다는 비난에 이어 B 양 어머니 시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까지 불거지자 B 양 어머니는 소속 정당에서 탈당했습니다.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학폭위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영경/성남시의원 (B 양 어머니) : 제 아이 잘못 키운 거는 잘못하고…연락하지 말고 이렇게 그냥 처분대로, 처분대로 기다렸던 것밖에는 없습니다.]

피해 학생 측은 학폭위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심판 신청을 접수했고,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학폭위 심의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지시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재성, 디자인 : 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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