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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감자처럼" 5분 통화도 감시…선수들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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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 경륜 선수들은 주말에 열리는 대회 직전에 합숙에 들어갑니다. 그 기간에는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하고 필요할 때는 5분 이내로 통화만 가능합니다. 혹시 모를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서라는 데, 경륜 선수들이 이게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강청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방 안에서 남성들이 휴대전화로 통화 중인데 문 앞에서 다른 남성이 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벽에는 카카오톡과 문자 절대 사용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 경륜 선수들이 공단 직원 감시하에 통화하는 이른바 '폰존'의 모습입니다.

경륜 선수들은 1년 평균 18번 치르는 주말 경기 직전에 3박 4일 합숙하는데, 공단은 승부조작 방지 차원에서 내규에 따라 선수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항의가 잇따르자 2021년부터 폰존을 만들어 최대 5분까지 통화를 허용했지만, 이마저도 감시하에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현직 경륜선수 : 잠재적 범죄자로 꼭 치부를 하는 느낌이 오랫동안 들어왔거든요. 수감자들도 감방에서 누구 감시하에 전화 통화하잖아요. 경륜 생활 20년이면 수감 생활 3년이랑 맞먹는다라고 얘기를 해요.]

한국노총 중앙법률원은 "훈련 또는 경기 직전에만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경륜 선수 노조는 지난 2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라며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경마는 경기 직전에만 기수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대회 직전 합숙은 2년 전 폐지했습니다.

[민형배/국회 문화체육관광위 : 과잉 규제일 뿐만 아니라 시대 상황에 비춰 볼 때 정말 시대착오적인 인권 침해 소지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른 비슷한 유형의 경기 혹은 경주에 비춰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검토해야 (합니다.)]

공단 측은 통신제한으로 인한 선수의 기본권 침해보다 경주의 공정성과 고객과 신뢰를 지킬 필요성이 매우 중대하다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양지훈,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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